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의 수화 통역사 세트 - 전3권 - 데프 보이스 + 용의 귀를 너에게 + 통곡은 들리지 않는다
마루야마 마사키 지음, 최은지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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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전 농아시설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전말을 밝히려는 수화 통역사의 이야기를 담은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 『데프 보이스』

 

주인공 아라이 나오토는 농인 부모에게서 자란 청인, 코다(CODA)이다. 가족중에 유일하게 들리는 아이. 경찰서 사무직으로 근무하다 그만둔 아라이는 수화 통역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된다.

농아시설 '해마의 집' 이사장의 죽은지 17년이 지나 그 이사장의 아들이 살해되면서 진상을 파헤치며 목소리를 전달하는 아라이. 살인사건을 가지고 전개되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농인과 청인의 서로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도록 그 사이에서 아라이의 역할은 잔잔하면서도 묵직하지 않았나 싶다.

 

아라이는 어린 시절부터 지겨울 만큼 '가족과 세상' 사이의 '통역'을 해 왔다. 쇼핑을 하러 가거나 놀러 간 곳에서. 학부모 면담에서는 교사와 부모 사이에 있었고, 은행이나 관공서에 끌려가는 일도 자주 있었다. (p.106)

 

흥미로운 미스터리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인물들과의 갈등, 위기, 화해가 돋보였던 것 같다. 아라이의 외로운 성장이 안타깝기도 했다. 수화 통역사가 되어 그들의 생각을 전하고.. 사건의 끝을 함께 보며 착잡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녀들에게는 누군가가 필요했다. 그녀들의 생각을, 모두의 생각을 대신 전해 줄 누군가가. (p.313)



7년만의 속편 『용의 귀를 너에게』

 

용에게는 뿔은 있지만 귀는 없지. 용은 뿔로 소리를 감지하니까 귀가 필요 없어서 퇴화해 버렸어. 쓰지 않는 귀는 결국 바다에 떨어져 해마가 되었단다. 그래서 용에게는 귀가 없어. 농이라는 글자는 그래서 '용의 귀'라고 쓰지. (p.233)

 

농아시설 '해마의 집' 살인사건이 있은지 2년이 지난 후, 아라이는 여전히 수화 통역사를 하며 농인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었다. '해마의 집' 폐쇄 소식이 들려오고, 잘못을 저지른 피의자들의 법정 통역을 맡게 되면서 여러가지 감정과 생각이 든다.. 『용의 귀를 너에게 줄게』 읽으면서 느꼈지만 전작 『데프 보이스』 보다 더 긴장감이 있었던 것 같다. 사건을 목격한 미와의 친구 에이치. 에이치는 들을 수 있지만 말을 할 수 없는 함묵증이 있는 아이다. 세상과의 소통에 어려움이 있지만 아라이에게 수화를 배우게 되고 집 앞에서 목격한 사건을 털어놓게 되는데...

 

흉내를 당하는 사람, 바보 취급을 받은 사람이 알아차라지 못할 리 없다. 자신을 깔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큰 상처를 받아서 생긴 분한 감정이 그대로 가슴에 새겨진다. 그렇게 살아간다. (p.173)

 

가족중에 유일하게 들리던 아라이. 모두가 수화로 이야기할 때 빗소리를 혼자 들었던 아라이. 그의 마음이 어땠을지. 감히 상상도 못 하겠다. 함께 있어도 어딘가 조금은 외로운 마음이 있었을 것 같다.

 

어린 시절, 날림공사로 지어진 허름한 집 지붕에 큰비가 세차게 내리꽂히던 날이었다. 가족 모두가 빗소리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수화로 '담소'를 나누던 가운데 딱 한 사람, 아라이만 그 빗소리를 들었다. 여전히 자신은 가족과 함께 있으면서도 외톨이였던 그 방에 머물러 있었다. (p.32)

 

농인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 그리고 가족의 의미를 볼 수 있었던 『용의 귀를 너에게』




'법정 수화 통역사 시리즈'의 최근 신작 『통곡은 들리지 않는다』..

이번 작품에는 연작 단편소설집으로 네 가지의 에피소드가 실려있다.

 

제 1장 통곡은 들리지 않는다

제 2장 쿨 사일런트

제 3장 조용한 남자

제 4장 법정의 웅성거림

 

 

수화 통역은 '들리지 않는 사람'만을 위함이 아닌 '들리는 사람'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들리는 사람' 중에는 이런 의식이 없는 사람이 이따금 있다. (p.50)_ 통곡은 들리지 않는다

 

 

전작에서 아라이는 연인인 미유키와 함께 동거를 했지만 이제는 가정을 이루고 아빠가 된다. 청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딸의 양육방식에 있어서 부족한듯 하지만 조금씩 성장하면서 부모가 되어가는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표제작인 「통곡은 들리지 않는다」의 첫번째 에피소드. 아라이에게 농인 부부의 산부인과 진료 통역들어온 의뢰. 처음 의뢰는 그런대로 넘어갔으나.. 이 후에 산모에게 문제가 생겨 119에 신고를 늦게 하게되는 상황이 생겼는데.. 좋지 않은 상황에 아이를 잃게 되는 농인 부부.. 응급대원이 신고를 왜 일찍 하지 않았느냐는 말에.. 아라이의 외침에 현실에서도 이렇다라면.. 하아.. ㅠㅠ

 

"더 빨리 신고를 해 주셨더라면."

"할 수 없었습니다!" 아라이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쳤다. "이 사람들은 귀가 들리지 않아요, 119에 신고하고 싶어도 못 한다고요!" (p.68-69)_ 통곡은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들리지 않은 인기 모델의 에피소드를 담은 '쿨 사일런트' , 방송사가 야외촬영을 할때마다 배경에 끼어들어 수화로 어머니에게 걱정을 끼치 않는 거짓말을 남겼던 무연고 사망자의 에피소드 '조용한 남자' , 회사에서 불합리한 근무 환경 및 고용 차별 때문에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건 직원의 이야기 '법정의 웅성거림' ..

 

소수자가 놓은 현실.. 아라이는 여전히 최선을 다해 '들리지 않는 이'의 말을 '들리는 이'들에게 전달하려 노력했다.

특히 이번 최근작 『통곡은 들리지 않는다』에서는 의료, 복지, 노동 그리고 아라이 가족을 중심으로 들리지 않는 아이에 대한 양육방식 등을 섬세하게 담은 것 같다. 어느 하나 무시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들이지 않은가... 소통이 되지 않아서.. 소통을 할 수가 없어서.. 지킬수 없는 것들도 있겠구나 싶어서 마음이 아팠다. ㅠㅠ (나울어)

 

'아, 역시 말이 통한다는 건 좋은 거구나.' 그때를 떠올리고 그렇게 생각했어요. '나는 들리지 않는다. 역시 나는 농인이 아닌가.' 하고. 그런데 모델 일을 하면서 농인 커뮤니티와도 거리를 두게 되고……. 그때 아라이 씨를 만났어요. 오랜만에 일본 수화를 보니까 어쩐지 편안해서.

아, 역시 수화가 나의 언어구나. 그렇게 생각했죠. (p.108)_ 쿨 사일런트



'수화 통역사'라는 공통 소재의 시리즈 데프 보이스 법정 수화 통역사.

한 번도 마주한 적이 없지만.. 이 시리즈를 읽으면서 굉장히 힘들겠다.. 불편하겠다.. 어떻게 이런건 개선이 안되는건가..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은 없는건가.. 현실에서도 정말 이럴까.. 오만 생각이 다 들었던 것 같다..

 

이 시리즈는 차례대로 읽지 않아도 크게 상관 없지만.. 출간 순서대로 읽어 본(그러고 싶었음) 법정 수화 통역사 시리즈- 『데프 보이스』, 『용의 귀를 너에게』,『통곡은 들리지 않는다』

 

비록 소설이지만 현실의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겪는 문제들이, 현실적인 문제들이 아프기도 했지만.. 이야기의 끝은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라이 덕분에.

 

그들에게 조금 더 나은 세상이 되어가기를. 조금 더 귀기울일 수 있는 세상이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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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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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둘리 가정식
박지연 지음 / 테이스트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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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가지 메뉴가 담긴 『집밥둘리 가정식』

 

10만 인스타그래머 집밥둘리 작가의 첫 책! 인스타그램을 통해 많은 공감을 얻었던 메뉴부터 숨겨두었던 비장의 메뉴까지.. 다양하지만 어떤 때에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도와줄『집밥둘리 가정식』

밥도둑 반찬 / 따뜻한 한끼 / 집에서 외식 / 나들이 메뉴 / 밥 대신 안주 - 다섯 가지 스토리에 71가지 메뉴의 레시피를 담았다. 많이 보고 먹어본 레시피도 있고, 낯선 레시피도 있고.. 꽤 유용한 레시피가 많이 담겨 있는 것 같다.

 

요리할 때 보기가 용이하도록 잘 펼쳐볼 수 있는 양장제본으로 되어 있어 좋은 것 같다. 음식 사진도 너무 예쁘고. 어렵지 않게 만들어 볼 수 있도록 간단하면서도 설명이 콕콕 잘 되어 있는 요리책.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빈티지한 감성이 참 좋다.

 

다양한 레시피가 있어서 유용한 책이 아닐까 싶다. 코로나로 집밥 위주로 해 먹어야 하는.. 사실 집밥에도 한계가 있으니까.. 집에서 해먹어보는 외식메뉴, 나들이 메뉴로 한끼 힐링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런의미에서 많이 유용한 책...!!! :D

 

사실 집에서 밥 해먹을 거의 없긴 한데.. 가끔 해 먹을 일이 생길때 또는 무엇을 해 먹어야 할지 모르겠는 경우가 간혹 있을 때, 그럴 때 이 책의 도움을 받아야겠다. 한끼를 먹더라도 우아하게- :D

 

 

 

 

#집밥둘리가정식 #박지연 #테이스트북스 #요리 #집밥 #집밥레시피 #레시피 #집밥메뉴 #도서지원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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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태양
마윤제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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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미래.. 좌절.. 방황.. 목표.. 꿈.. 운명.. 가능성.. 흔들리는 청춘들의 이야기 『8월의 태양』

 

아버지의 부재와 강태호라는 벽 앞에서 방황하는 동찬. 작가의 꿈이 있지만 너무 아픈 상처에 마음을 닫은 윤주. 서울 대학의 진학을 목표로 공부하는 오승윤. 싸움을 즐겼지만 새로운 목표가 생긴 변태석. 무화와의 스친 인연을 간직하는 최호.

 

동해 항구도시 강주. 각자 다른 사연을 가진 다섯 명의 청춘들이 등장한다. 특히 비중있었던 주인공 동찬이의 성장. 아버지가 고래잡이를 나섰다가 사고로 돌아가시고.. 그리워하며 지내다 동찬앞에 갑자기 나타난 강태호. 그는 동찬의 새아버지가 되고. 어머니에 의지하며 지내던 동찬은 무력감과 실망감에 흔들리게 되는데.... 후에 강태호의 실체를 알게 된 동찬은 좌절하고 방황한다. (나라도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을지도....) 동찬의 방황.. 동찬과 친구들과 우정.. 동찬의 사랑.. 가족으로부터의 상처... 너무 많은 성장통의 요소들이 많았지만.. 다들 하나씩은 있었을 청춘의 성장통..

동찬이 뿐만 아니라.. 네 명의 청춘들의 이야기도 잔잔한 듯 하면서도 삶의 소리가 가득하다. 청춘의 불안함이, 불확실함이.. 하지만 무한한 가능성이 있음을... 제목탓인지 청춘의 이야기라 그런지 영화 <태풍태양>이 생각나기도 했다. :D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대략 그런 느낌이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아프지만 아픔마저도 아름다웠던 이 청춘들의 이야기『8월의 태양』

책을 덮고 나면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그들의 시간이 궁금하다.. :D

 

동찬이 다니는 체육관의 관장님의 청춘의 마음을 대변하듯 승자만을 기억하는 세상의 너무도 현실적인 말들이 인상깊었다. (근데 관장님의 말씀으로만 보면... 나는... 실패자인가봐... 또르르...)

 

 

"체육관에 오는 놈들은 전부 마음속에 이기고 싶은 상대를 하나씩 숨겨두고 있어. 아마 너도 그럴 거야. 세상을 살아가는 것도 마찬가지야. 누구나 이기고 싶은 무언가를 가슴에 품고 살아. 그걸 이기지 못하면 어떻게 되냐고? 패자가 되는 거야. 인생의 실패자가 되는 거지." (p.121)

 

"두려워서 도망치고, 무서워서 피하고, 공포에 질려 뒤로 물러나는 선수는 아무도 이길 수 없어. 영원한 패자가 되는 거지. 눈앞에 있는 상대는 쉬워. 오히려 가장 힘든 상대는 눈에 보이지 않아. 그들은 어둠 속에서 우리의 두려움과 공포를 먹고 사는 괴물이지." (p.138)

 

"두려움은 나약함, 회피, 부정이 한덩어리로 뭉쳐진 거지. 따로 흩어져 있을 땐 별 게 아니야. 하지만 그것이 하나둘 합쳐지면서 점차 괴물로 변해. 그 괴물에 발목이 잡히면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 끝없는 자기혐오와 비하에 시달리다 끝내 세상으로부터 버려지게 되는 게 두려움의 실체지." (p.286~287)

 

"승자가 모든 부와 명예를 독식하기 때문이야. 그래서 모든 복서의 꿈은 챔피언이야. 더 오를 곳 없는 정상에 서는 게 모든 스포츠의 목표지. 패자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아. 사람들은 오로지 승자만을 기억해. 그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마찬가지야. 아무도 삶의 패자를 위로하지 않아. 오직 승자만을 추앙할 뿐이지." (p.287~288)

 


 


■ 책 속의 문장 pick

그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상을 즐기고 있을 뿐 누구도 한 소녀의 불행에 관해서 관심을 갖지 않았다. 세상은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러했고 내일도 그렇게 무심하게 흘러갈 것이었다.  (p.174)

 

세상은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다. 때때로 우리가 믿었던 진실은 거짓이 되고 우리가 경멸했던 거짓이 진실이 되는 일들이 끝없이 반복되는 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p.244)

 


 

 

너무 불맛나는 청춘의 결말을 바랬던 걸까... 강태호의 죽음은 너무 허무했고, 윤주에게 개망나니 쓰레기짓을 한 놈들에게는 속이 뻥 뚫리는 시원한 복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에필로그'에 그 이후의 이야기가 담겨있지만.. 조금 더 빛난 청춘을 보고 싶은 마음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8월의 태양이 뜨겁듯 그들의 시간도 뜨겁게 지나가겠지.. 서로 어깨를 도닥여주며.. 좌절하고 희망을 가지고 다시 일어서고를 반복하면서.. 그렇게 살아가겠지, 잘..


청춘의 시기에 살면서 실패하지 않은 사람이 어딨어.. (실패가 없는 사람- 부러운 사람. ㅋ) 시행착오를 겪지 않은 사람이 어딨어.. 방황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있어.. 그렇게 성장하는거지.. 그러니까.. 불안하더라도 불확실한 미래에 너무 겁 먹지말고. 차분하게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for me..)

 

가독성 좋았던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조금이라도 위로 될 것 같은 『8월의 태양』..

지금 흔들리고 있는 이들에게 추천을..!!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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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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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 희망은 함박눈 다림 청소년 문학
윤이형 외 지음 / 다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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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다르지만 같은 메세지를 전하고 있는 다섯 편의 단편.  

좋아하는 작가님들의 글이 담긴 종합 선물세트 같은『장래희망은 함박눈』

 

무언가가 되어야 한다고, 꼭 꿈은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어른들의 만든 세상.. 대체로 남들처럼 사는게 가장 평범하고 보통의 삶이라고 단정지어버린 그런 세상에서 꼭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뭐든 잘 할 필요는 없고 살다보면 잘하는게 생길거고. 꼭 좋아하는 일을 할 필요도 없고, 잘 할 필요도 없다고. 꼭 훌륭한 사람이 되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세지를 담은 다섯 편의 소설.

 

내가 청소년 시기에 괜찮다고 말해주는 어른이 단 한명도 없었는데.. 그냥 거의 대부분의 어른들은 너무 똑같이. 정해진 인생이 제일 나은 거라고 말해주던 어른뿐이었던 것 같다. 잘할 수 있는게 없어도, 좋아하는 게 없어도, 꿈이 없어도 잘 살수 있다고 말해주는 어른은 정말 없었던 것 같다. 무조건 좋은 학교, 좋은 회사, 좋은 배우자...... (이게 뭐람!)

 

각 단편마다 주인공들에게 이입되어 와닿음이 묵직했던 것 같다. 지금이 불안하고 흔들리는 청소년 친구들이지만 어른들보다 조금 더 나은 책 속의 친구들이 참 예뻐보였다.





 


■ 책 속의 문장 

 

이 세상엔 그렇게 하면서 자기 자신을 망치고 아이들의 삶까지 망쳐 버리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다. 모두 자기만의 용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아니, 옛날에는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어딘가에서 자기만의 용을 잃어버린 것이다. 놓쳐 버려서 그렇게 무서워하며 벌벌 떠는 것이다. (p.35) _ 윤이형 <자기만의 용>

 

누구나 그런 마음이 숨겨져 있단다. 그 마음을 실천하는 데 필요한 것은 역시 자신의 마음이란다. 마음을 실천하는 데 자격 따위는 필요치 않아 자유롭다고 했다. (p.60) _ 박현숙 <천사는 죽었지만 죽지 않았다>

 

유시호는 시인이 되고 싶은 거겠지? 그래서 저렇게 열심히 시집을 읽고 도서관을 들락거리는 거겠지? 나는 되고 싶은 것도 없고, 이루고 싶은 것도, 관심 있는 것도 없는데 유시호는 벌써 자기 진로를 결정해 이미 그 길로 걸어가고 있었다. (p.97) _ 김이설 <안녕, 시호>

 

그냥 안 되겠다고, 못 하겠다고 솔직히 말하면 되는 일인데 이상하게도 그 말을 하기가 죽기보다 싫었다.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나면 사람들은 곧바로 또 다른 실망거리를 내게서 찾아낼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내가 가진 단점이 모두 튀어나와서 탈탈 다 털릴 것만 같았다. (p.132) _ 정은 <아이돌의 사촌>

 

좋아하는 것을 계속 좋아하기 위해 좋아하는 것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을 매일 해내는 마음에 대해. 언젠가 내게도 그런 것이 생길까?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좋아하게 될까? 사실 나는 그렇게 될까 봐 두렵다. 왜냐하면 나는 적당히 좋아할 줄 모르니까. 일단 좋아하면 그것만을 바라보고, 기다리고, 나에게 자꾸 실망하니까. 그것 아닌 다른 것은 시시해지고, 최고로 잘하고 싶고, 결국 이상한 배신감에 빠져 버리고……. (p.184) _ 최진영 <첫눈>

 



 

 

이 책은 청소년 문학이지만... 대부분의 청소년 문학도 그렇지만 이 책 역시 어른이들도 읽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라면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고... :D

 

꿈이 없어도, 잘하는게 없어도 잘 살 수 있을거라고. 다 괜찮을거라고. 다 괜찮다고 말해주는 어른의 응원이 필요한 청소년들에게.. 혹은 어른이들에게.. 이 책이 따뜻한 닿음이 되지 않을까싶다..

 

 

눈발이 흩날렸다. 낮에 그랬듯 잠시 흩날리다 멈출수도 있지만, 알 수 없지.  갑자기 함박눈이 될 수도 있잖아. 모든 시작은 미약하니까. (p.190) _ 최진영 <첫눈>

 

 

 

그러니까 나는.... 온 마음을 담아.. 미약하나마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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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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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크게 소리쳐! - 세상을 바꾸려는 십대들의 명연설문 특서 청소년 인문교양 11
아도라 스비탁 지음, 카밀라 핀헤이로 그림, 김미나 옮김 / 특별한서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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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D 강연자 아도라 스비탁의 세계 최초 청소년 연설문 모음집.

 

청소년 45명의 연설문과 우리에게 영감을 주는 청소년 24명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더 크게 소리쳐!』

기후변화, 정치, 교육, 환경, 소수자 등등 다양한 문제들, 우리가 제대로 바라보지 않는 완전하게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을 그런 주제들을 이야기하는 청소년들. 청소년들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생각하는 이 주제와 문제들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이들의 외침에 조금 부끄러워졌던 것 같다. 무늬만 어른인 나보다 훨씬. 비교도 안되게 나은 청소년 친구들이 많구나, 인식이 이렇게 달라졌구나 싶어서..

세계를 변화시킬 청소년 친구들의 목소리를 담은 작가 아도라 스비탁은 지금 현재는 물론 미래,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해낼 수 있고, 그 변화된 세상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요?" (p.6)

 

 

청소년부터 젊은 세대가 이런 주제와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신념의 목소리를 내어준다면 어른들 또한 관심을 갖게 되고 한 번 더 귀기울여 한 번 더 바라보게 되지 않을까... 뭐.. 사실 지금보다 앞선 어른들이 만들어낸 세상이지만... 그런 세상에 문제하나 없다면 이런 문제들로 머리아프지 않을텐데...ㅠㅠ 아무튼 이러나저러나... 지금을 생각해보면 당연히 수많은 문제들은 생각해봄이 마땅한 것도 같지만.. 미래를 살아갈 다음세대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01. 기후변화 _ 뜨거워진 지구의 신음 소리가 들리지 않나요?

02. 환경보호 _ 바로 지금, 행동에 나서야 해요

03. 과학 _ 과학으로 희망의 씨앗을 심어요

04. 발명 _ 작은 아이디어 하나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수 있어요

05. 신념 _ 작은 믿음이 변화의 심장을 뛰게 해요

06. 정치 _ 힘없는 다수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요

07. 교육 _ 배움은 모두의 평등한 권리입니다.

08. 청소년의 권리 _ 배우고 자라고 꿈꿀 수 있게 해주세요

09. 사회적 소외 _ 그늘에 가려진 사람들을 외면하지 말아요

10. 정체성 _ 내가 나이기 위해 허락을 받을 필요는 없잖아요?

11. 장애인 인권 _ 불편한 것은 몸이지 마음이 아니에요

12. 프로페셔널 _ 프로 정신에 나이는 상관없어요

 

 

모두의 이야기를 듣고나니 긍정적인 마음이 생기는 것 같았다.

 

가장 인상깊었던 열여덟 살 에머 히키와 시아라 저지의 이야기. 식물 뿌리의 못생긴 혹으로 세계 식량 위기를 해결 할 수 있는 아이디어로 대회에서 우승을 하기도 한 이 두 친구들.. 이들은 누구라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에머: 사람들은 이런 프로젝트를 해내려면 천재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천만에요. 우리는 천재와는 거리가 멀어요. 근처에도 못 간다고요. 한마디로 성실한 자세와 열정 그리고 많은 행운이 한데 섞여 만들어낸 결과였어요. (...) 우리가 깨달은 건 무엇이든 열정만 있다면 여러 가지 면에서 그걸 해내는 게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는 거였어요. 물론 엄청나게 많은 장애물을 넘어야 하지만요.

 

시아라: 만일 여러분이 어떤 프로젝트나 단체 또는 사업을 구상 중이라면 눈앞에 산더미처럼 놓인 일에 지레 겁먹지 마세요.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은 건 맞지만 단계별로 나누어서 하면 돼요. '하룻밤 사이에 유명해졌더라'가 현실이 되려면 그 전에 수백 번의 밤을 뜬눈으로 보내야 하죠. 우리는 이 프로젝트가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최소한 우리가 궁금했던 건 확실히 알게 될 것이고 세상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우리가 증명하려고 했던 대로 안 되더라도 뭔가를 증명하기는 할 테니까요. 우리는 우리의 몫을 해내는 것이고 세계의 지식 기반에 어떤 식으로든 이바지하는 일이 되겠죠. 그건 누가 뭐라든 자랑스러워할 만한 일이잖아요. 아주 평범한 청소년들이라도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에 거대하고 기념비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답니다.  (p.67~68)

 

 

 

세계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세계가 스스로 변할 수는 없습니다.

바로 제가 그리고 여러분이, 우리 모두가 그 변화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p.156)_ 말랄라 유사프자이(18세)

 

 

보이는 것들에 대한 관심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많은 이들에게 전달되면 좋겠다.

오늘도 이렇게 세상을 대하는 방식을. 또 새삼스럽게 다시 배워봄.. 그 마음을. 그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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