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사고 릿츠 숏츠 문학 1
이우 지음 / 릿츠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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릿츠 쇼츠 문학 시리즈 001 『야생의 사고』



비행기 추락 사고로 외딴 섬에 표류하게 되는 한 남자. 그곳에는 악어 부족이 살고 있다. 그들의 도움으로 목숨은 건지게 된 남자. 물질적인 성공만이 성공으로 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왔기에 악어 부족을 경멸의 시선으로 본다. 하지만. 당장은 다시 되돌아갈 수 없음을 깨닫게 되고 악어 부족에 어울려 살아보기로 한다. 점차 그들과의 생활이 익숙해져가고 그들에게 인정받고자 전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 뒤로 나는 조금씩 옷을 벗기 시작했다. 구찌 티셔츠를 오두막 한편에 개어 두었다. 얼마 후엔 발망 청바지도 벗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롤렉스는 풀지 못했다. 이것마저 벗는다면 내가 어디로부터 왔는지, 누구였는지조차 잊어버릴까 두려웠다. 이건 나의 정체성을 유일하게 지켜 주는 마지막 보루와도 같았다.  (p.31~34)


자신이 살던 세상의 나였으며 나를 증명하는 것이기도 한 롤렉스 시계를 풀어버리지 못한다. 그랬던 이 남자는 악어 부족에서 인정받고 싶어하는 아이러니함. 원래 자신의 세상에서도, 표류된 악어섬에서도. 이 남자는 인정받고 싶어한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가만 생각해 보니 악어 부족에는 신분증이 없었다. 존재 자체가 곧 신분이었다. 이런 세계에 신분증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마땅한 대답을 찾지 못했다. 

"그건… 나라는 존재를 증명하는 물건이야."

"족쇄처럼 손목에 차는 게 당신이 누구인지 알려주는 거예요? 이렇게 무거운데요?"  (p.52~53)


남자는 롤렉스 시계를 통해 인물의 내적 변화, 사람의 욕망을 보여준다. 남자는 롤렉스 시계를 풀지 못한 그 기분을 알 것도 같았다. 우리는 저마다의 세상에서 인정받고 싶고, 어떻게든 어울리고 싶지 않나.. 그게 기준이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다 각자의 욕망이 있을건데.. 선택적인 욕망을 마주하는 순간의 질문이 인상적이었다. 내가 나를 잘 안다고 생각했던 것도 아닌 것만 같고, 이젠 어떻게 해야할지, 어디로 가야할지 잘 모르겠는데.. 나는 과연 무엇을 갈망하며 살고있는 걸까..? 


나는 어느새 늪의 사내들을 동경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새하얀 발톱을 필두로 뭉쳐 다니는 전사들의 무리에 끼고 싶었다. 이 사회의 주류가 되고 싶었다. 그들과 함께 얼굴에 야수같은 치장을 하고, 창을 꼬나쥐고 원시림에 사냥을 가고 싶었다.  (p.46)


남자가 처한 상황을 똑같이 마주한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남자처럼 생존을 위해 그 사회에 적응하고 인정받으려 노력했을까.. 일단 살려고 뭐든 했겠지싶은데...... 하하-  

짧은 소설이지만 꽤 묵직한 소설이었다. 생각할거리도 많았고.  (이러나저러나 물질적으로 여유는 있고 싶네. 우하하하.) 


「레지스탕스」를 읽고 인상깊게 남은 이우 작가님의 『야생의 사고』 짧지만 묵직한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이 또한 좋았다. 다음 작품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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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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