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셸비 반 펠트 지음, 신솔잎 옮김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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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문어가 만든 따뜻한 기적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미국 워싱턴주에서 다소 떨어진 작은 마을 소웰베이가 있다. 작은 마을이라 뭐든 금세 퍼진다. 때문에 마을 사람 모두가 잘 알고 지낸다. 정말 스스름없는 시골의 정이 느껴질 정도였다는.... 그리고 그 마을에는 아쿠아리움이 있다. 다소 낡았고, 보잘 것 없어보이지만 그곳에는 특별한 문어 마셀러스가 있다. 마셀러스는 지능이 높고 위장에 능하다. 인간을 좋아하지 않지만 사람을 관찰한다. 정말 독특하면서도 특별한 문어 마셀러스. 오래된 아쿠아리움에는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까지 청소하는 70세 야간 청소부 토바가 일하고 있다. 토바는 남편과 아들을 잃고 아쿠아리움에서 청소일을 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수조 밖으로 나가 어쩌다 전선에 감겨있는 마셀러스를 구조해주는 토바. 그 일을 계기로 인연이 되어 둘만의 우정이 생긴다.

 

"안녕, 마셀러스. 네 이름이 마셀러스 맞지?" (…)

몸이 앞으로 꼬꾸라져 코가 물에 닿기 일보 직전, 토바는 문어의 눈을 너무도 가까이에서 마주하게 되었다. 이 세상 것 같지 않은 짙푸른 눈, 너무 어두워 검은색처럼 보이는 그 눈은 영롱한 구슬처럼 빛났다. 서로의 눈을 마주 본 채 영겁과도 같은 시간이 흘렀을까, 그녀는 문어가 흐느적거리는 다른 팔을 자신의 다른 쪽 어깨로 뻗어 이번에 새로 한 머리를 툭 건드리는 것을 느꼈다. (p.151)

 

토바가 청소하다 다쳐 몇 주 쉬게 되고 대타로 캐머린이 청소일을 하게 된다. 캐머린의 등장으로 이야기의 전개는 빠르게 진행된다.

구조되어 아쿠아리움이 머물게 되었지만 죽기전까지 160여일이 남은 거대태평양문어 마셀러스는 토바와 캐머린의 비밀을 알려주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토바가 그 사실을 아는 것이 내게 왜 이렇게 중요한 걸까? 나도 그 이유를 확실히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 끝이 가까워지고 있고, 그녀가 여기서 머물 시간의 끝 또한 가까워지고 있다. 저 둘이 하루라도 빨리 깨닫지 못한다면 그 일에 얽힌 모두에게 하나의…… 구멍이 남게 될 것이다. 대체로 나는 구멍을 좋아한다. 내 수조 위에 있는 구멍이 내게 자유를 준다.

하지만 그녀의 심장에 생긴 구멍은 싫다. 심장인 세 개인 나와 달리 그녀의 심장은 하나뿐이다.

토바의 심장.

그 구멍이 메워지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할 생각이다. (p.368)

 

아쿠아리움에 있는 거대태평양문어 '마셀러스', 아쿠아리움 야간 청소부 할머니 '토바 설리반'과 다른 이들의 시선이 교차되는 장편소설 마셀러스와 토바의 놀라운 우정이야기.. 그리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 가족애 등을 볼 수 있었던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 책 속 문장 Pick

 

"누군가를 놔주는 게…… 가장 힘든 일일 수도 있단다." (p.402)

 

"너 없이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딸꾹질을 가라앉히며 간신히 입을 열자 마셀러스가 만화경 같은 눈을 끔뻑였다. 눈빛이 그 어느 때보다 흐려져 있었다. 몇 주, 어쩌면 며칠밖에 남지 않은 것 같아요. 테리의 말이 귀에 맴돌았다. 토바는 허리를 펴고 앉아 손등으로 남은 눈물을 훔쳤다.

"그렇다면 내가 너와 뭘 할 수 있을까?"

허리에서 전해지는 시큰함을 무시한 채 자세를 바로 하고 서서 어깨를 폈다.

"가자, 친구. 집에 데려다줄게." (p.513)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어."

토바가 입을 열자 마셀러스는 마지막으로 토바의 팔을 움겨잡았다. (p.515)

 

 

그립고 외롭고 어딘가 조금 쓸쓸했지만.. 따뜻했고 눈은 슬프지만 입가는 미소가 지어지는 이야기였다. 꽤 두꺼운 분량이었는데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은 소설!!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D

 

결은 다르지만 다큐멘터리 <나의 문어 선생님>이 생각이 났다. 다른 생명체와의 우정은 언제나 놀랍다. 상실의 슬픔, 사람, 관계, 친구, 가족 등에 대해 관심이 많다면, 응원과 희망, 누군가의 관심과 위로가 필요하다면 추천해본다.. ^^

 

 

 

#아쿠아리움이문을닫으면 #셸비반펠트 #미디어창비 #창비 #장편소설 #추천소설 #소설추천 #책추천 #도서지원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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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던 개가 떠났다 -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하고 다시 시작한 반려일기
도란 지음 / 설렘(SEOLREM)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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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들이라면 공감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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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던 개가 떠났다 -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하고 다시 시작한 반려일기
도란 지음 / 설렘(SEOLREM)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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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하고 다시 시작한 반려일기 『사랑하던 개가 떠났다』

 

사랑했던 강아지 여름이를 갑작스레 잃고 펫로스 증후군을 15년이나 경험한 저자가 다시 반려생활을 하면서 이별의 아픔과 지금의 기쁨을 담은 이야기다. 저자는 새로운 가족 모카와 함께 지내게 되고 펫로스 증후군을 이겨내는 반려견을 키운다면 애써 공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일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반려견 여름이를 떠나보내게 된 사연, 새로운 반려견 모카와의 생활, 반려견과의 에피소드를 담았는데 그런 와중에도 반려견 관련 사회적인 문제를 집고 넘어 볼만한 이야기들도 볼 수 있다. 반려견과 산책할 때 목줄을 하지 않는 문제점은 특히 더 조심해야할 일인텐데도 안일하게 생각하는 견주들.. 꼭 그런 사람들은 그러지... '우리 개는 안 물어요' .. 게다가 강아지가 배변을 하면 치우고 가지 않는 견주들의 무책임하고 무지한 행동들.. 하.. 이런 문제적인 행동들은 여전히 볼 수 있는 것 같다. (많이 나아졌다고 해도.. 많이 봄..)

 

저자는 너무도 갑작스러운 사고로 반려견 여름이와 이별을 하게 되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도 있으니까.. 반려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은 늘어나고 있는데 다들 어떻게 이별을 맞이할까..? 어떤 마음으로 반려견을 바라볼까? 이별의 순간이 온다면 어떤 마음일까..? 나도 겪어봤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다같은 마음이겠다는 생각이..

 

나도 반려견을 잃은 경험도 있고, 어쩔수 없이 헤어져야했던 경우도 있고(내 의사와 의지대로 할 수 없었던 일.. 이렇게밖에 말 할 수 밖에 없는..) .. 또.. 생의 끝을 본 반려견도 있었고... 어릴 때부터 많은 강아지 친구들이 있었다. 기억에 남는 아이들도 있고.. 여전히 그리운 아이도 있고.. 이별에 너무 마음이 아픈 아이도 있고(물론 다 그렇지만 유독 아픈 아이.. 너무 미안한 마음이 큰 아이) 그래서 나도 펫로스 증후군을 경험했고, 여전히 진행중인 것 같다. 문득문득 생각나고 저장되어 있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볼 때마다 울컥하게 되고...

 

아무튼.. 그 마음을 알 것 같아서 이 책에 대해 공감을 좀 많이 했던 것 같다.. 반려견과 함께 하는 이들에게는 더욱 더 공감이 될 마음들이 담겨있는 책 『사랑하던 개가 떠났다』 .. 저자는 모카와 함께 지내며 펫로스 증후군을 이겨내고 있지만.. 또 다시 언젠가 올 이별 또한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아, 물론 이건 한참뒤에 있을 일.. 나 또한 겪을 일.. 우리 모두 해피엔딩이기를..

 

 

■ 책 속 문장 Pick

 

반려동물이란 함께하는 즐거움과 건강한 생활에 비례하는 돌봄 노동과 책임감이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p.54)

 

지금 무엇이 싫고, 맛이 없고, 무엇이 좋고, 즐거운지 눈빛과 표정과 손짓과 발짓으로 열심히 전달하는 모카 덕분에 나는 해석하기 쉬운 동물의 언어를 읽는다. 강아지가 사람 말을 한다면 그 광경은 아마 편안하면서 눈물겨운 순간이 되겠지. 상상만으로도 흐뭇하고 찡해지는 그 풍경을 마음속으로 만끽해본다.   (p.107)

 

사람으로 살면서 타인과 화해하고 용서하는 일은 여전히 어색하고 낯설다. 어떤 갈등이 벌어졌을 때 사람들은 앞뒤 맥락과 자신의 기분, 감정에 따라 대응 방법을 선택한다. (…) 인간사의 화해는 종종 냉정하게 완성된다.

하지만 반려동물의 화해는 달랐다. 사람이 터득하지 못한 평화의 기초를 동물인 모카는 본능처럼 꿰고 있었다. 다리가 잠깐 아팠지만 자신에게 해를 입힌 상대를 즉시 용서했고 용서에 '뒤끝'이나 '계산' 따윈 없었다.  (p.125)

 


 

 

반려견과 함께 하는 동안 더 많이 사랑해주고, 아껴주고, 쓰담쓰담해줘야겠다..

모든 반려인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될 『사랑하던 개가 떠났다』 ... 반려견과 생활하고 있다면 읽어봐도 좋을 책... :D

 

 

#사랑하던개가떠났다 #도란 #설렘 #에세이 #반려견 #반려견에세이 #도서지원 #리뷰어스클럽

 

* 리뷰어스클럽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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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환마마 - 100일의 사투 네오픽션 ON시리즈 9
배준 지음 / 네오픽션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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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자음과모음 경장편소설상 수상 작가, 배준 작가의 신작 『호환마마: 100일의 사투』

 

 

짐승의 울음소리로부터 시작되는 조선의 악몽... 혼인하기 싫다며 편지 한 장 남기고 떠났던 세자 이신. 궁에 돌아온 세자는 아버지 이청에게 '피어리수'라는 신비한 꽃을 선물하며 말한다.

 

"세자가 나고 자란 집에 독하디독한 천재지변이 들이닥칠 것이다." (…) 장차 궁에 일어날 천재지변을 막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 하면서요. (…) 점쟁이의 말에 따르면 그 피아리수에는 영험한 주술이 걸려 있는데, 그 기운이 냄새를 맡은 자를 지켜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청은 세자의 말이 허황된 이야기라며 못마땅해 한다. 하지만 그 날 밤 진짜로 상상하지 못 했던 일이 발생하는데.... 범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궁에는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난다. 궁인들이 갑자기 비틀거리며 울부짖거나 물어버리는 등 이상한 증세를 보이며 서로가 물리고 물려 창귀로 변하는 기이한 사건! 왕과 금군들, 착호갑사 3인방은 힘을 합쳐 범을 쫓고 창귀들을 없애려한다. 하지만 자꾸만 늘어나는 창귀들.. 흡사 좀비처럼...

 

왕 이청에서 선물한 신비한 꽃 피어리수는 시간을 되돌리는 힘이 있다. 자꾸 뒤로 돌아가는 시간에 당황한듯 하였으나 그를 이용해 몇 번의 시행착오로 창귀를 물리치는 방법을 알게된다. 범이 가져온 저주, 신비한 꽃 피아리수가 가진 힘, 그리고 예상하지 못 했던 반전.

조선시대 타임리프 무협소설 『호환마마: 100일의 사투』

 

작가의 전작 『시트콤』을 재밌게 읽은 기억이 있는데, 분명 전작과는 다른 장르인데도 작가님만의 글과 문장의 느낌이 너무도 닮아 있기 때문이었으려나 이번 작품 또한 재밌었다. 소재 또한 독특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조선시대가 배경인데 좀비물이야, 근데 또 하루하루가 자꾸만 반복이 돼. 세자와 착호갑사와의 로맨스도 있어... 다양한 장르가 섞였는데 어색하지 않았고 오히려 흥미는 물론 상상력 폭발! :D

특히 이야기의 처음부터 알 수 있었던 왕과 세자, 부자간의 갈등이 현실속 익숙한 모습이었던 것 같다. 매사 간섭하고 구속하려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 품을 벗어나고 싶은 아들.. 장르소설인데도 현실 속 갈등을 담아내다니..

 

 

"제가 궁을 도망친 이유가, 혼인하기 싫어서인 줄로만 아셨습니까?"

"다른 이유라도 있다는 말이냐?"

"아바마마 때문이었습니다."

"……뭐?"

"소자의 일거수일투족에 빠짐없이 간섭코자 하시는, 아바마마의 그 지독한 집착에 숨이 막혀 도망쳤던 것이라고요." (p.20)

 



아.. 세자가 왜 그렇게 방황하고 반항했는지 알것 같았던 세자의 속내... ㅋㅋ

창귀, 타임리프, 무협, 액션 등 생동감 있는 스토리. 이들의 갈등은 어떻게 해결될지, 궁은 무사할지 결말이 궁금하다면 추천해봅니다.. :D  

 

 

 

#호환마마 #배준 #네오픽션 #자음과모음 #장편소설 #무협소설 #타임리프 #추천도서 #도서지원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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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라 허니셋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
애니 라이언스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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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표지로 정식 출간 된 힐링 감동 소설 『유도라 허니셋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

 

 

 

 

 

 

 

 

 

 

 

 

■ 책 속 문장 Pick

 

"저는 바다에서 수영하는 게 무서웠는데, 아빠랑 계속 얘기했더니 더 이상 무섭지 않더라고요. 무서워하는 것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 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해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똑같은 생각이란다. 사람들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건, 그게 너무 끝이라서 그런 거야." (p.281)

 

 

"곧 있으면 저 생일이에요. 제 생일 파티 준비하려면 유도라 할머니가 있어야 해요."

유도라 할머니가 있어야 해요. 그녀는 침을 꿀꺽 삼켰다. 스탠리가 뚫어질 듯 자신을 바라보는 게 느껴졌다. "잘 들어라, 로즈. 아주 중요한 얘기야. 내가 여태까지 만난 사람 중에 너처럼 멋진 소녀는 없었단다. 똑똑하고, 재밌고, 현명하지. 제이다한테 너 같은 친구는 너무 과분해. 그러니 그런 애는 무시하고 다른 친구를 찾아라. 너를 제대로 봐주는 친구 말이야." (p.463)

 

 

마지막에 다다르자 유도라는 이제 거의 혼자가 아니었다. 혼자서 아픈 시간을 보냈던 그녀는 간호사와 친구와 사랑하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와주는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 스탠리의 손녀들이 놀러 와서 책을 읽어주었고, 그들의 엄마 헬렌은 캐서롤과 꽃과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왔다. 롭은 늘 회사가 끝나면 들렀다. 그러면 주로 로즈가 얼마나 놀라운 아이인지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유도라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안전하다고 느꼈다. (p.500)

 

 

표지부터 힐링 그 자체! 가족, 친구 모두모두 같이 읽으면 좋겠는 책!! :D

정말 따뜻하고 유쾌하고 감동적인 소설 『유도라 허니셋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 완.전.추.천.

 

 

 

#유도라허니셋은잘지내고있답니다 #애니라이언스 #한스미디어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지만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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