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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얼 향수가게
진설라 지음 / 서랍의날씨 / 2023년 12월
평점 :
그리움으로 만들어지는 마법같은 향수 조향이 시작되는 곳! 『메모리얼 향수가게』
누군가의 사무치는 그리움이면 언제 어디서든 나타나는 '메모리얼 향수가게'. 추억이 깃든 곳에 마법처럼 출몰하는 메모리얼 향수가게는 살아있는 사람들을 위해 죽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매니저 진두리, 조향사 조이플은 고인을 그리워하며 슬픔에 빠져있는 손님을 위한 향수를 조향한다.
대충 어떤 과정이냐면... 죽은 자들이 자신을 잊지 못해 괴로워하고 꽤 오랜 날들을 슬픔에 빠져있는 사람들의 꿈에 나타나 메모리얼 향수가게로 오게끔 한다. 그들이 방문하면 진두리와 조이플은 그리움으로 곪은 그들의 마음을 그대로 고인과의 추억을 향수로 만들어 그들의 마음을 치유하기도 한다.
진두리와 조이플의 사연까지 해서 아홉 편의 사연에는 모두 사랑하는 사람과 다양한 이별을 마주 할 수 있었다.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도 하고, 갑작스러운 사고로 이별을 하고.. 어떤 이별이든 다시 볼 수 없는 그리움이 만들어낸 삶의 폐허.. 각각의 이야기마다 눈물없이 볼 수 없는...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많이 좀 슬프기도 했던 『메모리얼 향수가게』 .. ㅠㅠ 못 견디는 그리움도 그 그리움도 놓아주어야 하는 것도 남은 사람들의 몫.. ㅠㅠ
이플은 메모리얼 향수가게에서 수많은 영혼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의 향기를 맡으면서, 인간의 삶이란 저마다의 사연과 추억이 얽히고 쌓여 영화롭게 빛난다는 것을 얼핏 깨닫고 있었다. (p.102~103)
이플은 요즘 들어 부쩍 생각이 많아졌다. 자신의 삶이 가장 불행하다고 불평불만으로 점철된 시간을 살아왔다. 불행했기 때문에 불친절한 언행이 당연하단 듯이 더 뾰족하게 굴었던 나날들.
상처받았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상처 주는 일을 서슴지 않던 지난 삶들이 고속열차처럼 맹렬히 지나갔다. 거칠고 난폭한 바람이 휘익 부는 동안 이플의 머리와 심장이 얼얼했다.
자신의 삶이 향수로 만들어졌을 때 과연 이들 영혼처럼 아름답고 순박한 향이 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새로운 영혼을 만날 때마다 상처투성이인 철없는 고슴도치 조이플의 뾰족한 가시가 하나둘 떨어지고 있었다. (p.161~162)
조향사 이플이도 부모에게 버려진 아픈 상처가 있지만 누군가의 일생을 향기로운 향수로 만들어 주면서 점차 단단해지고 성장해가는 모습이다. 그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따스해지기도 했다. 그 따스함에 더해 진두리와 조이플의 따뜻한 엔딩은 미소를 짓게 했고....
나의 마지막도 되돌아보면 영화롭게 빛이 났으려나. 남겨진 이들에게 나의 삶을 향수로 만들어준다면 아무런 향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아무 기억도 안남겼으면 좋겠고, 때문에 향기로 치유되는 그리움이란 자체도 나에게는 없는 일이었으면 좋겠다.. 이 책의 내용과는 사실 너무 동떨어진 생각이지만.. 그냥 난 그랬으면 좋겠다.. 처음에는 추억은 방울방울 좋은 기억들이 모여 나란 사람도 좋은 향기로 남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문득- 그냥 나는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않고, 그 어떤 것에도 추억이 다 사라졌으면 좋겠다.. 다 날아갔으면 좋겠다.. 이건 뭐 개인적인 마음이니까는...
각각의 에피소드가 따뜻했고 눈물로 시작해서 감동의 여운이 남았다. 몰입도가 좋아 금세 읽을 수 있고, 조금도 마음을 뗄 수 없는 힐링 소설이었다. 표지부터 기분 좋은 힐링과 감동이 있는 『메모리얼 향수가게』 .. 완전 추천!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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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고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