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 욕망 + 모더니즘 + 제국주의 + 몬스터 + 종교 다섯 가지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홍성민 옮김 / 뜨인돌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계사를 움직이는 힘이라고 하니, 거대한 권력을 가진 누군가가 따로 있는 것 같다.

부제처럼 표지에 쓰인 ‘욕망+모더니즘+제국주의+몬스터+종교’는 모두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보이지 않는 이 다섯 가지 개념들이 세계사를 움직였다는 데 동의하며, 세계사의 흐름은 결국 인간의 공동 저작인 셈이다.

교과목으로 공부하던 세계사보다 TV 프로그램, 유튜브에서 얻게 된 역사적 지식이라 단편적이고 키워드 중심인 역사적 지식에
작가의 해박한 인문학 지식으로 덧붙여 설명하는 내용이 덧붙여져 소박하기 그지 없는 세계사 지식이 좀 더 풍성해지는 느낌이다.

책을 읽으며 이제 껏 변화해 온 역사적 사실보다 내가 살아가는 이 시대의 변화를 더 생각하게 되었다.

’욕망‘의 장에서는 커피와 홍차, 금과 철에 대한 욕망이 식민지를 만들고, 그 땅을 빼앗기 위해 일어난 전쟁에 대해 설명한다. 고작 커피와 홍차라니…
지금은 그 욕망의 핵심이 ’브랜드와 도시‘라는 점은 충분히 공감되는 내용이었다. 게다가 욕망을 가시화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 내가 사는 미래는 예전의 그것보다 더 팍팍해지리라.

’모더니즘‘의 장에서는 근대로의 변화가 서양 중심, 기독교 기반으로 이루어진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제국‘의 장에서는 세계사를 배울 때 큰 줄기로 등장하는 누가누가 가장 큰 영토를 가졌었나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인상적인 부분은 ’연설‘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고대 그리스 때부터 연설은 영웅이 가져야 할 필수적인 면모였고, 그에 비해 작가의 나라 일본은 연설도 청중의 태도도 빈약한 편이란다. 그 원인을 이집트와 일본은 모두 태양신을 숭배하며 신관이 통치하는 지배 구조라는 데서 찾았다. 그 상황에서는 ’내가‘라는 자기 주장이 강한 모습이 권장되지 않는다는 설명과 함께 피라미드 건설 당시, 파라오가 시킨 강제 노동이 아니라 나일강 범람 시기,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민중을 구제하는 노역이었다는 설명이 신선했다.

’몬스터‘는 자본주의. 사회주의, 파시즘을 의미한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욕망에 의해 발생한 자연적인 시스템이라면,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론적인 시스템이다. 인간의 욕망을 배제했다는 점이 이상주의적이고 이론적인 사회주의의 한계점을 이미 포함하고 있어 실현 불가능한 것이었고 사회주의는 이미 실패했다. 실패의 원인은 ‘관료제’가 주요하다는 점을 막스 베버가 일찌감치 사회주의 체제 초기에 예견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고서야 정리하게 됐다. 단편적이고 지엽적이던 지식이 재정리되는 느낌~

“이런 극도의 인플레이션은 독일 경제를 몰락으로 이끌었습니다.그리고 그떄까지 중류로 살았던 사람들은 하류로 내몰리게 됩니다.하지만 하층으로 밀려났어도 ‘우린느 하류층과는 다르다’라는 강한 자존심을 갖고 있었죠. 그래서 하류층 사람들과 하나가 되어 사회주의 혁명을 할 수 없다, 우리는 더 좋은 삶을 살아야 하는 계층이다, 하며 하류층과 단결하기를 거부했습니다.이러한 중간층 특유의 계층의식을 간파하고 그 틈을 치밀하게 파고든 거이 바로 히틀러와 나치스였던 것입니다.”

파시즘의 대표격인 독일 나치당의 지지율이 백 프로에 가까웠던 이유를 읽으며 현 상황과 겹쳐 보이는 부분이 있다. 위기 상황에서 자국 중심의 고양과 강력한 지도자를 지지하는 모습들이 지금도 보이고 있지 않은가. 역사는 반복된다는 데 이 시대의 몬스터는 언제 어디서 등장하게 될까?

마지막으로 ‘종교’. 어느 시대, 어느 지역이든 강력한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서 종교와의 결탁은 필요 조건이었던 것 같다. 단순한 종교 전쟁이 아니라 그 뒤에 숨은 이권 다툼의 이야기 그리고 나중에는 왜 싸우는지 본질을 알 수 없는 그저 갈등인 상황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