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 20년간 우울증과 동행해온 사람의 치유 여정이 담긴 책
고요 지음 / 인디고(글담)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육체적 고통과 마음의 고통을 모두 겪어본 사람만이 들려줄 수 있는 우울증에 관한 가장 솔직한 이야기.

 

 

 

사람 미치게 하는 아빠의 술주정도, 부모님의 전쟁 같은 고성과 욕설도, 무릎을 끌어안고 웅크린 채 이 시간이 빨리 지나길 바라는 내 모습도, 정지 버튼 누르듯 모든 걸 멈추게 하고 먼지가 되어 사라져버리고 싶었다. 아쉬울 건 없었다. 쌓여온 폭탄을 터뜨릴 불씨는 매일같이 충분했다.   p.23 _ 마음에 금이 간 아이

 

 

 

 

 

사랑받고 싶었을 거다. 자연스레 주고받는 평온하고 안정적인 사랑이 고팠겠지. 그런 사랑은 한계 이상의 노력을 해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착하고 똑똑하고 누구에게나 환영받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며 스스로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p.30 _ 중학교 3학년, 처음 정신과에 가다

 

 

 

 아픈 게 맞다고, 아파도 된다고 말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픈 내 편에서, 나조차도 몰라주는 아픔을 알아줄 사람은 정말이지 단 한 명도 없었다.  p.32 _ 중학교 3학년, 처음 정신과에 가다

 

 

 

 스스로 생채기를 낸다. 한심해, 한심해, 내가 너무 한심해, 내가 싫어,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 아무도 듣지 못할 말을 속으로 내뱉으며 겉으론 밝게 웃는다. 아무도 내가 우울증인 걸 알아선 안 돼. 제 몸을 동여맨 끈을 사정없이 다시 조인다. 예쁘게 꾸며낸 가면을 억지로 뒤집어쓴다.  p.37 _ 웃고 있지만 눈물이 뚝뚝

 

 

 세상에 좋은 선택이나 나쁜 선택은 없다고. 내가 내린 결정을 후회하고 아쉬워하며 나쁜 선택으로 만들어갈 뿐이라고.   p.76 _ 오직 나만을 위한 첫 선택, 사직

 

 

자다가 지진 나서 천장 안 무너지고, 내가 탄 차가 다른 차랑 안 부딪치고, 갑자기 불이 나지도 않고, 막힌 혈관 없이 심장 잘 뛰고,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이 다치거나 죽었다는 연락도 받지 않는 평범한 하루.

잔소리, 짜증, 불만, 소소한 다툼들. 이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예전엔 몰랐지.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증거라는 걸 몰랐지.

얼마나 많은 행운과 기적이 겹치고 또 겹쳐야 평범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건지, 이미 엄청난 확률의 기적 속에 살고 있다는 걸 죽음과 마주 보기 전까진 몰랐지.   p.91 _ 죽음과 얼굴을 마주 보고 나눈 대화

 

 

 "모든 일엔 이유가 있어, 그것도 아주 아름다운 이유가. 네가 여기 있는 게 그 이유야. 먼저 죽은 친구가 널 아주 많이 사랑하고 있을 거야. 천국에서 천사가 되어 널 기다리고 있을 거야."   p.192 _ 모든 일엔 아름다운 이유가 숨어 있기에

 

 

실은 두려웠던 거지,

관계 속에서 필연적으로 오가는 상처들이.  p.160 _ 본격적으로 홀로서기를 시작하다

 

 

마음을 후비는 문장들이 많았다. 보태어 쓰기조차 아픈 문장들. ㅠㅠ 별거 아닌 평범한 하루가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하루. 눈물폭발... ㅠㅠ

 

 

아픔을 알아주는 공감의 말들에 깊게 베어 벌어져 있던 마음의 상처가 한 땀씩 꿰매졌다. 오래된 마음의 상처가 아물고 있었다. 힘들었지만 행복했다. p.129

 

 

잊을 수 없는 눈동자를 지닌 그 천사들은 세상에 없을 따뜻함으로 날 안아주었다. 아무런 대가 없이 날 안아주었다. 내가 보지 못했을 뿐. 사랑은 한계 이상의 노력을 해야 받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p.180)

 

 

각자의 사정을 안고 이 길을 온 사람들이 날 안아준다. 신디아도 독일과 영국에서 온 중년의 부부들도 네덜란드에서 온 순계자도 날 안아준다. 나도 그들을 꼬옥 안아준다. (p.189)

 

 

 

안아준다.... 안아준..다.. 아무런 대가 없이 안아주는 그 마음이 참 고맙다.. 그 따뜻함이 부럽다..

순례길에서 받은 따뜻한 위로와 그저 안아주는 모습에 ... 눈물이 또르르... 그들이 전한 그 진심의 위로가 나한테까지 전해지는 것 같았다. 가만히 토닥토닥. 쓰담쓰담. 네 아픔 내가 다 알아. 다 이해한다는 듯이. ㅠㅠ

 

다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그냥 좀 개인적인.. 일로 내 삶에 의미기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하는데.. 이렇게 살다가는 미쳐버릴지도 모르겠는 답답함도 있고.. 미래마저도 배배 꼬여있을 것 같아서.. 불안한 마음에 마음이 무너지고 있었는데.. 그래서 이 책은 좀 미루고 마음이 조금 괜찮아졌을 때 읽고 싶었는데 그냥 어느 날 새벽에 읽다가 눈물파티..... 저자와 같을수도 다를수도 있는 아픈 상처들 때문에... 이렇게 쓰는 것도 참 그렇긴하지만.. 어디에도 내뱉고 싶지 않은 아픔.. 하지만 누가 좀 안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게 느꼈다.

 

 

.. 읽은지 여러날이 지났는데 어려웠다. 저자의 삶을 어떻게 내가 어떤식으로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냥 한페이지 한글자 읽어내려가면서 같이 울어주는 거 밖에는 할 수 없겠지.. 그저 공감해주고 괜찮아졌을까.. 그냥 혼자만의 걱정을 하는 것 뿐이겠지.. 여행에서 친구의 일은 왜 그렇게 눈물이 쏟아졌는지 모르겠다. 오랜만에 책읽다가 오열..

눈물로 읽은 『나는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이 책을 접하는 다른 누군가도 눈물로 읽는다면.. 그 눈물도 위로 받고 싶어 흐르는 것이겠지..

다.. 괜찮아졌으면 좋겠다.. 다.. 마음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살아갔으면 좋겠다.. 어떻게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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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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