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광주. 생각. - 광주를 이야기하는 10가지 시선
오지윤.권혜상 지음 / 꼼지락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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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하고 나서 카피라이커와 아트디렉터 둘이 만나 각자의 직업을 살려 만들어 낸 광주 인터뷰 프로젝트 <광주리:광주를 다시 이야기하다>

 

광주에 대한 대화를 남긴 이 책에는 열 명의 개성있는 인터뷰이의 솔직한 생각이 담겨있다.

광주로 시작한 이야기이지만 그 속에 털어놓는 이야기들이 인상깊었다.

 

몇 인터뷰를 언급해본다면....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비롯해 아이들에게 역사 교육의 어려움을 느끼는 초등학교 선생님들의 인터뷰.  '사건' 위주로 가르치기 보다는 '가치'에 집중한다고 한다고 한다.

 

 

주먹밥이 되게 중요한 상징 같아요.

ㅡㅡㅡㅡㅡ 네. 그렇다고 생각해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질서를 만들고 상부 상조했던 5·18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상징하는 거죠. _서희 (p.19~20)

 

 

5·18 민주화운동에서 주먹밥을 서로 나눠주곤 했다는데. 사람들이 서로 협동하고 공포와 혼란 속에서도 보여주는 시민의식. 이것을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선생님들의 대화가 가장 인상깊었던 것 같다. :)

 

 

선생님이 되고 나서 대한민국의 역사교육에 대해 달라진 생각이 있나요?

ㅡㅡㅡㅡㅡ 역사교육은 참 어려워요. 초등학생들 머릿속에 당장 지식을 넣어줄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생각하는 힘도 아직은 부족할 수 있고요. 그래도 어렸을 때부터 관심 갖게 해주고 싶어요. _서희 (p.33~34)

 

 

○ 진실은 가려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역사를 공부하는 5년 차 베를리너 지나.

 

 

듣기만해도 정말 재밌을 것 같아요. 중요한 현대사와 관련해서 자주 쓰는 '진상규명'이란 단어도 결국 지나 씨가 연구하는 것과 같은 맥락일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해요?

ㅡㅡㅡㅡㅡ 역사는 있는 그대로 발굴해야만 의미가 있습니다. 정치적이든 뭐든 간에 '있는 그대로 알리는 게' 중요해요. 역사를 숨기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하죠.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명확히 짚어내야 다시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잖아요.  p.40 _ 진실은 돈이 됩니다

 

 

마지막 질문을 해볼게요. 지나 씨는 앞으로 광주라는 도시가 어떤 이미지면 좋겠어요?

ㅡㅡㅡㅡㅡ 제 생각엔 지금 이미지도 좋은 것 같아요. 지금의 10대나 20대들에겐 민주화운동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하다고 생각해요. 그에 반해서 기성세대의 인식은 다양하죠. 매체가 선전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시대가 바뀌는 게 답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자연스럽게 변할 거라고 믿어요. 진실은 가려지지 않아요. 가려지지 않죠.  p.48 _ 진실을 돈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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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가려지지 않는다는 말이 왜이렇게 처연하게 들리는건지.. ㅠ

 

 

 

지형으로 인한 도시 성장 구조 때문에 오늘날 구도심을 방문하려는 광주의 내부 수요가 부족하다는 건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광주 구도심에는 사실 충분한 콘텐츠가 있음에도 외부 수요는 왜 적을까요? 역사적·교육적 방문 가치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ㅡㅡㅡㅡㅡㅡ 실체가 없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5·18민주화운동 같은 역사적 콘텐츠가 가깝다고 볼 수 있죠. 전주 같은 경우에는 한옥 마을이라는 뚜렷한 유형의 콘텐츠가 있잖아요. 그런 실체가 필요합니다.   p.62 _ 광주 캘리포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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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5·18민주화운동이긴 하지.. 역사적 콘텐츠이긴 하지만.. 이로인해 광주를 방문해 볼 생각은 안해본 것 같다. 실체가 있는 유형의 콘텐츠가 있어야 도시의 방문 가치가 더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지금부터 전부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전부가 아니게 되는 거군요. 다양한 주체에게 '발화'의 기회를 주는 것 자체도 모두에게 효과적인 치유 방식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ㅡㅡㅡㅡㅡ 우리 사회가 더 좋은 방향으로 가려면, 더 많은 '사소한' 것들의 역사가 쓰여야 한다고 믿어요. 페미니즘의 관점도 지금까지 들리지 않았던 더 많은 목소리가 들리기 위한 시도 중 큰 줄기라고 생각해요. 광주에 대해 우리가 이야기해보는 이 자리도 그러한 점에서 의미가 있겠죠. _소연  p.111 _ 광주 남자, 서울 여자

 

 

의경으로 일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집회를 봤을 것 같은데요. 집회라는 행위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요?

ㅡㅡㅡㅡㅡ 어떻게든 사회에 자신의 의사를 표현해야 하는 분들이 집회에 참여해요. 이렇게 다양한 의견이 있다고 표출하는 거죠. 그런데 그 목소리에 비해서 세상이 바뀌는 건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아요.  p.149 _ 광주와 광화문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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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자하지만 표현하고자하는 의지와 목소리의 크기에 비해 세상이 바뀌는건 없는 것 같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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