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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추는 찻집 - 휴고와 조각난 영혼들
TJ 클룬 지음, 이은선 옮김 / 든 / 2023년 11월
평점 :
하나의 세상이 끝나면 다른 세상이 열린다.
깊은 숲속에 자리해 있는 '카론의 나루터 찻집' .. 동화속에서 나올 것만 같은 모습의 이곳에서는 누구보다 차에 진심인 '휴고'가 정성스레 차를 내리며 매일 아침 영업을 시작한다. 나루터 찻집은 신기한 기운이 도는데 한 가지 비밀이 있다. 살아있는 자와 죽은 자들이 올 수 있는 곳이라는 점! 이승에서의 삶을 마친 영혼들이 다음 세상으로 건너가기 위해 들르는 찻집.. 이 찻집의 시계의 분침과 시침이 움찔하면 살아있는 자들의 시간도 멈추는데 그런때가 오면 카론의 나루터 찻집에 새로운 영혼이 찾아온다. 새로운 영혼에게 휴고는 차 한잔을 건넨다. 그 영혼의 인생이 담긴 차를.
주인공 월리스는 변호사로 성공했지만 어느 날 자신의 장례식장에서 눈을 뜬다. 자신의 죽음을 인정할 수 없는데 조문객도 딸랑 다섯 명이다. (잌!!) 어쨌든 자신의 죽음을 부정하는 월리스는 사신 '메이'에게 이끌려 '나루터 찻집'에 도착하게 된다. 죽은 자들이 다음 세상으로 무사히 건널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공 '휴고'를 만나는 월리스. 자신의 죽음을 부정하는 월리스는 알수 없는 두려움과 공포가 생기고.... 그러다 문득 저 문뒤에는 무엇이 있을지, 문을 건너면 사라지게 되는 것일지 궁금한 월리스.
월리스는 자신의 죽음을 부정 단계를 지나 점차 인정하는 과정에는 넬슨, 메이, 휴고, 강아지 아폴로가 함께 있었다. 점점 월리스를 통해 죽음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는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지난 과거의 자신의 모습에 후회하고 죽음 이후에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닫는 월리스. 스스로 외로웠다 고백하는 월리스의 모습에 짠.... 변호사였던 때에 늘 이기적이고 혼자의 삶을 살았는데.. 심장이 멈추고 그의 삶이 멈춘 후에야 사람과 사람,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존재와 함께 해야 함을 깨닫는 과정이 인상깊었다. 그 과정에서 휴고와의 진솔한 대화들이 너무 와닿았다.
반짝이는 별빛이 하늘 위해서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일까? 솔직하고 허심탄회하며, 가공된 삶의 모든 비바람과 소음이 제거된 진솔한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가 내면의 진실을 찾아가고 있었기 때문일까? 이유가 뭐였는지 몰라도 그는 이런 말이 튀어나왔을 때 막지 않았다. "당신 같은 사람을 예전에 만났더라면 좋았을 걸 그랬어." (p.210~211)
"죽음은 항상 두려워해야 하는 건 아니에요. 죽음은 전부도 아니고 끝도 아니니까요."
"마침표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p.197)
죽음이라는 소재로 이끌어가는 판타지 소설 『시간이 멈추는 찻집』 .. 중후반까지는 전개가 정말 차분하게 흐른다. 먹먹한 순간도 있고, 나도 모르게 슬퍼지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하고 감동적인 이야기.. (넬슨, 아폴로 가지마아..) .. 그리고 마지막 반전은 고마웠다.. (흐엉.. 기회가 있어서.. 머무를수 있어서 다행이야...)
"우리는 죽음에 개입하지 않아. 개입할 수 없어." (…)
"죽음은 항상 그 자리에 있으니까. 무슨 짓을 하든, 어떤 삶을 살든, 잘살든 못살든 그럭저럭 살든 죽음이 항상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우리는 태어난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가는 거야." (p.330)
☞ '죽음'에 대해 생각을 정말 많이 하는 편이다. 뭐랄까. 죽음에 대한 충동 이런게 아니라 죽음으로 가기까지의 삶의 과정이라던가, 그 이후의 세계 또는 남아 있는 사람들의 슬픔 등.. 뭐 그런 자잘하지만 할 수 있는 생각들.. 위 문장처럼 우리는 태어나서부터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건데.. 요즘 부쩍 그 끝이 어떤지, 어딘지가 궁금하다. 사람마다 다 다른 끝이 오겠지만.. 부디 그 끝은 쎄게 아프지 않았으면.. 그리고 내 마지막의 모습을 보는 누군가에게는 덜 무서웠으면....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게 될지 궁금한 나란 사람....)
죽음의 부정과 두려움.. 삶의 후회와 깨달음.. 그리고 마지막에 받아들이는 월리스의 모습에 폭풍오열.. 와닿은 문장들도 많고 섬세한 감정들이 담긴 표현들이 좋았다. 기대했던 것보다 엄청 좋았던 소설 『시간이 멈추는 찻집』
실제로 나루터 찻집이 있다면. 휴고를 만난다면. 문득 휴고는 내게 어떤 차를 내어줄지 궁금해진다... :D 그리고 작가의 전작 「벼랑 위의 집」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꺄아- 죽음에 대해 생각이 많다면, 힐링 판타지 소설을 찾는다면.. 추천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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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