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케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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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신이 똑같을 필요는 없어. (p.81)

 

 

키르케는 바다의 신 헬리오스의 딸이지만 하급 여신인 님프이다. 님프 키르케는 아들이 아니라서 어머니에게 외면받고, 다른 형제자매와 다르다는 이유로 거의 버림 받았다. 부모와 형제에게 멸시와 조롱을 받는 키르케.

키르케는 인간 글라우코스를 사랑하고 자신의 능력으로 신으로 만들지만 키르케에게는 눈길을 주지 않은 그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괴물 스킬라를 만들고 만다. 여차저차하여 아이아이에섬으로 유배를 가게되는 키르케. 아무도 없는 섬에서 그녀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살아간다. 인간과 신들이 드나드는 그녀의 섬. 그곳에서 키르케의 이야기는 키르케 방식의 삶이 전개된다.

인간에게 연민을 느끼는 그녀. 찾아오는 인간들을 돕지만. 몹쓸 남자들에게 응징을 하여 자신을 지키기도 한다. 오디세우스와 친밀해지고 둘 사이의 아들이 태어나고, 그 과정에서 키르케는 조금 더 성장하고..   ......  

 

 

뭔가 극적이지도 긴장감이 크지 않은 이야기의 전개. 하지만 그래서 더 매력있게 다가온 키르케. 여성이고 마녀라는 존재 '키르케'라는 인물에게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신들 사이에서도 전혀 꿀리지 않는 그녀의 소신. 

특히 아들을 사이에 두고 아테나와 대립할 때. 아들의 무사를 바라며 트리곤의 꼬리를 얻기 위해 던진 도전. 자신이 만든 스킬라를 없애려 할 때. 아버지를 찾아가 유배의 종식을 청하는 장면. 너무 멋있잖아?

 

 

 

하지만 고독한 삶을 살다보면 별들이 일 년에 하루 땅을 스치고 지나가듯 아주 간혹 누군가의 영혼이 내 옆으로 지는 때가 있다. 그가 내게 그런 별자리와 같은 존재였다.  (p.198)

 

 

 

바람에 날린 장미꽃 잎이 떨어지듯 하루하루가 천천히 흘러갔다. 향나무 베틀을 붙잡고 억지로 그 향을 맡았다. 손끝에 닿던 다이달로스의 흉터가 어떤 느낌이었는지 애써 기억을 더듬었지만 공기로 만들어진 추억은 그만 날아가버렸다. 누가 오겠지, 나는 생각했다. 세상에 배가 그렇게 많은데,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데. 누가 올 수밖에 없겠지. 어부나 화물이나 하다못해 난파선이라도 찾을 수 있길 바라며 눈앞이 흐릿해질 때까지 수평선을 내다보았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p.230)

 

 

_ 공기로 만들어진 추억이래.. 아무것도 없었대.. 외로움과 고독이 꽉찬 느낌...

 

 

 

 

그러다 어쩌다 찾아온 손님. 인간이나 인간이지 않은 손님. 혼자 사는 여자라서, 힘이 없는 여자라서 조롱하는 남자놈들. 키르케는 마법으로 그들을 응징한다.(아. 돼지로 변하게 하고 키르케가 나름의 방법으로 혼내줬는데 더 혼내주고 싶다..... ㅋ )

 

 

 

 

나는 인간인 척하지 않았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희미하게 빛나는 노란색 눈을 보여주었다. 그래도 아무 소용 없었다. 나는 혼자 사는 여자였고 중요한 건 그뿐이었다. (p.249~250)

 

 

 

 

"세상은 추악한 곳입니다. 우리는 그 안에서 살아가야 하고요."  (p.262)

 

 

_ 오디세우스의 한 마디. 우리 역시 그 안에서 살아가는 중..

 

 

 

그렇기 때문에 절대 그러지 말아야 하고, 항상 그래야 하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p.336)

 

_ 뭐든. 다 그런 거 같아.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등을 돌렸지만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다지며 자신만의 삶을 살아간 키르케. 외로워보이기도 했지만 그 조차도 키르케다웠던 것만 같은 느낌. 그리고 뭐라 표현이 안되는 엔딩의 여운.... (이 여운 나만 알고싶지 않다...... )

 

매들린 밀러의 전작 <아킬레우스의 노래>도 여운이 짙었었는데.. 『키르케』 또한.. 개인적으로 덮고 나서 이런 여운이 너무 좋아하는데. (궁금할테니까 책으로 확인을...:D ) 요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고 있어서 낯설지 않게 읽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꼭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어야 수월하다는 건 아니지만.. 그랬기때문에 키르케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도 같다. :D

 

 

마음에 닿은 문장이 또한 많았다. (플래그잇파티) 가까운 가족에게 멸시와 조롱받았지만 자신의 운명을 그저 묵묵하게 받아들이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 키르케 덕분일까.. 내가 키르케였더라면 그 운명을 받아들일수 있었을까.. 용감하고 소신있게 행동할 수 있었을까.. 아무래도 절대 그러지못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ㅠㅠ

 

 

 

신화를 좋아하고 몰입도 있는 소설을 좋아한다면. 『키르케』 이 책,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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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가제본)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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