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에 띄운 편지 반올림 61
발레리 제나티 지음, 이선주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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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좀 읽었던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왜 이제야 알게되었을까?
제목을 보며 팔레스타인 지역 이야기인가보다 짐작할 정도로 팔레스타인 관련 어린이•청소년 책도 꽤 읽었었는데 아무튼 이번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이야기를 유대인-팔레스타인인의 관점, 아니다. 이 지역에 사는 탈과 나임의 이야기를 읽으며 분쟁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다.

| 20년 전 ‘탈’과 ‘나임’은 이제 그 곳에 없을까?

책을 읽으며 형광펜으로 하이트라이트 한 부분이 꽤 많다.
팔레스타인 자치권을 인정하지 않는 이스라엘을 몰염치하다 생각하던터라 ‘탈’이 ‘나임’에게 보내는 이메일이 일방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탈’은 예루살렘에 사는 유대인 소녀이다. 텔아비브에서 태어나 예루살렘에 살며 이 도시를 누구보다 사랑한다. 역사, 유적, 사람들, 이 곳에 대해 여행 가이드 아빠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이 도시에 대한 애정의 깊이를 더했다. 1993년 오슬로 협정 이후 ‘탈’의 가족은 평화를 꿈꾸며 기뻐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 더 이상의 분쟁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

팔레스타인이 곧 분리되어 새로운 나라가 될 거라는 기대는 가자에 살고 있는 ‘나임’도 마찬가지였으리라.

어느 날, 바닷가 모래사장에 반쯤 파묻힌 유리병에 담긴 낭만이 가득한 편지를 읽고 이메일 답장을 보내기 전까지, 이스라엘 사람들에 대한 적의만 가득했던 스무살 청년이다.

비아냥이 가득 담긴 답장이었지만 순진한 ’탈‘에게는 호기심 반, 써야 하는 마음 반을 담아 편지를 이어간다. 탈은 얼마 전에 있었던 테러 뉴스를 들으며 끝나지 않는 분쟁 관계의 끝을 보고 싶은 마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탈과 나임은 끊어질 듯 이어지는 관계로 편지를 주고 받으며 서로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탈이 모든 유대인을 대표하지 않듯 나임은 팔레스타인을 대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테러 집다의 표본처럼 표현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 중에는 그러한 폭력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팔레스타인과의 화해를 원하는 이스라엘 사람이 있다는 사실까지도 말이다.

20년 전에 집필했다는 이 소설 속 탈과 나임과 같은 이스라엘 사람과 팔레스타인 사람의 상황이 더 나빠진 이 현실이 안타깝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으로 명명되어 버린 이 지역의 사람들은 정말 전쟁을 원하고 있을까? 안전과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그 곳에서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서로가 서로를 미워하고 경계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갑작스러운 폭발과 공격으로 목숨을 잃는 그 곳에서 무슨 꿈을 꿀 수 있을까?

책장을 덮으며 실체없는 허상에 우리는 너무 쉽게 판단하고 단정짓는 것이 아닌지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저 멀리서 볼 때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곳은 뭐 크게 다를까 싶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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