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익은 수박 수영장이라니, 그림책 읽기에 너무 나이들어 버린걸까요? “아휴~ 끈적끈적하겠다” 라는 생각부터 듭니다. 그런데, 제목 아래 까만 점… 수박 씨앗 아닌가요? 톡 튀어 저기 붙었나봐요. 씨앗 덕분에 책 내용이 막 궁금해졌어요.무더운 여름 날, 밭에서 잘 자라던 수박이 쩍~ 벌어지고 말았어요. 수박 수영장을 개장할 때가 되었다며 넓은 챙 모자를 쓴 할아버지가 씨앗 하나를 툭 던져내고 몸을 담그네요. 할아버지 혼자 물놀이하시기에는 수박이 커도 너무 큰데요?어른, 아이 모두 모여 신나게 한바탕 놀고 수박 한 통 반으로 잘라 숟가락으로 퍽퍽 퍼 먹으니 하루가 다 지났네요. 내년에도 수박 한 덩이 잘 익으면 모두 모여 재미있게 놀아요~<더블>의 주인공 수혁은 농구를 잘하는 소년이다. 남자는 운동을 잘 해야 한다며 아버지가 권한 농구를 시작했는데 주장을 맡을 만큼 실력도 출중하다. 그런데 수혁이는 자신의 약점을 감추기 위해 괴기스러운 행동을 한다. 자기 안의 남자답지 못한 면을 드러낼 수가 없어 스스로 유령을 만들어 낸다. 이런 수혁에게 도희는 “남성인지 여성인지는 몰라도 네가 이수혁이라는 건 변함없잖아.”라고 말해준다. 수혁이다움을 처음 알아준 사람이다. 도희처럼 수혁이의 가족도 수혁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줄지 수혁이는 용기를 내본다. 만화 ’독수리 오 형제‘를 패러디한 <맹금류 오 형제>는 공동체 안에서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의 고정 관념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한 때 그러했다. 여성은 연악하고 결정적 순간에 민폐를 끼치는 그런 역할이었다. 구색맞추기 위한 캐릭터. <기둥>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여동생을 지나치게 챙기는 장남이 등장한다. 아버지 대신이라는 책임감이 자기는 쏙 뺀 채 장남의 역할에만 집중하게 한다. 장녀라고 뭐 달랐을까?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에 갇혀 산 세월이 길다. <소년에겐 아지트가 필요하다>의 세 소년은 금지된 구역에서 만난 형을 통해 연대하는 힘과 자기들만의 공간이 갖는 힘을 깨닫게 된다. 독립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시간과 공간을 기성 세대는 늘 의심과 감시의 눈으로 바라보지만 통과 의례처럼 지나야하는 시기이다. <정거장에서>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전차 안에서 싹튼 소년의 환영받지 못할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남자인지 여자인지가 아니라 ‘나다움’에 집중하는 소년들의 모습이 더 보여졌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또한 ‘나다움’을 찾는 과정일거라 생각하며 청소년과 청년들이 자신에게 집중하고 표현하는 것이 어렵지 않도록 기성세대가 더 열린 마음으로 그들을 이해하고 응원해야겠다.다섯 편의 소설은 재미있게 잘 읽혔으나 <보이코드>가 동성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의미하는 것인가 의문이 들었다. 세 편의 작품에서 드러난 동성애적 상황이 보편적인 10대에 대한 이야기인지 궁금하고 말이다. 남자인지 여자인지가 아니라 ‘나다움’에 집중하는 소년들의 모습이 더 보여졌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또한 ‘나다움’을 찾는 과정일거라 생각하며 청소년과 청년들이 자신에게 집중하고 표현하는 것이 어렵지 않도록 기성세대가 더 열린 마음으로 그들을 이해하고 응원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