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BL] 가장 보통의 연애 1 [BL] 가장 보통의 연애 1
조우 / 비욘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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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의 연애생활을 이어가는 남남커플들의 이야기지만, 나 아닌 누군가를 마음에 깊이 두고있는 여느 연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마음의 파도와 다르지 않았다.

주변의 눈길에 민감해야 하고, 상대방이 나 때문에 손해를 보며 살고있는 것이 아닐까 괜히 미안해하며 죄인같은 느낌이 되는 것이 조금 특별한 상황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서 상대방에게 더욱 애틋하고 더 열렬하고 눈물겹다.

가족들에게 둘 사이를 알리고 반대에 부딛쳐 병원에 실려가기도 하고, 형의 연애에 충격을 받아 사이가 소원해진 남동생과의 갈등이 10년간 계속되기도 하면서 마냥 아름답기만 하지는 않은 연애를 근근이 이어가는 두 사람. 둘 사이에 상대방을 사랑하는 방식이 달라서 질투하고 오해하고 그러다가 다시 화해하면서 다시금 단단해지는 둘 사이의 관계. 그리고 가족들과의 화해의 이야기들.

그야말로 보통의 사람들 사이에 일어나는 보통의 사랑과 연애이야기. 허황되지 않고 현실적인 고민들이 주를 이루는 이야기라서 너무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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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애인이라는 사람은 나 같은 사람 때문에 발 동동 구르고 속 끓이고 살아요. 사람들 많이 만나는 일이고, 애인보다 정아나 팀장님 얼굴 보는 시간이 더 많은 일을 하겠다고 했을 때도 서운하다는 말 한 마디 못하고 네가 하고 싶은 일이면 그렇게 하라고 했던 놈이에요. 야근에 철야를 밥 먹듯이 해도 데이트할 시간이 없다고 징징대는 게 아니라 내가 끼니 거를까봐 회사까지 와서 나 밥 먹는 거 보고 옷 챙겨다 주고 집에 가는 놈이고요. 보통 그렇게 몇 년을 살면 속병이 나든가 아니면 못 견디겠다는 티라도 내야 되는 게 정상인데 내 애인은 그러지도 않아요. 걔는 우리가 어디 가서 각자 애인 있다는 말도 쉽게 못하고, 집에 한 번 내려갈 때마다 죄인처럼 가는 것까지 다 지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살거든요. 내가 무슨 짓을 해도 화 한 번 제대로 못 내고, 정말로 열 받아서 화를 내더라도 금방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 하면서 내 눈치 보고 살아요.”
“…….”
“그렇게 꼬박 십 년을 연애하고 있는데, 내가 그런 애인을 두고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오겠어요?”

가장 보통의 연애 1권 | 조우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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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로 열린책들 세계문학 212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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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힘들었다. [레슨 인 케미스트리]같이 분명하고 명쾌한 이야기를 읽고 난 아후에 버지니아 울프를 읽자고 집어든건 정말 잘못된 선택이었다. 그래도 뭐, 재탕 삼탕 하면서 줄거리 이해하려고 버둥버둥거리며 어쨌든 읽었다.

이야기 전체 구조도 독특하다. 1부: 창, 2부: 시간이 흐르다, 3부: 등대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1부는 1차세계대전 전의 행복한 시절이야기, 2부는 10년정도 훌쩍 시간을 뛰어넘어 전후에 가족들이 일부 사먕하고, 주인공 격이던 램지 부인이 죽은 이후 1부의 장소로 사람들이 다시 모이기 직전 상황을 짧게 그린다. 마지막 3부에는 1부에서 램지씨의 강요로 좌절됐던 등대까지로의 여행이 드디어 시작되는 이야기다.

[자기만의 방]에서도 느낀거지만, 여성의 독립정신과 영민함, 자존감 이런 주제를 깊이 생각하는 작가라는 느낌. 여성으로서 가정이나 공동체 안에서 누릴 수 있는 자격과 위치, 그에 상응하는 아름다운 태도 등을 등장인물들을 통해 구구절절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램지 부인의 예민하고 사려깊는 조정능력과 남편의 사랑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줄 아는 지혜, 자녀에 대한 사랑은 가히 모범적이다. 화가인 릴리도 이 가족들을 관조하며 분위기를 읽고, 구성원 하나하나의 입장에서 그들의 심정에 기꺼이 공감할 줄 아는 민감한 감수성의 소유자다.

여성의 역할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만들어주는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무작정 아버지가 시키는대로 결혼해서 남편말에 고분고분 따르며 수동적으로 지내는 여성의 모습이 아니라, 나의 가정과 주변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돌보며 나은 방향으로 움직여가는 능동적인 모습이기를. 마치 가만히 작은 섬 위에 초라하게 세워진 등대가 아니라 어두운 밤 바다에서 깜빡이며 불빛을 비추는 등대처럼 존재감 있는 여성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은 아니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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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저렇게 생겼구나, 제임스는 생각했다. 그렇게 여러 해 동안 맞은편 만에서 바라보았던 등대라는 것은 헐벗은 바위 위의 삭막한 탑일 뿐이었다. 그는 만족했다. 그것은 그가 자신의 성격에 관해 어렴풋이 느끼던 바를 확인해 주었다. 나이 든 부인네들은, 하고 그는 집의 정원을 떠올리며 생각했다. 아마 잔디밭에서 의자를 이리저리 끌고 있겠지. 가령 벡위스 노부인은 항상 인생이란 얼마나 좋은 것이냐 얼마나 감미로운 것이냐 그들은 얼마나 자랑스러워하고 행복해야 할 것이냐 하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사실 인생이란 꼭 저 등대 같은 것이리라고, 제임스는 바위 위에 우뚝 서 있는 등대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등대로 | 버지니아 울프, 최애리 저

#등대로 #버지니아울프 #열린책들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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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 인 케미스트리 2
보니 가머스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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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유쾌하고 통쾌한 권선징악의 카타르시스의 정수를 골수까지 짜릿하게 느끼게해주는 시원한 소설.

화학을 소재로 하고있지만 인생의 변화를 역설하는 자기계발서이면서, 900개가 넘는 단어를 인지하고 실험을 돕는 영리한 개가 나오는 환타지소설이기도 한. 영리한 과학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서 4세에 이미 두꺼운 역사서를 읽고 이해하지만 학교생활에 적응못해 고뇌하는 여자아이의 성장소설이면서 출생의 비밀과 키다리아저씨를 밝혀가는 미스테리 소설의 측면도 가지고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이야기.

등장하는 인물들이 너무 치밀하고 생생해서 눈 앞에 그려지는 듯했다. 주인공 커플 각자의 삶도 너무 비극적이고 독특한데, 이들과 연결되는 주변인물들과의 관계와 사건들이 교묘하면서도 유기적으로 중첩되며 기발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내용상 [랩걸]처럼 여성과학자로 살아가는 데에 대한 고충과 여성불평등을 역설하는 면이 강하지만, 굳이 이 작품을 그런 쪽으로만 규정하고 싶지 않다. 삶의 변화가 절실한 인간이라면, 부당하고 억울한 상황에 들고일어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으면서 힘 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2023년에 읽은 책 중 손꼽히는 작품이 되지않을까 싶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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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희망 같은 건 없어요. 하지만 믿음이 있어요.”
매드는 사서함 주소를 가만히 바라보며 말했다.
웨이클리는 놀라서 아이를 바라보았다.
“음, 너한테서 그런 단어를 듣다니 재미있구나.”
“왜요?”
“왜냐면 말이지, 알잖니, 종교는 믿음을 필요로 하거든.”
아이는 웨이클리를 더는 민망하게 만들지 않으려는 듯 조심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아저씨도 아시잖아요. 믿음에는 종교가 필요 없어요. 그렇지 않나요?”

레슨 인 케미스트리 2 | 보니 가머스, 심연희 저

#레슨인케미스트리 #보니가머스 #다산북스 #강력추천도서 #화학자 #화학은변화다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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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 인 케미스트리 1
보니 가머스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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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건 정말 너무하다.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다. 작가 데뷔 후 첫번째 소설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박사과정 중에 지도교수에게 성폭행 당하고 결국 학위없이 쫓겨나서 화학연구원으로 일하는 주인공 엘리자베스. 1950, 60년대 여성에대한 차별과 편견이 가득한 사회에서 과학자로, 홀로 비혼자녀를 키우는 엄마로 살아가는 그녀의 황보에 눈물과 박수를 보내게 된다. 이야기가 전혀 어둡지않고 여기저기서 위트와 상상력이 넘친다.

부당한 대우와 잘못된 평가에도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소신을 밀고나가는 그녀의 심지굳음이 너무 매력적. 이제 1권 읽었는데 2권도 기대중. 이거 정말 대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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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안녕, 우리 토끼. 학교는 재미있었니?”
엘리자베스는 한쪽 팔로 커다랗고 깡마른 아이를 감싸며 애써 차분한 목소리를 냈다.
“나 클로브 히치 매듭 만들었어. 물건 발표하기 시간에 썼어.”
매들린은 밧줄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아이들이 좋아했니?”
“아니.”
엘리자베스는 아이를 꼭 껴안으며 말했다.
“괜찮아. 우리가 좋아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이 다 좋아하는 건 아니니까.”
“내가 물건 발표할 때는 아무도 안 좋아해.”
“나쁜 새끼들.”
해리엇이 투덜댔다.
“그래도 네가 가져간 화살촉은 좋아했잖아.”
“아니, 안 좋아했어.”
“음, 그럼 다음번에는 주기율표를 가져가면 어떨까? 그건 누구나 좋아하거든.”
그때 해리엇이 제안했다.
“아니면 아줌마의 보위 나이프를 빌려 가도 돼. 녀석들에게 분명히 보여주라고.”

레슨 인 케미스트리 1 | 보니 가머스, 심연희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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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 가성비의 시대가 불러온 콘텐츠 트렌드의 거대한 변화
이나다 도요시 지음, 황미숙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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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렇게 어쩔 수 없이 쉰세대가 되어 가는 것인가? 나와 다른 젊은 세대를 보면서 이해하려 노력하기보다는 ‘왜 저럴까‘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부터 드는걸 보니.

영화나 영상콘텐츠를 필요한 부분만 빨리 돌려보는 경우는 나도 종종 있는 편이라 그렇게 별다르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데, 저자가 조사한 바로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이런 현상이 꽤 많이 목격된 모양이다.

알고 있어야 하고 소화해야 할 정보들은 차고 넘치는데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해서 이기도 하고, 전체를 정주행 할 만큼 가치로운 영상이 아닌 경우, 혹은 전체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드는 부분은 과감히 빨리 돌리고 넘어가는 추세인듯. 생각해보니 최근 인기있는 드라마 전체를 짧게 요약해서 알려주는 영상들도 많아져서 나도 자주 애용하곤 했었다.

경쟁하랴 생존하랴 바쁘게 사는 젊은 세대들이 안쓰럽기도 하면서, 독서나 영화감상 느긋하게 곱씹으며 이런저런 생각해 볼 기회가 점점 없어지는게 아닌가 걱정되기도 하고. 우리 때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문학이나 철학 같은 것들도 일부러 가까이하려고 노력하기도 하고 그랬던거 같은데. 예전보다는 깊이는 얕아지고 이것저것 조금씩은 알아야 하는 것이 미덕인듯 받아들여지는 것 같은 느낌.

이렇게라도 자꾸 젊은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봐야겠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되서 모처럼 고개 끄떡이며, ’오호~‘ 탄복하며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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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빨리 감기는 시대적 필연이라 불러야 했다. 사람들의 욕구가 기술을 진화시키고 기술 진화가 다시 사람들의 생활 양식을 변화시킨다. 그 과정에서 생긴 빨리 감기 시청, 건너뛰기 습관은 ‘가급적 적은 자원으로 이윤을 최대화하려는’ 자본주의 경제에서 거의 절대적 정의가 될 수 있는 조건을 모두 갖추었다. 빨리 감기가 어떻게 필연성을 획득했는지는 충분히 이해했다. 다만 그래도 역시 의문이 남는다.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본다니 대체 어찌 된 일일까?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 이나다 도요시, 황미숙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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