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다나베 세이코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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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에 읽은 책. (가물가물했는데 다시 읽다보니 기억이 스물스물 .. ㅋ)

 

각 단편들마다 다소 거리감 느껴지는 주인공들이 등장하는데... 이유인즉슨 아마 불같은 사랑. 내가하면 사랑 네가하면 불륜, 조금은 에로틱한 분위기. 남녀의 사랑과 이별을 담았기 때문에... (어른의 사랑같은 느낌이랄까...)

 

지금도 물론 각 등장인물들 편에 서서 완전하게 그들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한 눈 파는건 용서할 수 없어. 부릅.) 처음과 재독의 느낌은 다르게 느껴졌다. 그때도 어리지 않았지만 아마도 그보다 나이를 더 먹었기 때문이겠지..ㅋ

 

장편소설로 알고 읽기 시작했을지도 모르겠지만. 9개의 단편 중에 표제작인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주인공 조제는 다리를 쓰지 못한다.. 연약해 보이지만 버릇없어보이고 강하고 험한 말을 일삼는 조제. 그건 전부 그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패같은 것.. 그런 조제에게 끌려 그녀와 함께 살게 되는 츠네오. 호랑이와 물고기는 두 사람이 같이 본 것들인데.. 조제가 가진 장애, 세상의 시선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려는 마음과 자유로움을 갖고 싶은 욕망을 표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제는 츠네오와 영원하지 않을 거란 걸 깨닫기도.... 뭔가 슬프미....

 

물고기 같은 츠네오와 조제의 모습에, 조제는 깊은 만족감을 느낀다. 츠네오가 언제 조제 곁을 떠날지 알 수 없지만, 곁에 있는 한 행복하고, 그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조제는 행복에 대해 생각할 때, 그것을 늘 죽음과 같은 말로 여긴다. 완전무결한 행복은 죽음 그 자체다. (p.71) _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개인적으로 9개의 단편 중에 가장 은은하지만 임펙트가 느껴졌던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표제작답게 가장 인상깊은 단편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어렴풋이 알고 있었어' , '차가 너무 뜨거워' , '사로잡혀서' 가 기억에 남는다.

 

 

어렴풋이 알고 있었어 _ 먼저 결혼하는 동생 미도리를 보며 만감이 교차하는 고즈에. 고즈에 성격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고 복잡하지만 섬세한 감정을 느낄 수있었던 단편 '어렴풋이 알고 있었어'.

 

말은 그렇게 하지만 속이 부글부글 끓어 참을 수 없었다. 결코 증오심이나 질투가 아니다. 물론 질투, 부러움, 운망, 우울, 울분, 외로움 같은 것도 있찌만 그런 것 말고도 가슴이 따스해지는 즐거움, 호기심, 두근거림, 흥분 같은 것이 있어서, 고즈에의 기분은 결코 어둡지만은 않았다. (p.28) _ 어렴풋이 알고 있었어

 

 

차가 너무 뜨거워 _ 요시오카(남)와 아구리(여)는 연인관계였지만 요시오카가 다른 여자를 동시에 두고 결혼을 진행하려다 아구리와의 결혼을 포기하며 헤어지게 되는 둘.. 꽤 시간이 흐른 뒤에 요시오카의 전화 한 통으로 얼굴을 마주하게 되는데... 잠시나마 기대감, 설레임을 가졌던 아구리.. 요시오카의 무례하고(난 무례하다고 생각함) 진절머리나는 말로 인해 여전히 제멋대로인 요시오카.. 아구리와 같이 나도 부글부글....

 

요시오카를 보는 순간, 아구리는 그가 옛날 애인이 그리워서 일부러 찾아온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의 의도를 가늠할 수 없었다. (p.179~180) ) _ 차가 너무 뜨거워

 

 

 

사로잡혀서 _ 리에(여)와 미노루(남)는 부부이다. 미노루가 다른 여자가 생겨, 심지어 애가 생겨서!! 이혼하게되는 두 사람. 짐을 정리하면서 미노루의 미련있다는 듯이 가끔 던지는 질척한 말과 행동에 잠시 험한 말- !#@$#&^% ... (이런 인간 싫어!) ㅋ

 

미노루의 말이 리에의 가슴을 새카만 먹물로 만들어버렸다. 미노루는 거짓말을 할 사람은 아니지만, 여태 숨겼다는 것은 거짓말보다 더 나쁘다.

"애가 생겼어."

먹물 자국은 평생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너무나 갑작스러워서 더욱 그랬다. 먹물 방울이 여기저기 튀어서, 몸도 마음도 씻을 수 없을 정도로 더러워진 것만 같았다. (p.240~241) ) _ 사로잡혀서

 

그리고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인상깊었던 문장

 

"나 말이야, 지금부터 내 이름, 조제로 할래."

"왜 네가 조제야?"

(...)

"이유는 없어. 그냥 조제가 내게 꼭 어울리니까. 구미코라는 내 이름, 이제부터 안 쓸래."  (p.44)

 

야마무라 구미코라는 이름보다, 야마무라 조제가 훨씬 더 멋있어 보였다.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아서, 아니, 분명 좋은 일이 있었는데, 조제라는 이름이 그런 행운을 가져다 준 거라고 생각했다. 좋은 일이란, 그녀 앞에 츠네오가 나타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p.45)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걸 보고 싶었어. 좋아하는 남자가 생겼을 때. 무서워도 안길 수 있으니까. ……그런 사람이 나타면 호랑이를 보겠다고…… 만일 그런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평생 진짜 호랑이는 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  (p.65)

 

 

김종관 감독 영화 <조제>의 원작이기도 한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한지민, 남주혁 주연의 한국판 리메이크 영화 <조제>를 볼 계획이라면... 영화 관람전에 이 원작 소설을 읽어보기를 추천해 본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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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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