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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서점
이비 우즈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7월
평점 :
1920년 대 파리와 더블린을 배경으로 역사적 사실에 소설이 섞인 2023년 영미권 화제작 『사라진 서점』
더블린의 신비한 서점.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펼쳐지는 이를 둘러싼 기묘한 이야기다. 실재 존재했던 서점, 책과 서점을 사랑하는 인물들이 만나 빛이 나는 소설 『사라진 서점』
남편의 폭력에 도망친 마서와 사라진 서점에 대한 기록을 쫓고 있는 헨리의 운명적인 만남. 갈 곳이 없는 마서는 보든 부인의 집에서 가정부 일을 하며 지내게 된다. 이상하고 괴팍한 듯하지만 보든 부인만의 친절을 알게 되고 새로운 집에서 마음을 열게 되는 마서. 그러자 조금씩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책이 툭 하고 떨어지질 않나, 벽이 갈라지지 않나, 그 틈으로 덩굴이 자라지 않나... 게다가 의미를 알 수 없는 문장들이 자꾸만 생각이 난다. 마서가 지내고 있는 방이, 집이 자신에게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을 받는데... 헨리와 함께 사라진 서점의 기록과 서점 주인 오펄린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100년 동안 숨겨져있던 진실이 드러나는데......
모든 게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모든 것이. 내가 품었던 모든 희망이. 순진무구하고 한심한 모든 희망이. 그 순간 난 깨달았다. 사람은 어차피 혼자다. 누구도 날 구하러 와주지 않는다. 사람들이 갑자기 변해서 내게 사과하고 나를 존중해 주는 일 따윈 없다. 사람들은 상처와 고통이 뒤범벅된 존재이며, 만만한 상대에게 울분을 푼다. 나를 구해줄 사람은 이제 나 자신밖에 없었다. (p.23)
어려서는 아빠에게 억압받고 커서는 남편에게 폭력에 힘들어했던 마서. 마서의 남편 셰인은 마서에게 함부로 했다. 하. 부들부들. 이 나쁜 자식. 본인 인생이 꼬인 것에 대해 마서 탓을 하고 있고. 온갖 모든 일들을 '탓'을 하며 뒤집어 씌우는 나쁜 자식... 하. 정말. 셰인이 마서의 머리끄덩이를 잡아당기는데 나야말로 셰인의 머리끄덩이를 잡고 흔들고 제치고 싶었... (부들부들) 그나저나 셰인을 처리한(?) 심지어 말끔하게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해치운(?) 보든 부인의 정체가 무엇이지...?
오펄린이 브론테 자매와 관련된 원고를 찾았는데 그 사실을 어찌 알았는지 오펄린의 연인? 썸 타는 관계인 아르망은 본색을 드러내 그 원고를 빼앗으려 한다... 하... 이 나쁜 자식... 그리고 오펄린에게는 오빠가 있는데 오펄린에게 험하게 대한다.. (하아.. 왜 그러냐 남자 놈들아..) 오빠의 계략에 정신병원에 갇히게 되는 오펄린. (하아) 꽤 오랜 시간이 걸려 조금은 쉽게 탈출하게 되지만... 아무튼지 간에.. 마서도 그렇고 오펄린도 그렇고 여성들이 자유롭지 못하고 억압받던 시대의 모습에 화가 나기도 했다.. 마서와 오펄린을 응원하게 되더라는.
"불가능한 건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 "도서관에서 만났던 날, 당신이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 한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그냥, 당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p.117)
마서와 헨리 그리고 오펄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실재 존재했던 서점과 서적상의 모습을 재현했고 책을 좋아하는 마음이 가득하고 무엇보다 꿈을 찾는,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 인상적인 소설 『사라진 서점』
책이 가진 힘이 좋았고 각자가 찾아내는 희망이 좋았다.
나는 밤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 고요하고 어둑한 시간에는 특별함을 더해주는 신성한 기운 같은 것이 있었다. (p.174)
"아무것도 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게 뭘까?" 정답은 '선택'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선택 역시 선택이니까. (p.176)
"(…) 난 그냥 항상 나 자신한테 너무 화가 나요. 아무리 기를 써도 인정 못 받을 텐데 노력은 해서 뭐 하나 싶고요."
"누구한테 인정받으려고? 남들이 만들어놓은 인생에 갇혀 사는 인간들? 그 인간들은 자네도 자기들처럼 갇혀버렸으면 싶은 거야. 자기들만 공허감에 사무치면 억울하거든. 조심해, 마서, 계속 부르주아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간 자네만의 가치를 못 보고 말 테니까!" (p.335)
공유하고 싶은 문장도 많고..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것만큼 좋았던 소설 『사라진 서점』 .. 그리고 책에서 언급된 책들도 읽어봐야겠다. :D
#사라진서점 #이비우즈 #인플루엔셜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