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트렌드 2025 - 새로운 부의 기회를 선점할 55가지 성공 시나리오
정태익 외 지음 / 북모먼트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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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실상부 대한민국 No.1 경제 트렌드서 <머니 트렌드 2025>
- 누적 조회수 11억 뷰, 420만 명이 열광하는 인사이트
- 2년 연속 출간 즉시 분야 · 종합 베스트셀러
- 교보문고 · 영풍문고 이달의 책 선정 도서

경제나 돈 관련된 책은 거의 읽지않고 있던 참이라 한 권 읽어볼까 싶었던 차에 서평단에 뽑혀서 우연히 읽게 된 책. 호기롭게 읽기 시작하긴 했지만 앞부분에 나온 경제전망이나 주식, 부동산쪽은 도저히 내가 이해할 능력 밖이라 전반적인 우리 사회의 소비패턴과 변화하는 사회의 모습에 초점을 맞춰 설명한 4장과 5장, 그리고 반도체, 인공지능 같은 신기술과 기후위기에 관련된 내용을 담은 6장, 7장 위주로 재미있게 읽었다. 최근 가장 핫한 이슈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4장 과거와 관성을 버려야 돈이 보인다

<오프라인의 역습, 러닝>
최근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는 취미인 달리기. 늘어가는 러닝관련 수요에도 불구하고 나이키의 매출은 추락했다. 이것은 소비자들이 패션 스타일의 접근에서 진짜 운동으로의 접근으로 태도가 전환됨을 보여주는 것이다.
소비위축 상황으로 막대한 재고가 발생했을 때, 오프라인 소매점에서 나이키가 철수한 후에 호카, 온 러닝, 아식스, 뉴발란스 등이 기회를 잡는 결과가 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오프라인은 계속 필요하다는 것. 사람들의 욕망은 오프라인을 버리지 않으며, 오프라인 유통과 소매는 사라질 수 없다.

<Young-Old와 케어 이코노미>
욜드는 건강을 유지하며 은퇴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소비생활과 여가를 즐기는 이들을 말하며 젊은 노인의 소비력과 그들의 자산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기대수명은 점점 길어지고 노후에 쓸 돈은 더 많이 필요해지며, 자녀에게 부를 대물림할 여력 역시 점점 떨어진다.
결국 노년의 부모를 돌보는 것은 자녀의 몫이 아니라 돈의 몫이다.

<수면 이혼과 슬립 테크>
수면이혼이란 부부가 함께 살지만 잠은 분리된 각방에서 자는 것을 말하고, 수면의 질이 낮아지기 때문에 증가추세에 있다. 특히, 여성의 수면의 질이 상대적으로 남성보다 낮기 때문에 여성이 수면산업에서 좀 더 중요한 소비자다.
수면장애를 개선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확대, 조명과 음향, 향기, 가구, 침구에도 IT 기술이 적용된 제품과 서비스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편안한 잠을 돕는 수면관련 치료제, 수면유도 음료나 영향보조제 산업도 확대될 것이다.

<2025년 뜨는 음식 유행의 비밀>
SNS에 사진을 올리기 좋게 인스타그래머블한 ‘시각적으로 새롭고 화려한‘ 디저트 계속 유행한다. 호기심에 의한 접근, 남들보다 먼저 경험했다는 것이 중요하기에 초반에 인기가 강하지만 경험이 확산되면 금새 사라진다.
디저트가 달달해질수록 매운 음식시장도 건재할 가능성이 높다. 즉, 탕후루는 사라져도 마라탕은 지속된다.
쉽게 충족되지 못하는 욕망은 오래가지만, 누구나 몇천 원으로 쉽게 충족할 수 있는 욕망은 오래가기 어렵다.
*일본 디저트에 주목하라

<다이어트 이코노미와 올라운드 안티 에이징>
사람들이 건강관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당뇨와 비만. 이들은 서로 연결된다. 비만치료제 시장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운동으로 건강관리를 일상적으로 하는 운동홀릭족도 많아질 수밖에 없고, 근력운동과 함께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이들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비만을 잡는 자가 돈을 잡는다.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패션, 뷰티 산업도 커진다.
다이어트는 노화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으므로 자연스럽게 안티 에이징과 연결된다. 이제 20대부터 모든 연령에 전방위로 적용되는 욕망이 되었다(얼리 안티 에이징 시장에 20, 30대 대거 진입).

<4554, 한국 사회의 킹핀이 되는 사람들>
2025년 기준으로 45~54세 (1971~1980년생)면서 다양하게 경험을 쌓고 안목과 경제력을 갖춘 4050대가 한국 사회의 킹핀이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수를 가진 그룹이고, 1020대를 자녀로, 7080대를 부모로 둔 사람들이면서 중간 세대로서 이들 모두에게 직접적 영향력을 미친다.

#도서협찬 #머니트렌드2025 #정태익 #김도윤 #경제경영 #트렌드 #베스트셀러 #신간 #책추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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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슴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장편소설 문학동네 한국문학 전집 24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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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 한 번도 손에서 놓지않고 단숨에 읽었다. 숨이 가쁘다. 책을 읽는 내내 작품 전면에 흐르는 마치 ‘깊은 굉도에 갖혀 숨도 못쉬고 차가운 물이 목까지 차올라있는 느낌’이라니. 작품 속의 어느 인물처럼 그렇게 어둠속에서 60시간 넘게 생사를 오가다 멀리서 빛 한 줄기를 발견했을 때의 경험이란 어떤 의미일지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하겠다.
모두들 각자의 어둠이 있고 그 어둠에 대응하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 어둠의 존재를 인정하며 거기서 파생되는 비애와 패배감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그 결박속에서 안정감을 느끼며 사는 사람도 있고, 끝내 어둠을 물리치려 발버둥치다 산산이 부서지는 사람도 있다. 또는 어둠을 싫어하지만 저항보다는 그저 침묵하며, 침묵을 빛이라 착각하며 그저 이리저리 부유하듯 아무렇게나 살아버리는 사람도 있겠다.
작품속 의선, 인영, 명윤, 사진가 장, 이 인물들이 각자의 어둠을 뚫고가는 여정이 어느하나 녹록치는 않지만, 결국에는 그 혹독함이 사람들이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따스함과 용기를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결말인듯 해서 마음에 들었다.

<검은 사슴>이라는 제목이 궁금했는데, 광부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전해내려온다는 동물이란다. 정말로 이런 이야기가 전해지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작가의 상상력이라면 정말 감탄할 수밖에 없다.
깊은 땅속 암반 사이에서 사는 짐승. 온몸은 검은 털로 뒤덮였고 두 눈은 굶주린 범처럼 형형하며 이빨은 늑대 송곳니처럼 단단한 이 짐승의 몸에서 유일하게 아름다운 것은 이마에 자라난 번쩍이는 뿔이다. 천형처럼 어둠을 짊어진 이 짐승의 평생소원은 단 한 번만이라도 하늘을 보는 것이어서, 마주치는 사람들한테마다 바깥으로 나가는 길을 묻는데, 사람들은 검은 사슴의 뿔을 자르고 이빨을 뽑은 뒤 길을 막아 따라나오지 못하게 한다.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보지 못하게 된 검은 사슴은 흐느껴 울다가 들쥐 새끼만하게 쭈그러들어 숨이 넘어가거나, 어쩌다 운좋게 암반 사이의 가느다란 틈을 비집고 나와 꿈에도 그리던 하늘을 보게 되면, “햇빛을 받자마자 (……) 순식간에 끈적끈적한 진홍색 웅덩이로 변해버린다. 눈부터 빨갛게 녹아버리는 거다”.

‘검은 사슴’은 극중 이상한 행동을 보이며 행방불명되는 ‘의선’의 모습과 흡사하다. 가출한 어머니를 찾아서 아들 딸을 남겨놓고 외지로 떠돌던 아버지를 기다리며 정신이 온전치 못한 오빠를 돌보던 그녀는 사회로 나와서도 자신을 옥죄는 어둠과 싸우며 희미한 기억 속의 아름다운 고향마을을 찾아 길을 떠난다. 그녀 주변의 모든 것이 검은 사슴의 뿔을 자르고 이를 뽑아내는 광부들처럼 그녀를 파괴하려든다.
한강 작가의 1995년 작품인데, 중간중간 <채식주의자(2007)>의 한 대목을 보는 듯 한 설정과 구절들이 보여서 반가웠다. 한강 작가의 작품을 접해보지 못한 분이라도 쉽게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을만한 작품인듯 하다. 너무 좋았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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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서서히 미쳐가는 사람들도 있는 거 아닐까요? 서서히 병들어가다가 폭발하는 사람 말예요. 줄기가 뻗어나가다가, 한없이 뻗어나갈 듯하다가, 그 끝에서 거짓말처럼 꽃이 터져나오듯이…… 글쎄, 이 비유가 걸맞은 것 같진 않지만…… 그런 식으로 터져버리는 거죠. 그래요, 오래 잘 참은 사람일수록 더 갑자기.
... (중략) ...
선배는 예전의 그애를 좋아하지요. 하지만 나는 그때의 그애를 몰라요. 다만 지금의 그애가 좋아요. 그때를 모르니까. 하지만 몰라도 괜찮아요…… 지금이 좋으니까.

검은 사슴 | 한강 저

**어둠 속에서 서서히 미쳐가는 사람에게도 희망은 있다. 미치기 전의 모습 뿐 아니라 미치고 난 후의 모습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누군가가 어디엔가는 있을 것이기에.

#검은사슴 #한강 #문학동네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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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들판을 걷다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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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맡겨진 소녀>에서도 가난 때문에 많은 자녀를 부양하기 어려워 친척에게 맡겨진 어린 소녀를 주인공으로 그렸는데, 이번 책 <푸른 들판을 걷다>에 들어있는 단편들의 주인공도 그 소녀와 크게 다를 것 없는 딱한 처지에 있다.

어머니의 묵인 아래 친아버지에게 성적 학대를 당하기도 하고, 사제의 신분 때문에 시랑했던 여인과 맺어지기는 커녕 그녀의 결혼식을 주관해야 하는 운명이다.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여성에게 차이는 불쌍한 남자, 혹은 블행한 결혼생활에 갇힌 여자 등등. 무방비 상태로 짧은 단편을 읽다가 이렇게 훅 들어오는 공격을 받을 줄이야.

그래도 마냥 우울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 불행한 배경을 떨치고 탈출하려는 여성, 오렌지를 씹으며 운명과 현실에 소소하게나마 반항하는 군인아저씨의 모습은 다른 단편들과는 살짝 다른 결말을 기대하게 하는 부분이 있다.

아일랜드 전설이나 지역색이 강한 소재들이 중간중간 많이 들어있어서 그때마다 각주를 따라 읽다보니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전작들보다는 가독성 면에서 약간 떨어지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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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랑에 빠진 적이 없어요. ” 그가 말했다. “나한테는 조지판밖에 없어요.”

“내 마음이 아프려고 하네요.”

그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당신 마음은 이미 아프잖아요.”

#푸른들판을걷다 #클래어키건 #다신북스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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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메리 앤 섀퍼.애니 배로스 지음, 신선해 옮김 / 이덴슬리벨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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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영화를 검색하다가 이상한 제목의 영화라고 생각하며 넘겼던 영화가 있었는데, 그게 바로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이었다. 영화 초입에 독일군과 마을사람들이 한밤중에 마주쳐서 당황하던 장면을 보고 전쟁영화인가 싶었다. 근데 왜 제목에 북클럽이 들어가지? 알 수 없는 장르의 이상한 작품인가보다 생각했었는데.... 아뿔사. 이 책을 왜 이제야 발견했을까.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좋아할 것 같은 작품. 우연히, 얼떨결에 북클럽을 시작해서 무작정 책읽는 시늉을 시작했던 사람들이 정말 책, 독서에 빠져서 꾸준히 활동을 계속해간다는 이야기. 그 중심에는 ‘엘리자베스’라는 당찬 여성이 있었다. 책을 좋아하고, 위급한 순간 임기응변으로 상황을 모변할 줄 아는 지혜가 있으며, 자기보다 더 절박한 사람에게 마음으로부터 우러나는 도움의 손길을 뻗어주는 사람.

영국의 영토지만 프랑스와 더 가까운 ‘건지 섬’의 존재도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알게됐다.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에 의해서 점령당하고 섬으로의 출입은 물론 물자의 조달도 끊겨 주민들은 물론 상주해있던 독일군들 조차 굶주림에 허덕여야 했던 역사가 있었다고 한다. 건지 섬 안에 있는 물자, 특히 돼지나 소같은 육류의 소비는 철저히 통제되어서 주민들이 마음대로 고기를 먹을 수가 없었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비밀리에 키우던 돼지를 잡아 비밀리에 파티를 벌였고, 통금시간을 어기고 늦은 시간 귀가하던 중에 독일군과 마주친다. 위기를 벗어나고자 엘리자베스는 ‘북클럽의 독서활동이 늦어졌다’는 변명을 하고, 클럽의 이름을 대라는 위협에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이라는 대답을 한다. 북클럽에 한 번 참여해도 되겠냐는 독일장교의 말에 서둘러 진짜 북클럽을 만들어야 했던 마을사람들은 서둘러 책을 구하고 각자 책을 읽기 시작한다.

전쟁 중에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 책을 쓰는 작가 ‘줄리엣’은 건지 섬 주민 ‘도시 애덤스’를 통해서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에 대해서 알게된다. 편지를 통해 각자의 궁금증을 해소해가던 도시와 줄리엣. 건지 섬 사람들과 북클럽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고 싶었던 줄리엣은 저돌적으로 자신에게 청혼해오는 돈많은 매력남 ‘마크’를 피해 건지 섬으로 들어간다.

너무나 개성적인 건지 섬 사람들과 주고받는 편지들, 따뜻한 남자 도시와 줄리엣의 엇갈리는 애정전선, 전쟁이 끝났지만 아직도 행방불명중인 엘리자베스를 기다리며 그녀의 딸 핏을 함께 돌보는 마을사람들의 이야기. 특히 삐죽하던 핏이 마침내 자신의 보물상자를 보여주며 줄리엣에게 마음을 여는 장면은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통통튀는 대사들이 웃기면서 감동적이고, 슬프기도 하면서 역사의 무거움을 생각하게 해주는 내용. 책 뿐만 아니라 영화도 어서 보고싶게 만들어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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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전에 킷이 노끈으로 동여맨 상자를 들고 다닌다고 얘기한 거 기억해? 죽은 족제비가 들었을지도 모른다고 한. 오늘 아침에 킷이 내 방으로 들어와서 내 얼굴을 계속 두드리며 잠을 깨웠어. 일어나보니 아이가 그 상자를 들고 있더라고.

킷은 아무 말 없이 상자의 끈을 풀고 뚜껑을 열었어. 그리고 덮어놓은 포장지를 벗겨내더니 나한테 상자를 내미는 거야. 소피, 아이는 뒤로 물러서서 내가 상자 안을 뒤적이며 그 안에 든 물건들을 모두 꺼내 침대 위에 늘어놓는 동안 계속 내 표정을 살폈어.

... (중략) ...

소피, 킷은 자기 보물을 나에게 보여준 거야. 아이는 한순간도 나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어. 우리 둘 다 굉장히 신성한 의식을 치른 셈인데, 이번만큼은 나도 울음을 터뜨리지 않았어. 대신에 팔을 내밀었지. 킷은 곧장 침대 위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와 내 품에 안기더니 이내 쌕쌕 잠들었어. 난 깨어 있었어! 잠들 수 없었어. 평생 킷과 함께할 앞날을 생각하니 너무 행복해서 잠이 오지 않았어.

개정판 |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 메리 앤 섀퍼, 애니 배로스, 신선해 저

#건지감자껍질파이북클럽 #메리앤섀퍼 #애니배로스 #이덴슬리벨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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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자들
김초엽 지음 / 퍼블리온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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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시대의 지구, 광증을 퍼트리는 포자에게 노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인간은 어둑한 지하세계에 살고 있다. 하늘의 노을과 별빛, 지상의 황홀한 색채를 그리워하는 태린은 지상을 갈망한다. 지상을 오갈 수 있는 존재인 ’파견자‘가 되기 위해 태린은 자격시험에 응시한다. 그를 훈련시킨 선생이자 아주 오래 전부터 자신을 돌봐주었던 이제프를 동경하는 마음이 그녀를 움직이는 동력이 된다.

지하세계의 질서의 부적응자였던 태린은 그 부적응 덕분에 머릿속 ’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쏠‘의 도움으로 높은 점수로 태린이 시험을 통과하는 순간, 갑자기 ‘쏠’에게 조종당해 꼼짝없이 엄청난 사고를 일으킨다. 속죄를 위해 죽을 것이 뻔한 위험한 미션을 수행하러 떠다는 태린과 동료들. 그토록 갈망하던 지상의 세계로 올라가 인간을 노리는 위험한 생명체와 대면해야 한다. 바로 끈적거리며 서로 연결되어 있는 생명체. 네가 나를 먹고 내가 너를 먹음으로 나와 내가 한 몸이 되어 연결되는, 그러나 각자 자기의 생각이 있고 엄연히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그 무엇. 바로 작가가 상상한 ‘범람체’가 그것이다.

범람체들은 인간에게 자신들과 한 몸이 되어 함께 공존하자는 메세지를 보낸다. 전 우주의 모든 만물들은 결국 모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신기한 것은 한 몸이 되었다고 모두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설정이 독특하다.
’범람체’에 대해서 읽다보니 자꾸만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에서 말하는 ‘성숙한 사랑’이 생각났다.

“ 성숙한 ‘사랑’은 ‘자신의 통합성’, 곧 개성을 ‘유지하는 상태에서의 합일’이다. 사랑은 인간에게 능동적인 힘이다. 곧 인간을 동료에게서 분리하는 벽을 허물어버리는 힘, 인간을 타인과 결합하는 힘이다. 사랑은 인간으로 하여금 고립감과 분리감을 극복하게 하면서도 각자에게 각자의 특성을 허용하고 자신의 통합성을 유지시킨다. 사랑에서는 두 존재가 하나로 되면서도 둘로 남아 있다는 역설이 성립한다. ”__사랑의 기술(5판) | 에리히 프롬, 황문수 저

태린과 “쏠”은 인간과 범람체가 공존할 수 있는 지상세계를 건설하기 위해 노력한다. 범람체가 가진 ‘성숙한 사랑’의 마음과 인간이 가진 ‘매료와 증오’의 감정을 적절히 조화시켜가며 끊임없이 변화하며 균형을 찾아가는 미래를 상상한다. 작가가 하고 싶은 말도 결국엔 그거 아닐까 싶었다. 다음 세대, 또 그 다음 세대로 이어지며 불균형과 불완전함을 매꿔나가려는 계속적인 시도와 노력. 나 자신 조차도 나 혼자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마음을 잊지않는 것이야 말로 그 근간이 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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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그 균형이 지금처럼 유지되리라는 법은 없었다. 그렇다면 이 불균형하고 불완전한 삶의 형태는 어떻게 지속될 수 있을까. ... 단지 불균형과 불완전함이 삶의 원리임을 받아들이는 것, 그럼에도 끊임없이 움직이며 변화하는 것,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것만이 가능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든 태린은 그것이 계속해서 다음 세대로 이어질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파견자들 | 김초엽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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