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 얌전히 일한다 싶었는데 며칠 전부터 자꾸 머리를 자르고 싶은 충동이..

어제 저녁 일찌감치 부추전 부쳐 아이들과 나눠 먹고

1호 자전거 태우고 2호는 씽씽이 태워서 건너 아파트 단지에 꽤나 잘한다는 미용실에 갔다.

 

음.. 제발 미용실 가면 어떻게 해드릴까요... 라고 묻지 말고

그냥 알아서 해줬음 좋것다. 처녀적에 잘 나가는 미용실 다닐 때는 알아서 다들 해주더만.. 쩝

이사 온 뒤 처음 가는 미용실이라 서로가 잘 몰라 그런지

한참을 이렇게 저렇게 애기하다가

앞머리랑 뒷머리 좀 손질하기로 헀는데

 

으... 내 머리속이 심각하단다.

염증이 전체적으로 어쩌구... 앞머리가 안그래도 자꾸 빠졌는데 그런게 다 원인이라며

두피스캘럽을 받아야한다는 둥.. 어째 이리 방치했냐는 둥

 

머리 전문가 입장에서 이런저런 애기해주는 건 그렇다치는데

말투가 영 거슬리던 와중에

집에서 입던 차림에 쓰레빠 찍찍 끌고 가 더 그랬는지

썬크림은 바르고 다니냐며 왠지 그런거 전혀 안할 것 같다나... ㅠ.ㅠ

 

빈정 제대로 상했다.

애들 키우고 일하고 그러느라 요즘 정신 놓고 살던 차에

무거운 마음 해소나 할까 하고 갔는데

머리속은 난리라고 하고

어째 그리 심정 상하는 소리만 골라하는지

안 그래도 두피 관리를 받아볼까 하던 차에 꽤나 전문적으로 말하는 그 원장에게 받아볼까 했는데

빈정 확 상해버렸다.

 

젊을 땐 삼단 같은 머리결과 빛나는 피부로 유명했던 나였는데...

지금은 살도 너무 불어버리고 머리 속도 허전해지고

얼굴도 칙칙 늘어지고...

 

나이가 들수록 내면의 아름다움을 추구한다고 하더니만

아닌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치장하고 꾸미고...

자꾸 외모에 신경이 쓰인다.

 

그 빛나던 자신감은 사라지고

허술한 겉모양을 장식해줄 비싼 화장품과 비싼 헤어 디자인

그리고 명품백... 이런 것들로 쇼윈도 마네킹마냥 꾸며야할까보다.

 

자꾸 마음이 허전해진다. 늙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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