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다나베 세이코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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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에 읽은 책. (가물가물했는데 다시 읽다보니 기억이 스물스물 .. ㅋ)

 

각 단편들마다 다소 거리감 느껴지는 주인공들이 등장하는데... 이유인즉슨 아마 불같은 사랑. 내가하면 사랑 네가하면 불륜, 조금은 에로틱한 분위기. 남녀의 사랑과 이별을 담았기 때문에... (어른의 사랑같은 느낌이랄까...)

 

지금도 물론 각 등장인물들 편에 서서 완전하게 그들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한 눈 파는건 용서할 수 없어. 부릅.) 처음과 재독의 느낌은 다르게 느껴졌다. 그때도 어리지 않았지만 아마도 그보다 나이를 더 먹었기 때문이겠지..ㅋ

 

장편소설로 알고 읽기 시작했을지도 모르겠지만. 9개의 단편 중에 표제작인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주인공 조제는 다리를 쓰지 못한다.. 연약해 보이지만 버릇없어보이고 강하고 험한 말을 일삼는 조제. 그건 전부 그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패같은 것.. 그런 조제에게 끌려 그녀와 함께 살게 되는 츠네오. 호랑이와 물고기는 두 사람이 같이 본 것들인데.. 조제가 가진 장애, 세상의 시선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려는 마음과 자유로움을 갖고 싶은 욕망을 표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제는 츠네오와 영원하지 않을 거란 걸 깨닫기도.... 뭔가 슬프미....

 

물고기 같은 츠네오와 조제의 모습에, 조제는 깊은 만족감을 느낀다. 츠네오가 언제 조제 곁을 떠날지 알 수 없지만, 곁에 있는 한 행복하고, 그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조제는 행복에 대해 생각할 때, 그것을 늘 죽음과 같은 말로 여긴다. 완전무결한 행복은 죽음 그 자체다. (p.71) _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개인적으로 9개의 단편 중에 가장 은은하지만 임펙트가 느껴졌던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표제작답게 가장 인상깊은 단편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어렴풋이 알고 있었어' , '차가 너무 뜨거워' , '사로잡혀서' 가 기억에 남는다.

 

 

어렴풋이 알고 있었어 _ 먼저 결혼하는 동생 미도리를 보며 만감이 교차하는 고즈에. 고즈에 성격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고 복잡하지만 섬세한 감정을 느낄 수있었던 단편 '어렴풋이 알고 있었어'.

 

말은 그렇게 하지만 속이 부글부글 끓어 참을 수 없었다. 결코 증오심이나 질투가 아니다. 물론 질투, 부러움, 운망, 우울, 울분, 외로움 같은 것도 있찌만 그런 것 말고도 가슴이 따스해지는 즐거움, 호기심, 두근거림, 흥분 같은 것이 있어서, 고즈에의 기분은 결코 어둡지만은 않았다. (p.28) _ 어렴풋이 알고 있었어

 

 

차가 너무 뜨거워 _ 요시오카(남)와 아구리(여)는 연인관계였지만 요시오카가 다른 여자를 동시에 두고 결혼을 진행하려다 아구리와의 결혼을 포기하며 헤어지게 되는 둘.. 꽤 시간이 흐른 뒤에 요시오카의 전화 한 통으로 얼굴을 마주하게 되는데... 잠시나마 기대감, 설레임을 가졌던 아구리.. 요시오카의 무례하고(난 무례하다고 생각함) 진절머리나는 말로 인해 여전히 제멋대로인 요시오카.. 아구리와 같이 나도 부글부글....

 

요시오카를 보는 순간, 아구리는 그가 옛날 애인이 그리워서 일부러 찾아온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의 의도를 가늠할 수 없었다. (p.179~180) ) _ 차가 너무 뜨거워

 

 

 

사로잡혀서 _ 리에(여)와 미노루(남)는 부부이다. 미노루가 다른 여자가 생겨, 심지어 애가 생겨서!! 이혼하게되는 두 사람. 짐을 정리하면서 미노루의 미련있다는 듯이 가끔 던지는 질척한 말과 행동에 잠시 험한 말- !#@$#&^% ... (이런 인간 싫어!) ㅋ

 

미노루의 말이 리에의 가슴을 새카만 먹물로 만들어버렸다. 미노루는 거짓말을 할 사람은 아니지만, 여태 숨겼다는 것은 거짓말보다 더 나쁘다.

"애가 생겼어."

먹물 자국은 평생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너무나 갑작스러워서 더욱 그랬다. 먹물 방울이 여기저기 튀어서, 몸도 마음도 씻을 수 없을 정도로 더러워진 것만 같았다. (p.240~241) ) _ 사로잡혀서

 

그리고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인상깊었던 문장

 

"나 말이야, 지금부터 내 이름, 조제로 할래."

"왜 네가 조제야?"

(...)

"이유는 없어. 그냥 조제가 내게 꼭 어울리니까. 구미코라는 내 이름, 이제부터 안 쓸래."  (p.44)

 

야마무라 구미코라는 이름보다, 야마무라 조제가 훨씬 더 멋있어 보였다.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아서, 아니, 분명 좋은 일이 있었는데, 조제라는 이름이 그런 행운을 가져다 준 거라고 생각했다. 좋은 일이란, 그녀 앞에 츠네오가 나타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p.45)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걸 보고 싶었어. 좋아하는 남자가 생겼을 때. 무서워도 안길 수 있으니까. ……그런 사람이 나타면 호랑이를 보겠다고…… 만일 그런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평생 진짜 호랑이는 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  (p.65)

 

 

김종관 감독 영화 <조제>의 원작이기도 한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한지민, 남주혁 주연의 한국판 리메이크 영화 <조제>를 볼 계획이라면... 영화 관람전에 이 원작 소설을 읽어보기를 추천해 본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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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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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병 - 인생은 내 맘대로 안 됐지만 투병은 내 맘대로
윤지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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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4기 판정을 받은 후 암 투병기를 담은 『사기병』

가지고 있을 희망이 끊어지지 않았으면 했는데... 12월 9일 이별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  

 

제대로 먹을 수도 .. 걸을 수도.. 뭐 하나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는 투병 기록을 보는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얼마나 힘들었을지 감히 상상도 못하겠기에... 항암치료는 정말 많이 힘들고 고통스럽다고 하던데... ㅠㅠ

 

손이 떨리긴 하지만 그림을 그렸고. 그림을 그릴때면 예전의 나로 돌아간것 같다는 말에 눈물이... ㅠㅠ 하고싶은 일을. 해야 할 일을 앞에 두고 아프기 때문에.. 잘 되지 않았을 모습이 그려져서 먹먹했다.... 하지만 건강해질 수 있다는 희망과 삶에 대한 의지가 강하게 느껴졌었던 것 같다.

 

흐르는 삶. 곁에 있는 가족. 어느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는 지금을 감사하다고. 앞으로도 더 감사해야하겠다고 생각했다. 작가님이 남겨주신 이 마음을 잊지 말아야지.

 

 

살아야 한다.

아직은 해야 할 일이 많다.  (p.121)

 

 

사실.... 이 책을 받고 조금씩 펼쳐보던 와중에.. 건강검진 결과가 좋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가까운 병원에 내원하여 다시 검사를 하던 중이었다. 수술을 하고 회복을 하고 있지만... 이 책을 만난 타이밍이...... 공감과 미안함이 공존하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조금씩 주저앉게 만들고 있던 나쁜 덩어리들이 원망스러웠을텐데.. 아프고싶어서 아픈것도 아니었을텐데. 그래서 어쩌면 가족들에게 더 미안했을 작가님.

그곳에서는 또리를 만나 아프지 않고 편안하게 계시기를 ....

 

故 윤지회 작가님의 명복을 빕니다.

 

 

 

#사기병 #윤지회 #웅진지식하우스 #에세이 #암투병기 #에세이추천 #건강 #추천도서 #도서지원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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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라디오
남효민 지음 / 인디고(글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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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라디오 작가인 남효민 작가의 첫 에세이  『그래서 라디오』

 

라디오 작가 생활을 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 생각, 기억, 추억들을 담은 에세이다. 그리고 작가의 실제 오프닝 멘트 원고가 수록되어 있어 라디오를 듣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라디오의 매력은 청각만으로도 다양한 감정과 공감을 느낄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창시절에는 그때문에 라디오를 끼고 살았을 정도. 시험공부를 하면서, 숙제를 하면서.. 늘 라디오와 함께 했었던 것 같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목소리로 전해지는 글이 혹은 멘트들이 좋았던 게 아닐까. 서로 바라보고 있지 않아도 전해지는 말이.. 수다가 좋았던 게 아닐까... :) 어느 날은 더 재밌고, 어느 날은 더 공감되고, 어느 날은 뜻하지 않은 위로가 되고, 어느 날은 서로가 누르고 있는 아픔을 알고... 그래서 더 듣게되었던 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라디오』를 읽는 내내 추억에 빠져있었던 것 같다. 추억은 방울방울. 톡톡. :D 오프닝 멘트에 설레기도 했고 달달하지만 끝인사에 아쉬움을 갖기도 했고.. 좋아하는 가수가 나오는 날이면 귀 바짝 쫑긋 세워 듣기도 했고.. 녹음까지 해서 다시 듣기고 하고... (그 시절엔 아마 다시 듣기가 없었..을.. 워... ㅋ) 그 시절이 자꾸 떠올랐던 것 같다.. :)

 

사실 지금은 라디오를 잘 듣지 않게 되었지만... (환경적인 요인이 아닐까 싶다... TV도 그렇고.. 뭔가 소란스러워서... 딱 볼것만 보고 딱 들을것만 듣게되는 요즘.....)

 

이 책을 읽고나니 라디오가 듣고 싶어졌다.. 요즘의 끝인사는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고..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추억에 견딜 수 없을 때 라디오의 주파수를 맞춰봐야겠다.. :)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에 운이 따라준다면 그보다 행복한 일이 없지 않을까. (p.109)

 

 

메인 작가가 되기까지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는데.. 작가는 운이 있어줘서 긴 기다림 없이 바로 원고를 쓸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해냈기 때문이겠지만. 하고 싶은 일에 운까지 따라주었다니 ... 나만 부러운것인가! ㅋ (응?)

 

 

갑분-부러움은 안드로메다로 보내고... 사실 라디오는 들을 자신이 없고... 남효민 작가의 글을 이렇게 책으로 또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라디오의 추억을 느낄 수 있어서. 그리고 책 표지와 작가의 글에서 느껴지는 감성이 너무 좋았기때문에... 비단 라디오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D

 

 

■ 책 속으로

 

사실 방송 원고는 작가의 글이지만 디제이의 말이기도 하다. 디제이의 말이지만 작가의 글이기도 하다. 글이지만 말이기 때문에, 다시 말해서 말을 글로 쓰는 것이기 때문에 어쩌면 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글을 매일 쓸 수 있는 사람은 흔하지 않지만, 사람은 누구나 매일 말을 하니까.    p.14 _ 어떻게 매일 글을 써요?

 

 

 

방송을 만들면서 종종 일어나는 이런, 짐작과는 다른 일들이 좋다. 일상에 그만큼 큰 흔적을 남기니까. 생각하지 못했던 결과는 항상 재밌다. 생각지도 못했던 걸 생각하게 만드니까.   p.163 _ 짐작과는 다른 일들

 

 

사람들이 누군가와 나누고 싶어 하는 얘기는 그냥 이렇게 사소한 생각이 든다. 거대한 담론이 아닌, 사소하기 때문에 더 중요한 것들. 누군가에겐 아무것도 아닐지 모르지만 자신에게는 가장 소중했던 오늘의 일상. 그 얘기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그 사소한 일상에 담긴 건 그래서 기뻤다는 얘기, 그래서 속상했다는 얘기, 그래서 위로가 필요하다는 얘기.   p.205 _ 청취자가 던진 물음표, 디제이가 건넨 위로

 

 

 

우리가 어디에 가서 누구를 만나면 이만큼이나 자신의 아무것도 아닌 일상들을 나눌 수 있을까. 누가 내 하찮은 일상을 궁금해할 것이며, 이렇게 공감해 줄까. 누구에겐 소소한 일상이 우리의 하루를 만든다는 것, 하찮은 일상들이 바로 우리의 삶이라는 것을 라디오는, 청취자들은 알기에, 하찮은 일상을 공유하는 거라 생각한다.   p.222 _ 라디오엔 당신의 '하찮은' 인생이 있다

 

 

책 속에는 어느 날의 오프닝 멘트도 수록되어 있다고 했는데.. 전부 너무 좋았지만.. 그중에서도. ▼

 

눈에는, 소리를 빨아들이는 기능이 있어서,

지금처럼 눈이 많이 오는 날엔,

평소보다 소음이 적게 들린다는 겁니다.

 

쉴 새 없이 눈이 내리던 어젯밤을 떠올려보니,

평소보다는 훨씬, 조용했던 것 같습니다.

(중략...)

 

그것도 그렇겠지만,

마음 둘 곳도 없을 만큼 시끌벅적한 지금

세상의 소리들을 다 덮어버리고 싶어서,

이만큼이나 눈이 내렸는지도 모릅니다.

 

_ 2010년 3월 10일의 오프닝

 

 

개인적으로는 가장 인상깊었던 것 같다. 그냥. 세상의 소리들을 다 덮어버리고 싶어 이만큼이나 눈이 내렸는지도 모르겠다는 멘트가 이렇게 감성적일 수 있는건가... 오프닝에 날씨와 감성을 다 잡아쒀... 멋있다... :D

 

 

라디오가 없었다면

너와 나는 있어도

우리는 없었겠지. (p.313)

 

 

작가의 글이.. 디제이의 말이.. 계속 흐르는 라디오의 소리가.. 언제부터인가 내게는 추억으로 변해버렸지만.. 누군가에게는 소란하지 않은 다정하고 따뜻하고 유쾌하기도 한 소리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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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지만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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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 2 : 저세상 오디션 (청소년판) 특서 청소년문학 18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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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세상에 가고 싶으면 '저세상 오디션'을 통과하라!

 

 

세상에서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해 심판을 하지. 그것은 정해진 시간을 모두 살고 온 사람이나 그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해서 오게 된 사람이나 모두 똑같다. 시간을 꽉 채우고 돌아오는 사람들은 이 길 대신 이세상과 저세상의 중간에 놓인 강을 건너지. 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차버리고 배신한 사람들은 이 길로 오게 된다. 이 길로 온 사람들은 무조건 저곳으로 갈 수는 없다. 심판을 받는 곳까지도 쉽게 갈 수 없다는 말이다. (p.13)

 

 

『구미호 식당』에 이은 저세상 이야기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저세상에 가기 위해 오디션을 통과해야하는 것.

자신에게 주어진 세상의 시간. 하지만 그 주어진 시간을 버리면 심판을 받게되는 이야기.

저세상에 왔지만 길이 막힌 채 누군가에 의해 명단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도진도' 사십 년의 시간, '황명식' 이십팔 년의 시간, '나일호' 오십팔 년의 시간.... 언급된 시간은 그들이 이세상에 있어야하고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중에 남은 시간이다.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죽었지만 저세상에 가는 길에서 막히게된 그들의 운명. 하지만 그 중 주인공 나일호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해서 오게 된 케이스는 아니다. 얼떨결에 친구를 구하려다 죽게된 저세상 시스템의 오류. 우와- 작가만의 독특한 소재.. :D

 

여하튼 막힌 길을 뚫고 갈수 있는 조건은 오디션을 봐야한다는 것. 심사위원이 눈물을 흘리면 통과-라는 참 이상한 오디션.. 처음엔 다들 무슨 오디션이냐며 반발하지만 결국엔 무엇이든 도전해보는 그들. 그런 와중에 자신의 죽음은 오류이니 정정을 요청하며 다시 살아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나일호.

『구미호 식당』은 일주일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할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면 『저세상 오디션 : 구미호 식당2』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준다.

 

어쩌면 조금 더 현실적인 질문일지도 모르겠다.. 지금을 잘 살고 싶은 마음과 하루하루 별일 없이 지나가기-를 희망하던 나일호와 같은 마음일지도... 모두가 어쩌면 비슷한 마음일지도... 

 

하지만 차곡차곡 쌓여 별안간 터져버리는 힘듦 혹은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이들이 많은 것 같기도 하다. 힘들고 아프면 그냥 놓아버려도 그만인... 그런 세상이 크게 아무렇지 않은 현실...

 

책 속의 인물들도 저세상에 와서도 이렇게 힘들 줄 알았다면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거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분명 다른 방법이 있었을텐데.. 그 선택을 한 것은 어리석었던 것 같다고....

 

그들은 조금씩 삶의 의미를 뒤늦게 깨닫는데.. 그들을 보니 지금 나에게 주어진 시간, 나의 시간을 허투루 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너희들은 착각을 했다. 너희들이 살던 세상을 떠나면 문제가 해결되고 안락하고 편안한 세상으로 단숨에 갈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 그 착각으로 멍청한 선택을 한 거고 말이다. 너희들이 얼마나 멍청하고 무서운 선택을 했는지는 길을 통과하지 못하고 여기에 남게 되면 절실히 느낄 거다. 그 고통스러움을 알기에 내가 도와주려고 나선 거다. 하지만 오디션을 여는 것까지가 내 권한이다. 더 이상 나에게 뭘 얻으려고 하지 마라. 한가지 분명한 것은 예전에 합격자가 있었든 없었든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다. 다른 사람들은 합격을 못 했어도 누군가는 합격할 수 있다.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걸 불가능하다고 여기지 말고 낙타의 몸을 줄이든지 바늘구멍을 넓히든지, 방법을 찾아봐야지."  (p.59)

 

 

 

"나도 내 선택을 마지막으로 모든 게 다 끝나는 건 줄 알았어. 이런 일이 기다리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해봤다고."  (p.60)

 

 

 

후회해봤자 소용없지만, 죽기 전의 나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절대로 똑같은 선택은 하지 않았을 거 같다. 부딪혀보면 다른 방법이 있었을 수도 있는데, 그저 이 욱하는 성질이 문제였지.  (p187)

 

 

 

 

 

"부디 너에게 남아 있는 그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라. 오늘이 힘들다고 해서 내일도 힘들지는 않다. 오늘이 불행하다고 해서 내일까지 불행하지는 않다. 나는 사람들이 세상에 나가 보낼 시간들을 공평하게 만들었다. 견디고 또 즐기면서 살아라." (p.223)

 

 

 

 

 

 

 

 

잠시 힘들다면 그래서 놓고 싶어지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생길 것 같다면 이 책의 메세지를 읽어보면 좋겠다. 진짜. 사는게 자신없다고 힘들다고 선택적인 죽음은 하지 말자. 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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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지만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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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건너는 집 특서 청소년문학 17
김하연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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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아까 말했듯이 너희의 과거나 미래를 현재로 만들어 주는 거야. 그러니 타임머신보다는 타임 하우스라는 말이 어울리겠구나. 그냥 우리 말로 '시간의 집'이라고 하자. (p.49)

 

하얀 운동화를 신으면 보이는 집. 정체모를 할머니를 만나고 하얀운동화를 신고 그 집에 들어가게 된 네 명의 주인공. (그 하얀 운동화를 신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집.... )

 

각기 다른 지역에서 학년도 다르지만 하얀 운동화라는 매개체로 한 공간에서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로 전개되는 『시간을 건너는 집』 시간을 건너다니... (제목때문인지 갑자기 '이별을 건너다' 노래가 생각이 나는...ㅋ ) ..시간을 징검다리처럼 통통- 건널 수만 있다면 참 좋겠다... ㅠ

 

하얀 운동화를 신은 아이에게만 보이고, 당연히 그 운동화를 신은 아이만 들어올 수 있다. (p.43) 는 시간의 집. 할머니와 할머니와 같이 온 남자는 아이들에게 시간의 집으로 왜 부르게 되었는지. 이 집에 머무르면서 지켜야 할 몇 가지 규칙들을 알려준다.

 

누구도 이 집과 하얀 운동화에 대해 발설해서는 안된다는 점. 머무르는 시간은 자유지만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은 이 집에서 나와야하는 점. 미래로 가든 과거로 가든 '죽음'에 대해서는 바꿀 수 없다는 점. 소망 노트와 우체통. 그리고 12월 마지막 날 문 하나를 선택해 들어가는 순간, 시간의 집에 대한 기억은 모두 사라진다는 점.

 

기억이란 시간이 흐르면 흐릿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기억은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세세한 부분까지 또렷이 떠올랐다. (p.59)

 

 

주인공 네 명의 아이들. 이 친구들은 하나같이 불안하고 아프다. 간단하게 주인공 소개를 해보자면... :-)

 

 

이수 _ 이수가 6살때 엄마가 아빠와 이수를 버리고 나갔고. 아빠는 게임에 빠져있었고. 간질을 앓고 있던 아빠는 어느 날 죽었고. 죽음을 목격한 이수는 그 이후로 트라우마가 되었고. 엄마와 함께 살게되지만 또 다시 버려질까 두려운 아이. 왕따를 당하는 자영을 도와주게되지만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시간의 집의 최종 선택은 하지 못 하게된다. (흑)

 

자영 _ 학교에서 왕따. 친구들 아니 같은 학교 같은 반 학생들이 자꾸만 혼자둔다. 자꾸만 괴롭힌다. (에라이. 못된 아가들) 카톡으로도 괴롭히는 그들에게 굴복하지 않으면 더한 응징이 돌아올거라는 걸 아는 자영은 소망 노트에는 진짜 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괴롭힘 없이 행복하고 싶다고 쓴다.. (흑흑) 자영은 행복해질 수 있을까...

 

선미 _ 췌장암인 엄마를 바라보는 게 너무나 힘든 아이. 아픈 와중에도 딸이 선생님이 되는 걸 꼭 보고싶다는 엄마의 말에 자꾸만 무너지는 아이. 마음을 단단히 잡으려 애쓰는 모습이 보였던 것 같다. 결국 엄마를 잃게되지만 선미가 있는 힘껏 행복해지면 좋겠다.

 

강민 _ 이야기 중반부까지는 어떤 아이인지 나오지 않아서 꽤 많이 궁금했는데.. 음... 그랬다고 한다.. (스포방지.. 이제 와서..... ㅋㅋㅋ)

 

 

네 명의 아이들이 가진 사연들이 무난하지는 않다. 어쩌면 전부 그런가 싶게. 그 나이때의 힘듦은 희망적이라기 보다 그 아픔과 힘듦을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는 소망으로 읽은 『시간을 건너는 집』... (완전 이입...:D )

 

 

"이 세상에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이 꽤 많다. 막 세상에 태어난 아이, 누군가에게 했던 모진 말,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그리고 시간. 신조차도 사람이 살아가는 시간을 움직일 수는 없다.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건 오직 이 집뿐이지. 단 한 번뿐인 이 놀랍고 엄청난 기회를 너희는 과연 어떻게 쓸까. 자신을 위해서? 아니면 가족이나 친구를 위해서? 너희가 어떤 선택을 하든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길 바란다. 이 집이 너희에게 정말로 선물해주고 싶었던 건 미래나 과거에서 삶을 새롭게 시작하는 기회가 아니라 바로 행복일 테니까. 자, 누구부터 올라갈래?" (p.231)

 

아이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끄트머리로 갈 수록 흥미진진했던 『시간을 건너는 집』

 

 

솔직히 난 우리의 삶이 '苦'라고 생각한다. 인생에는 씁쓸하고 괴로운 일이 가득하다는 뜻이야. 인생은 '苦'이지만, 그럼에도 'Go'해야 하는 것이란다. (p.149)

 

 

아저씨가 자영이에게 보내는 편지 중에서 인상깊었던 문장. 인생은 苦... 그럼에도 GO....

 

기억이란게 잘 털리지도 않아서 잊힌 듯 하다가도 너무나 또렷이 떠오른다. 잊고싶지만 잊혀지지않는 기억들.  그런 기억들을 안고 있는 지금을 지우고 다른 시간으로 갈 수만 있다면.. 과거, 현재, 미래의 나로 갈 수 있다면 나는 과연 어디를 선택하게될까..? 바꿀수 있다는 전제를 둔다면 과거를 선택할 것 같지만.. 그런 전제가 없다면.. 잘 모르겠다.. 그냥 현재에 있..을지도.. ㅎ

 

서로를 통해 치유를 하고.. 인생은 결코 혼자가 아님을.. 곁에 있는 누군가에게 위로 받을 수 있음을.. 내일을 두려워하지 않음을.. 어떤 순간이 와도 누군가가 있을거라고.. 괜찮을거라고..  덕분에 나도 위로가 되었다..

 

 

힘든 시기를 건너고 있다면 이 책의 메세지를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손 내밀어 주는 것 같은 따뜻한 책 『시간을 건너는 집』.. 친구랑 읽어도 참 좋겠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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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지만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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