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지붕집의 마릴라
세라 매코이 지음, 손희경 옮김 / 클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빨간 머리 앤이 사랑한 초록지붕집과 매슈, 그리고 마릴라 이야기"

 

 

빨간 머리 앤의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던 매슈, 그리고 마릴라.

어릴때 TV로 보아온 마릴라의 이미지가 각인되어 있어서 그 마릴라의 모습이 오버랩이 되기도 했지만.. 읽는 동안 이렇게 매력적인 캐릭터였나 싶었던 『초록지붕집의 마릴라』속의 마릴라.

 

 

마릴라를 중심으로 엄마 클라라, 아빠 휴, 이모 이지, 오빠 매슈, 한때 마음에 품은 존, 그리고 마릴라의 친구 레이철의 이야기를 들어볼수 있는데... 클라라와 쌍둥이 자매 이지 이모가 등장하면서 마릴라는 일상의 변화가 생기는 듯 하다. 하지만 클라라가 아이를 낳다가 아이와 함께 잘못되고... 그렇게 남은 휴, 매슈, 마릴라... 휴는 살고 있는 이 곳에 특별한 이름으로 불리길 바랐다는 클라라의 말을 떠올리며 생각에 잠기는데 .. 그때 마릴라가 말했다. "초롱지붕집." 그렇게 그곳에서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초록지붕집의 마릴라』

 

 

마릴라는 엄마의 빈자리에서 열심히 일을 도우며 지낸다. 어느날 공부하기를 원하는 마릴라. 존이 그녀가 놓친 공부를 과외 수업 해주기로 한다. 존과 마릴라의 관계 무척이나 애를 태웠던 것 같다. 어쩐지 존을 밀어내는 것만 같은.. 아니, 마음과는 다르게 말하고 행동하는 마릴라가 안타깝.. ㅠ 왜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말을 못하는것이니!! ㅠ

 

 

마릴라는 존에게 키스하고 싶었다. 하지만 다시 그에게 키스한다면 남은 일생 동안 그에게 키스하고 싶어지리라는 것도 알았다.

 

아! 오빠 매슈도 계속 혼자였는데. 사실 매슈는 조해너를 좋아했다. 하지만 조해너는 농부의 아내가 되느니 죽는 게 낫다며 매슈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 이후로 매슈는 여자를 멀리하게 된다.

(그래, 그럴수있어...ㅠ)

 

 

 

조해너 앤드루스가 매슈 커스버트의 마음을 박살 냈다. 그리고 매슈 같은 남자라면 그 상처를 회복할 수 없을 터였다.   (p.271)

 

버지도 돌아가시고 둘만 남은 매슈와 마릴라.

"우리 말고 다른 사람들은 다 떠났어. "매슈가 말했다. "이제 지구상에 커스버트는 너랑 나 둘뿐이야." (p.313)   또르르르... 흐엉... ㅠ

 

 

개인적으로 마릴라도 마릴라지만 이지 이모가 너무 매력적이게 느꼈다. 1800년대에 이지 이모의 캐릭터는 완전 신여성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생각의 폭이 넓은 것만 같았던 이지 이모. 그리고 이지 이모의 영향을 받았던 마릴라.

 

 

스포있음 주의인 것 같지만. 빨간 머리 앤을 좋아한다면 마릴라의 이야기도 좋아할 거라는 확신! :)

 

 

 

■ 책 속으로 ■

 

"어린 여자애는 꿈꿀 시간이 최대한 많아야 하는 법이지." 이지가 말했다. "너도 곧 어른이 될 텐데 그때가 되면 남는 거라곤 일할 시간 밖에 없단다."

- 아.. 너무 현실적인 문장이 아닌가 싶다. 어린이때는 꿈꿀 시간을. 어른이때는 일할 시간을.... 이지 이모는 하는 말마다 울림이 있는 것 같다...

 

 

이지 이모와 단둘이 장을 보러 가게 된 마릴라. 이때 마릴라에게 이지 이모가 한 말들이 가장 인상깊었던 것 같다.

 

 

"돌멩이를 던질 때마다 똑같은 것을 빌었어. 어딘가로 가서 무언가 아주 위대한 일을 하게 해달라고. 겨울에 나무를 베는 것보다, 여름에 콩을 줍는 것보다, 남편과 가정을 위한 하녀가 되는 것보다 나은 일을. 인생은 딱 한 번뿐이란다, 마릴라." (…)

"자신이 원하는지도 모르면서 주어진 것을 취하는 사람은 이기적이야. 내가 기억하는 한 나는 늘 더 많은 것에 대한 욕구가 있었어. 어떤 사람은 그걸 이기심이라 하지. 하지만 나는 다른 누군가가 나를 위해 그 욕구를 채워주길 바라기보다 나 자신의 힘으로 더 많이 채우려고 노력하는 것만이 정당하다고 생각했어.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니?"

 

"나이가 들수록 진실이 더 잘 보이는구나. 위대함은 어디서나 발견할 수 있는 거야. 꼭 장엄할 필요는 없어. 평범한 것 속에도 위대함이 있단다. 어쩌면 다른 어떤 곳보다 많을지도 모르지. 그걸 기억하렴, 마릴라."

 

 

다정한 엄마와는 다르게 이지 이모는 시야도 넓고 뭔가 생각이 틔인 사람인 것처럼 느껴졌다. 이지 이모가 등장할때면 괜히 마음이 좀 안정이 되고, 이번엔 마릴라에게 어떤 말을 해주려나 읽다보면 순간에 그런 기대감도 생겼고..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이지 이모같은 어른이 있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D

 

"상냥한 마릴라, 네가 옆에 있는 건 내게 큰 기쁨이지만 그렇다고 네가 여기 영원히 있을 순 없어. 자라서 네 인생을 살아야지."

마릴라는 어머니에게 얼굴을 가까이 대고 누르며 깊이 숨을 들이 마셨다. 조용한 죄책감에 마음이 아파왔다. 이대로 머물러 있기를 바라는 만큼 어른이 되고 싶기도 했던 것이다. 마릴라는 그처럼 마음이 둘로 갈라지는 것이 싫었다.

클라라가 마릴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린 시절은 너무 빨리 지나가지. 너도 알게 될 거야. 아기가 잠깐 사이에 연약한 꽃봉오리가 되고, 그 다음엔 곧 키가 커서 아름답게 꽃을 피워버리니 말이야."

 

 

시간이 증발해버렸다. (…) 삶과 죽음이 한 번의 숨결로 갈릴 수 있다고 그 누구도 경고하지 않았다.

동생을 낳다가 잘못된 엄마. 산고를 겪는동안에 자신도 엄마의 곁에 있었어야 한다고 자책하는 마릴라. ㅠㅠ

 

애국운동과 노예해방을 부르는 시기이기도 했었는데. 이러저러한 이유로 노예사냥꾼들이 침입한 마릴라의 집. 마침 아무도 없이 혼자서 (숨어있는 아이 둘)그들을 대치하는데... 마침 존이 오게되어 그 상황을 모면하게 된다.(자세한 건 책으로...)

마릴라는 존의 등장에 안심을 하고... 그들의 나눈 대화에... 나 울었잖아? 아직도 먹먹.. ㅠㅠ

"고마워, 존."

"당신은 가장 진정한...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친구야."

"당신도 내게 그래."

 

 

 

가제본으로 먼저 읽어본 『초록지붕집의 마릴라』

 

 

존과 이어지지 않음이 어찌나 아쉽고 안타깝던지.. 조금만 마음을 열고 곁을 조금이라도 내주었더라면 마릴라는 존과 부부의 인연까지 있었을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우정에 미소를.... :D

 

 

연신 따뜻하고 공감되고 눈물에 이르는 문장들이 많았다. 내가 기억하는 마릴라는.. 차갑고 무뚝뚝한 이미지였지만.. 마릴라 인생을 보고 나니 앤의 곁에 있던 마릴라가 든든했던 이유를 알겠더라는... 그러니까-    지금껏 앤을 보았다면 이젠 고개를 들어 마릴라를 바라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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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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