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깨물기 지원이와 병관이 3
고대영 지음, 김영진 그림 / 길벗어린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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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동글한 지원이와 병관이가 꼭 우리 아이들 같아 새로 나온 이 책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거기다 요즘 우리 큰 아이의 고쳐야할 버릇 중 1순위인 손톱깨물기...

마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듯한 시원함.

책을 보지도 못했지만 "바로 이거야. 심봤다" 하는 심정으로 책을 주문했다.

다른 책과 함께 배달되어 온 택배 상자.

큰 아이는 상자 속 책을 꺼내며 무지 신나하더니만 공교롭게 제일 바닥에 깔려있던 이 손톱깨물기는

꺼내 보지도 않고 바로 "쳇.." 해버린다.

음.. 에미의 뻔한 속마음을 바로 알아버린게지. 손톱깨물기가 얼마나 나쁜 버릇인지 너 이 책 읽고 느끼는 거 있음 고쳐라~하는 무언의 암시.

결국 큰 아이는 쳐다도 안 보고 글씨도 모르는 둘째 아이가 "엄마 용돈 주세요에 나오는 애들이다 맞아요?" 하며 반가운듯이 들고 온다. 둘째랑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펭귄이랑 물고기랑 아기 그림 찾기 놀이를 신나게 하고 이제 무슨 내용인가 읽어볼까? 하며 한 페이지씩 넘기는데 어쩜 어쩜... 이전 시리즈 격인 '지하철을 타고서'와 '용돈 주세요' 보다 더 재밌다.

지원이의 손톱깨무는 버릇이 생기기 시작하는 그 불안한 마음과 갖고 싶은 거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누나의 나쁜 버릇마저 따라하고선 엄마한테 오히려 야단을 맞자 눈물 펑펑 쏟으며 누나는 되고 왜 나는 안 되는지를 외치는 병관이의 모습이 어찌나 그리 생생하게 우리 집 아이들 모습인지...

이 그림책을 쓰신 분과 그리신 분은 어쩜 요 맘때 아이들 마음과 또 배경 그림 역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2008년 그 배경을 그대로 담아 내시는지 고마울 따름이다. 그래서 아이들도 더 재밌게 읽고 또 친근해 하는 것 같다.

정말 요만한 녀석들을 키워보지 않으신 분은 이 그림책을 못 만드셨을 것 같은 친근함.

재미난 아이들의 행동과 표정. 결국 우리 집 큰 아이도 유치원 가기 전 슬그머니 이 그림책을 꺼내 읽고 와서는

"엄마 저도 손톱 깎을 수 있게 되면 용돈 주세요. 딱지살꺼에요" 그러고는 피식 웃는다.

처음 의도가 속이 빤히 보이는 엄마 마음이었을지언정 아이와 나는 한 권의 재밌고 이쁜 그림책을 통해

엄마 마음이 이랬구나. 우리 아이가 이래서 나쁜 버릇이 생겼겠구나... 말하지 않아도 아는 그런 큰 기쁨과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었다.

또 다음은 어떤 내용의 그림책일까 벌써부터 기대되고 또 즐겁게 읽어야지 하는 생각... 이제 이 그림책 만드시는 분들의 팬이 되어가나보다. 아이도 엄마인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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