키르케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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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다른 신들에 비해 많이 언급되지 않아 낯설지도 모를 인물. 마녀 키르케. 하지만 신들에 비해 그녀만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수 있는 매들린 밀러의 신작. 키르케의 운명 속으로 빠져들어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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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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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신이 똑같을 필요는 없어. (p.81)

 

 

키르케는 바다의 신 헬리오스의 딸이지만 하급 여신인 님프이다. 님프 키르케는 아들이 아니라서 어머니에게 외면받고, 다른 형제자매와 다르다는 이유로 거의 버림 받았다. 부모와 형제에게 멸시와 조롱을 받는 키르케.

키르케는 인간 글라우코스를 사랑하고 자신의 능력으로 신으로 만들지만 키르케에게는 눈길을 주지 않은 그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괴물 스킬라를 만들고 만다. 여차저차하여 아이아이에섬으로 유배를 가게되는 키르케. 아무도 없는 섬에서 그녀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살아간다. 인간과 신들이 드나드는 그녀의 섬. 그곳에서 키르케의 이야기는 키르케 방식의 삶이 전개된다.

인간에게 연민을 느끼는 그녀. 찾아오는 인간들을 돕지만. 몹쓸 남자들에게 응징을 하여 자신을 지키기도 한다. 오디세우스와 친밀해지고 둘 사이의 아들이 태어나고, 그 과정에서 키르케는 조금 더 성장하고..   ......  

 

 

뭔가 극적이지도 긴장감이 크지 않은 이야기의 전개. 하지만 그래서 더 매력있게 다가온 키르케. 여성이고 마녀라는 존재 '키르케'라는 인물에게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신들 사이에서도 전혀 꿀리지 않는 그녀의 소신. 

특히 아들을 사이에 두고 아테나와 대립할 때. 아들의 무사를 바라며 트리곤의 꼬리를 얻기 위해 던진 도전. 자신이 만든 스킬라를 없애려 할 때. 아버지를 찾아가 유배의 종식을 청하는 장면. 너무 멋있잖아?

 

 

 

하지만 고독한 삶을 살다보면 별들이 일 년에 하루 땅을 스치고 지나가듯 아주 간혹 누군가의 영혼이 내 옆으로 지는 때가 있다. 그가 내게 그런 별자리와 같은 존재였다.  (p.198)

 

 

 

바람에 날린 장미꽃 잎이 떨어지듯 하루하루가 천천히 흘러갔다. 향나무 베틀을 붙잡고 억지로 그 향을 맡았다. 손끝에 닿던 다이달로스의 흉터가 어떤 느낌이었는지 애써 기억을 더듬었지만 공기로 만들어진 추억은 그만 날아가버렸다. 누가 오겠지, 나는 생각했다. 세상에 배가 그렇게 많은데,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데. 누가 올 수밖에 없겠지. 어부나 화물이나 하다못해 난파선이라도 찾을 수 있길 바라며 눈앞이 흐릿해질 때까지 수평선을 내다보았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p.230)

 

 

_ 공기로 만들어진 추억이래.. 아무것도 없었대.. 외로움과 고독이 꽉찬 느낌...

 

 

 

 

그러다 어쩌다 찾아온 손님. 인간이나 인간이지 않은 손님. 혼자 사는 여자라서, 힘이 없는 여자라서 조롱하는 남자놈들. 키르케는 마법으로 그들을 응징한다.(아. 돼지로 변하게 하고 키르케가 나름의 방법으로 혼내줬는데 더 혼내주고 싶다..... ㅋ )

 

 

 

 

나는 인간인 척하지 않았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희미하게 빛나는 노란색 눈을 보여주었다. 그래도 아무 소용 없었다. 나는 혼자 사는 여자였고 중요한 건 그뿐이었다. (p.249~250)

 

 

 

 

"세상은 추악한 곳입니다. 우리는 그 안에서 살아가야 하고요."  (p.262)

 

 

_ 오디세우스의 한 마디. 우리 역시 그 안에서 살아가는 중..

 

 

 

그렇기 때문에 절대 그러지 말아야 하고, 항상 그래야 하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p.336)

 

_ 뭐든. 다 그런 거 같아.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등을 돌렸지만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다지며 자신만의 삶을 살아간 키르케. 외로워보이기도 했지만 그 조차도 키르케다웠던 것만 같은 느낌. 그리고 뭐라 표현이 안되는 엔딩의 여운.... (이 여운 나만 알고싶지 않다...... )

 

매들린 밀러의 전작 <아킬레우스의 노래>도 여운이 짙었었는데.. 『키르케』 또한.. 개인적으로 덮고 나서 이런 여운이 너무 좋아하는데. (궁금할테니까 책으로 확인을...:D ) 요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고 있어서 낯설지 않게 읽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꼭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어야 수월하다는 건 아니지만.. 그랬기때문에 키르케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도 같다. :D

 

 

마음에 닿은 문장이 또한 많았다. (플래그잇파티) 가까운 가족에게 멸시와 조롱받았지만 자신의 운명을 그저 묵묵하게 받아들이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 키르케 덕분일까.. 내가 키르케였더라면 그 운명을 받아들일수 있었을까.. 용감하고 소신있게 행동할 수 있었을까.. 아무래도 절대 그러지못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ㅠㅠ

 

 

 

신화를 좋아하고 몰입도 있는 소설을 좋아한다면. 『키르케』 이 책,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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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가제본)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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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지붕집의 마릴라
세라 매코이 지음, 손희경 옮김 / 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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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빨간 머리 앤이 사랑한 초록지붕집과 매슈, 그리고 마릴라 이야기"

 

 

빨간 머리 앤의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던 매슈, 그리고 마릴라.

어릴때 TV로 보아온 마릴라의 이미지가 각인되어 있어서 그 마릴라의 모습이 오버랩이 되기도 했지만.. 읽는 동안 이렇게 매력적인 캐릭터였나 싶었던 『초록지붕집의 마릴라』속의 마릴라.

 

 

마릴라를 중심으로 엄마 클라라, 아빠 휴, 이모 이지, 오빠 매슈, 한때 마음에 품은 존, 그리고 마릴라의 친구 레이철의 이야기를 들어볼수 있는데... 클라라와 쌍둥이 자매 이지 이모가 등장하면서 마릴라는 일상의 변화가 생기는 듯 하다. 하지만 클라라가 아이를 낳다가 아이와 함께 잘못되고... 그렇게 남은 휴, 매슈, 마릴라... 휴는 살고 있는 이 곳에 특별한 이름으로 불리길 바랐다는 클라라의 말을 떠올리며 생각에 잠기는데 .. 그때 마릴라가 말했다. "초롱지붕집." 그렇게 그곳에서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초록지붕집의 마릴라』

 

 

마릴라는 엄마의 빈자리에서 열심히 일을 도우며 지낸다. 어느날 공부하기를 원하는 마릴라. 존이 그녀가 놓친 공부를 과외 수업 해주기로 한다. 존과 마릴라의 관계 무척이나 애를 태웠던 것 같다. 어쩐지 존을 밀어내는 것만 같은.. 아니, 마음과는 다르게 말하고 행동하는 마릴라가 안타깝.. ㅠ 왜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말을 못하는것이니!! ㅠ

 

 

마릴라는 존에게 키스하고 싶었다. 하지만 다시 그에게 키스한다면 남은 일생 동안 그에게 키스하고 싶어지리라는 것도 알았다.

 

아! 오빠 매슈도 계속 혼자였는데. 사실 매슈는 조해너를 좋아했다. 하지만 조해너는 농부의 아내가 되느니 죽는 게 낫다며 매슈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 이후로 매슈는 여자를 멀리하게 된다.

(그래, 그럴수있어...ㅠ)

 

 

 

조해너 앤드루스가 매슈 커스버트의 마음을 박살 냈다. 그리고 매슈 같은 남자라면 그 상처를 회복할 수 없을 터였다.   (p.271)

 

버지도 돌아가시고 둘만 남은 매슈와 마릴라.

"우리 말고 다른 사람들은 다 떠났어. "매슈가 말했다. "이제 지구상에 커스버트는 너랑 나 둘뿐이야." (p.313)   또르르르... 흐엉... ㅠ

 

 

개인적으로 마릴라도 마릴라지만 이지 이모가 너무 매력적이게 느꼈다. 1800년대에 이지 이모의 캐릭터는 완전 신여성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생각의 폭이 넓은 것만 같았던 이지 이모. 그리고 이지 이모의 영향을 받았던 마릴라.

 

 

스포있음 주의인 것 같지만. 빨간 머리 앤을 좋아한다면 마릴라의 이야기도 좋아할 거라는 확신! :)

 

 

 

■ 책 속으로 ■

 

"어린 여자애는 꿈꿀 시간이 최대한 많아야 하는 법이지." 이지가 말했다. "너도 곧 어른이 될 텐데 그때가 되면 남는 거라곤 일할 시간 밖에 없단다."

- 아.. 너무 현실적인 문장이 아닌가 싶다. 어린이때는 꿈꿀 시간을. 어른이때는 일할 시간을.... 이지 이모는 하는 말마다 울림이 있는 것 같다...

 

 

이지 이모와 단둘이 장을 보러 가게 된 마릴라. 이때 마릴라에게 이지 이모가 한 말들이 가장 인상깊었던 것 같다.

 

 

"돌멩이를 던질 때마다 똑같은 것을 빌었어. 어딘가로 가서 무언가 아주 위대한 일을 하게 해달라고. 겨울에 나무를 베는 것보다, 여름에 콩을 줍는 것보다, 남편과 가정을 위한 하녀가 되는 것보다 나은 일을. 인생은 딱 한 번뿐이란다, 마릴라." (…)

"자신이 원하는지도 모르면서 주어진 것을 취하는 사람은 이기적이야. 내가 기억하는 한 나는 늘 더 많은 것에 대한 욕구가 있었어. 어떤 사람은 그걸 이기심이라 하지. 하지만 나는 다른 누군가가 나를 위해 그 욕구를 채워주길 바라기보다 나 자신의 힘으로 더 많이 채우려고 노력하는 것만이 정당하다고 생각했어.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니?"

 

"나이가 들수록 진실이 더 잘 보이는구나. 위대함은 어디서나 발견할 수 있는 거야. 꼭 장엄할 필요는 없어. 평범한 것 속에도 위대함이 있단다. 어쩌면 다른 어떤 곳보다 많을지도 모르지. 그걸 기억하렴, 마릴라."

 

 

다정한 엄마와는 다르게 이지 이모는 시야도 넓고 뭔가 생각이 틔인 사람인 것처럼 느껴졌다. 이지 이모가 등장할때면 괜히 마음이 좀 안정이 되고, 이번엔 마릴라에게 어떤 말을 해주려나 읽다보면 순간에 그런 기대감도 생겼고..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이지 이모같은 어른이 있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D

 

"상냥한 마릴라, 네가 옆에 있는 건 내게 큰 기쁨이지만 그렇다고 네가 여기 영원히 있을 순 없어. 자라서 네 인생을 살아야지."

마릴라는 어머니에게 얼굴을 가까이 대고 누르며 깊이 숨을 들이 마셨다. 조용한 죄책감에 마음이 아파왔다. 이대로 머물러 있기를 바라는 만큼 어른이 되고 싶기도 했던 것이다. 마릴라는 그처럼 마음이 둘로 갈라지는 것이 싫었다.

클라라가 마릴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린 시절은 너무 빨리 지나가지. 너도 알게 될 거야. 아기가 잠깐 사이에 연약한 꽃봉오리가 되고, 그 다음엔 곧 키가 커서 아름답게 꽃을 피워버리니 말이야."

 

 

시간이 증발해버렸다. (…) 삶과 죽음이 한 번의 숨결로 갈릴 수 있다고 그 누구도 경고하지 않았다.

동생을 낳다가 잘못된 엄마. 산고를 겪는동안에 자신도 엄마의 곁에 있었어야 한다고 자책하는 마릴라. ㅠㅠ

 

애국운동과 노예해방을 부르는 시기이기도 했었는데. 이러저러한 이유로 노예사냥꾼들이 침입한 마릴라의 집. 마침 아무도 없이 혼자서 (숨어있는 아이 둘)그들을 대치하는데... 마침 존이 오게되어 그 상황을 모면하게 된다.(자세한 건 책으로...)

마릴라는 존의 등장에 안심을 하고... 그들의 나눈 대화에... 나 울었잖아? 아직도 먹먹.. ㅠㅠ

"고마워, 존."

"당신은 가장 진정한...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친구야."

"당신도 내게 그래."

 

 

 

가제본으로 먼저 읽어본 『초록지붕집의 마릴라』

 

 

존과 이어지지 않음이 어찌나 아쉽고 안타깝던지.. 조금만 마음을 열고 곁을 조금이라도 내주었더라면 마릴라는 존과 부부의 인연까지 있었을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우정에 미소를.... :D

 

 

연신 따뜻하고 공감되고 눈물에 이르는 문장들이 많았다. 내가 기억하는 마릴라는.. 차갑고 무뚝뚝한 이미지였지만.. 마릴라 인생을 보고 나니 앤의 곁에 있던 마릴라가 든든했던 이유를 알겠더라는... 그러니까-    지금껏 앤을 보았다면 이젠 고개를 들어 마릴라를 바라보라! :)

 

 

 

#초록지붕집의마릴라 #빨간머리앤 #책추천 #세라매코이 #클출판사 #클 #손희경 #가제본 #영미소설 #장편소설 #추천도서 #추천책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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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 20년간 우울증과 동행해온 사람의 치유 여정이 담긴 책
고요 지음 / 인디고(글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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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적 고통과 마음의 고통을 모두 겪어본 사람만이 들려줄 수 있는 우울증에 관한 가장 솔직한 이야기.

 

 

 

사람 미치게 하는 아빠의 술주정도, 부모님의 전쟁 같은 고성과 욕설도, 무릎을 끌어안고 웅크린 채 이 시간이 빨리 지나길 바라는 내 모습도, 정지 버튼 누르듯 모든 걸 멈추게 하고 먼지가 되어 사라져버리고 싶었다. 아쉬울 건 없었다. 쌓여온 폭탄을 터뜨릴 불씨는 매일같이 충분했다.   p.23 _ 마음에 금이 간 아이

 

 

 

 

 

사랑받고 싶었을 거다. 자연스레 주고받는 평온하고 안정적인 사랑이 고팠겠지. 그런 사랑은 한계 이상의 노력을 해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착하고 똑똑하고 누구에게나 환영받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며 스스로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p.30 _ 중학교 3학년, 처음 정신과에 가다

 

 

 

 아픈 게 맞다고, 아파도 된다고 말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픈 내 편에서, 나조차도 몰라주는 아픔을 알아줄 사람은 정말이지 단 한 명도 없었다.  p.32 _ 중학교 3학년, 처음 정신과에 가다

 

 

 

 스스로 생채기를 낸다. 한심해, 한심해, 내가 너무 한심해, 내가 싫어,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 아무도 듣지 못할 말을 속으로 내뱉으며 겉으론 밝게 웃는다. 아무도 내가 우울증인 걸 알아선 안 돼. 제 몸을 동여맨 끈을 사정없이 다시 조인다. 예쁘게 꾸며낸 가면을 억지로 뒤집어쓴다.  p.37 _ 웃고 있지만 눈물이 뚝뚝

 

 

 세상에 좋은 선택이나 나쁜 선택은 없다고. 내가 내린 결정을 후회하고 아쉬워하며 나쁜 선택으로 만들어갈 뿐이라고.   p.76 _ 오직 나만을 위한 첫 선택, 사직

 

 

자다가 지진 나서 천장 안 무너지고, 내가 탄 차가 다른 차랑 안 부딪치고, 갑자기 불이 나지도 않고, 막힌 혈관 없이 심장 잘 뛰고,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이 다치거나 죽었다는 연락도 받지 않는 평범한 하루.

잔소리, 짜증, 불만, 소소한 다툼들. 이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예전엔 몰랐지.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증거라는 걸 몰랐지.

얼마나 많은 행운과 기적이 겹치고 또 겹쳐야 평범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건지, 이미 엄청난 확률의 기적 속에 살고 있다는 걸 죽음과 마주 보기 전까진 몰랐지.   p.91 _ 죽음과 얼굴을 마주 보고 나눈 대화

 

 

 "모든 일엔 이유가 있어, 그것도 아주 아름다운 이유가. 네가 여기 있는 게 그 이유야. 먼저 죽은 친구가 널 아주 많이 사랑하고 있을 거야. 천국에서 천사가 되어 널 기다리고 있을 거야."   p.192 _ 모든 일엔 아름다운 이유가 숨어 있기에

 

 

실은 두려웠던 거지,

관계 속에서 필연적으로 오가는 상처들이.  p.160 _ 본격적으로 홀로서기를 시작하다

 

 

마음을 후비는 문장들이 많았다. 보태어 쓰기조차 아픈 문장들. ㅠㅠ 별거 아닌 평범한 하루가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하루. 눈물폭발... ㅠㅠ

 

 

아픔을 알아주는 공감의 말들에 깊게 베어 벌어져 있던 마음의 상처가 한 땀씩 꿰매졌다. 오래된 마음의 상처가 아물고 있었다. 힘들었지만 행복했다. p.129

 

 

잊을 수 없는 눈동자를 지닌 그 천사들은 세상에 없을 따뜻함으로 날 안아주었다. 아무런 대가 없이 날 안아주었다. 내가 보지 못했을 뿐. 사랑은 한계 이상의 노력을 해야 받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p.180)

 

 

각자의 사정을 안고 이 길을 온 사람들이 날 안아준다. 신디아도 독일과 영국에서 온 중년의 부부들도 네덜란드에서 온 순계자도 날 안아준다. 나도 그들을 꼬옥 안아준다. (p.189)

 

 

 

안아준다.... 안아준..다.. 아무런 대가 없이 안아주는 그 마음이 참 고맙다.. 그 따뜻함이 부럽다..

순례길에서 받은 따뜻한 위로와 그저 안아주는 모습에 ... 눈물이 또르르... 그들이 전한 그 진심의 위로가 나한테까지 전해지는 것 같았다. 가만히 토닥토닥. 쓰담쓰담. 네 아픔 내가 다 알아. 다 이해한다는 듯이. ㅠㅠ

 

다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그냥 좀 개인적인.. 일로 내 삶에 의미기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하는데.. 이렇게 살다가는 미쳐버릴지도 모르겠는 답답함도 있고.. 미래마저도 배배 꼬여있을 것 같아서.. 불안한 마음에 마음이 무너지고 있었는데.. 그래서 이 책은 좀 미루고 마음이 조금 괜찮아졌을 때 읽고 싶었는데 그냥 어느 날 새벽에 읽다가 눈물파티..... 저자와 같을수도 다를수도 있는 아픈 상처들 때문에... 이렇게 쓰는 것도 참 그렇긴하지만.. 어디에도 내뱉고 싶지 않은 아픔.. 하지만 누가 좀 안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게 느꼈다.

 

 

.. 읽은지 여러날이 지났는데 어려웠다. 저자의 삶을 어떻게 내가 어떤식으로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냥 한페이지 한글자 읽어내려가면서 같이 울어주는 거 밖에는 할 수 없겠지.. 그저 공감해주고 괜찮아졌을까.. 그냥 혼자만의 걱정을 하는 것 뿐이겠지.. 여행에서 친구의 일은 왜 그렇게 눈물이 쏟아졌는지 모르겠다. 오랜만에 책읽다가 오열..

눈물로 읽은 『나는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이 책을 접하는 다른 누군가도 눈물로 읽는다면.. 그 눈물도 위로 받고 싶어 흐르는 것이겠지..

다.. 괜찮아졌으면 좋겠다.. 다.. 마음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살아갔으면 좋겠다.. 어떻게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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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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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광주. 생각. - 광주를 이야기하는 10가지 시선
오지윤.권혜상 지음 / 꼼지락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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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하고 나서 카피라이커와 아트디렉터 둘이 만나 각자의 직업을 살려 만들어 낸 광주 인터뷰 프로젝트 <광주리:광주를 다시 이야기하다>

 

광주에 대한 대화를 남긴 이 책에는 열 명의 개성있는 인터뷰이의 솔직한 생각이 담겨있다.

광주로 시작한 이야기이지만 그 속에 털어놓는 이야기들이 인상깊었다.

 

몇 인터뷰를 언급해본다면....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비롯해 아이들에게 역사 교육의 어려움을 느끼는 초등학교 선생님들의 인터뷰.  '사건' 위주로 가르치기 보다는 '가치'에 집중한다고 한다고 한다.

 

 

주먹밥이 되게 중요한 상징 같아요.

ㅡㅡㅡㅡㅡ 네. 그렇다고 생각해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질서를 만들고 상부 상조했던 5·18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상징하는 거죠. _서희 (p.19~20)

 

 

5·18 민주화운동에서 주먹밥을 서로 나눠주곤 했다는데. 사람들이 서로 협동하고 공포와 혼란 속에서도 보여주는 시민의식. 이것을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선생님들의 대화가 가장 인상깊었던 것 같다. :)

 

 

선생님이 되고 나서 대한민국의 역사교육에 대해 달라진 생각이 있나요?

ㅡㅡㅡㅡㅡ 역사교육은 참 어려워요. 초등학생들 머릿속에 당장 지식을 넣어줄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생각하는 힘도 아직은 부족할 수 있고요. 그래도 어렸을 때부터 관심 갖게 해주고 싶어요. _서희 (p.33~34)

 

 

○ 진실은 가려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역사를 공부하는 5년 차 베를리너 지나.

 

 

듣기만해도 정말 재밌을 것 같아요. 중요한 현대사와 관련해서 자주 쓰는 '진상규명'이란 단어도 결국 지나 씨가 연구하는 것과 같은 맥락일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해요?

ㅡㅡㅡㅡㅡ 역사는 있는 그대로 발굴해야만 의미가 있습니다. 정치적이든 뭐든 간에 '있는 그대로 알리는 게' 중요해요. 역사를 숨기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하죠.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명확히 짚어내야 다시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잖아요.  p.40 _ 진실은 돈이 됩니다

 

 

마지막 질문을 해볼게요. 지나 씨는 앞으로 광주라는 도시가 어떤 이미지면 좋겠어요?

ㅡㅡㅡㅡㅡ 제 생각엔 지금 이미지도 좋은 것 같아요. 지금의 10대나 20대들에겐 민주화운동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하다고 생각해요. 그에 반해서 기성세대의 인식은 다양하죠. 매체가 선전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시대가 바뀌는 게 답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자연스럽게 변할 거라고 믿어요. 진실은 가려지지 않아요. 가려지지 않죠.  p.48 _ 진실을 돈이 됩니다

 

_

 

진실을 가려지지 않는다는 말이 왜이렇게 처연하게 들리는건지.. ㅠ

 

 

 

지형으로 인한 도시 성장 구조 때문에 오늘날 구도심을 방문하려는 광주의 내부 수요가 부족하다는 건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광주 구도심에는 사실 충분한 콘텐츠가 있음에도 외부 수요는 왜 적을까요? 역사적·교육적 방문 가치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ㅡㅡㅡㅡㅡㅡ 실체가 없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5·18민주화운동 같은 역사적 콘텐츠가 가깝다고 볼 수 있죠. 전주 같은 경우에는 한옥 마을이라는 뚜렷한 유형의 콘텐츠가 있잖아요. 그런 실체가 필요합니다.   p.62 _ 광주 캘리포니아

 

_

 

광주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5·18민주화운동이긴 하지.. 역사적 콘텐츠이긴 하지만.. 이로인해 광주를 방문해 볼 생각은 안해본 것 같다. 실체가 있는 유형의 콘텐츠가 있어야 도시의 방문 가치가 더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지금부터 전부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전부가 아니게 되는 거군요. 다양한 주체에게 '발화'의 기회를 주는 것 자체도 모두에게 효과적인 치유 방식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ㅡㅡㅡㅡㅡ 우리 사회가 더 좋은 방향으로 가려면, 더 많은 '사소한' 것들의 역사가 쓰여야 한다고 믿어요. 페미니즘의 관점도 지금까지 들리지 않았던 더 많은 목소리가 들리기 위한 시도 중 큰 줄기라고 생각해요. 광주에 대해 우리가 이야기해보는 이 자리도 그러한 점에서 의미가 있겠죠. _소연  p.111 _ 광주 남자, 서울 여자

 

 

의경으로 일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집회를 봤을 것 같은데요. 집회라는 행위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요?

ㅡㅡㅡㅡㅡ 어떻게든 사회에 자신의 의사를 표현해야 하는 분들이 집회에 참여해요. 이렇게 다양한 의견이 있다고 표출하는 거죠. 그런데 그 목소리에 비해서 세상이 바뀌는 건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아요.  p.149 _ 광주와 광화문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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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자하지만 표현하고자하는 의지와 목소리의 크기에 비해 세상이 바뀌는건 없는 것 같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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