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호형사
쓰쓰이 야스타카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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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큐 178의 천재작가 쓰쓰이 야스타카가 1978년에 발표한 작품입니다. 그가 쓴 단 세 권의 미스터리 작품중1990년에 발표한 <로트레크저택 살인사건>이 국내에 먼저 출간됐죠. <부호형사>의 출판사 소개글을 보니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후에>와 유사한 설정과 내용인지라 사실 큰 매력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황당무계한 개그 스타일의 추리소설을 안좋아하는데다 딱히 <수수께끼...>를 인상깊게 읽지도 않았거든요. 하지만 이 작가의 <로트레크저택 살인사건>을 재밌게 읽었고, 또한 갑부형사의 사건 풀어가는 방식이 궁금하기도해서 고민끝에 장만했습니다.

수사계 형사 간베 다이스케는 대부호의 외아들로 캐딜락을 타고 다니며 250만엔짜리 롤렉스 시계에 늘상 아바나에서 공수한 한 개비 8.500엔짜리 시가를 피웁니다. 이 재벌 2세 형사는 조력자이자 열렬 후원자인 부자 아버지의 적극적인 도움 아래 결코 일반인이면 꿈도 꿀 수 없는, 오로지 갑부만이 생각해 낼 수 있는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로 사건을 해결해 나갑니다. 물론 어마어마한 재력의 뒷받침하에서 말이죠. 사건 해결을 위해 부자 부자(아버지와 아들)가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는 장면과 서장을 중심으로 한 수사회의 등에서 소소한 개그가 발생하며, 주인공과 아버지 비서인 스즈에 양과의 애틋한 로맨스도 약방의 감초식으로 등장합니다. 범인 낚기, 밀실, 유괴, 군중속의 살인등 네 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모든 단편이 황당무계한 스타일로 전개되지만 그나마 '밀실'과 '호텔' 편이 조금은 추리소설 맛이 납니다.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후에>와 비교해 보면, 주인공이 엄청난 부자의 자제라는 설정은 동일하나 <수수께끼...>가 사건 해결 과정만은 정통 추리소설의 길을 걷는데 반해 <부호형사>는 그 해결 과정까지도 황당무계하고 다분히 만화적입니다. 이러한 스타일의 책을 좋아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설정은 황당해도 추리 부분만은 진중해야한다는 제 기준과 취향에는 1억 광년 정도 떨어져 있는 책인지라 제 입맛에는 맞지 않더군요. 좋게 표현하면 만화적인 느낌으로 웃으며 볼 수 있는 가볍고 유쾌한 추리소설이요, 반대 취향에서 표현하면 유치의 극치, 황당무계, 어이상실인 스타일의 책이기도 합니다. 가벼운 맘으로 재밌게 웃으며 읽은 부분도 있지만 제 취향과는 어긋나 있어 만족도는 많이 떨어집니다. 아쉽지만 별점 두 개입니다. 아니, 구매시 적립금 3,000원 받은게 있네요. 별점 한 개 추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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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호형사
쓰쓰이 야스타카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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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재미는 있으나 전체적인 만족감은 그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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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집의 살인 집의 살인 시리즈 1
우타노 쇼고 지음, 박재현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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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와 <밀실살인게임 2.0>으로 '본격미스터리 대상'을 두 번이나 거머쥔 우타노 쇼고의 1988년도 데뷔작입니다. 1961년생인 작가가 지금으로부터 23년전인 28세때 집필한 그야말로 풋풋한 처녀작이지요. (작가의 말에 의하면) 습작을 한 적도 없고, 플롯도 써 본 적이 없는 상태에서의 처음 내놓은 작품인지라 혹시 어설프거나 아마추어 냄새가 나는 건 아닐까 하는 일말의 의구심을 가지고 첫 장을 넘겼지만 결론적으로 말해...그것은 기우였습니다.

5인조 대학생 록밴드 '메이플 리프'는 사진 담당 멤버 포함 모두 여섯 명이서 대학 졸업전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한 산장에서 합숙 훈련을 합니다. 하지만 합숙 첫 날, 멤버 한 명이 그가 묵던 방에서 짐과 함께 감쪽같이 사라집니다. 이에 나머지 멤버들이 수색에 나섰지만 찾지를 못하고...하지만 그 다음 날, 사라졌던 멤버는 같은 방에서 차디찬 피살체로 발견됩니다. 밀실(?) 상태에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 시체. 과연 이 수수께끼같은 사건의 진위는 무엇일까요. 

데뷔작치고는 상당히 잘 쓴, 완성도 높은 본격 추리소설입니다. 일렬로 배치된 방들이 있는 구조의 긴 집이라는 메인 설정에서부터 사라졌다 나타나는 의문의 시체, 미궁에 빠지는 사건 그리고 반 년 후에 또 다시 재현되는 참사...암호 풀이와 알리바이 검증, 밀실 트릭 등 본격 추리소설의 주요 요소들이 잘 배치돼 있고 사건의 동기부터 발생과 진행 과정, 여러번 시행착오를 겪는 추리와 마지막 드러나는 범인과 트릭의 정체까지 딱히 어설프거나 억지스러운 부분없이 전체적인 구성도 훌륭하고 플롯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특히 이야기의 핵심이 되는 시체가 사라졌다 나타나는 트릭은 다른 작품들에서도 그와 비슷한 유형을 찾아볼 수 있는 트릭입니다만 그래도 발상 자체가 기발하고 나름 논리정연합니다.

<긴 집의 살인>은 '메이플 리프'의 1대 드러머였다가 돌연 독일로 훌쩍 떠난 괴짜 아마추어 탐정 시나노 조지가 활약하는 '집의 살인' 시리즈의 첫 작품입니다. 총 3부작인 집의 살인 시리즈 나머지인 <흰 집의 살인>과 <움직이는 집의 살인>도 동일 출판사에서 출판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를 해보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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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야 사는 남자 황금펜 클럽 Goldpen Club Novel
손선영 지음 / 청어람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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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작>에 이은 손선영 작가의 두번째 장편 추리 소설입니다. '욘사마' 백용준 형사 시리즈 3부작 중 두번째구요. 마지막 3부인 <클라인펠터 증후군>은 조만간 출간 예정이라고 하네요. 전작이 화려한 미사여구, 무거운 주제, 잔인한 묘사등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였다면 이번 작품은 보다 쉬운 문장, 간결한 문체, 스피디한 전개 등으로 좀 더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간 느낌......인줄 알았습니다만 그게 또 그렇지 않네요. 문장은 쉬워 보여도 스토리는 상당히 복잡하고 거미줄처럼 얽혀있습니다. 

10년간 노숙자로 살았던 이지훈은 남보라를 만난 후 새출발을 다짐, 말소된 주민등록을 복원시키기 위해 동사무소를 찾았다가 졸지에 살인자 이대형으로 몰리고...그는 원치않는 도망자의 길로 접어듭니다. 이에 주인공 백용준 형사와 10년전 사건을 해결키 위해 서울로 올라온 황재현 형사가 이 도망자를 추적합니다. 과연 이지훈은 왜 살인자 이대형이란 누명을 쓰게 됐으며 그 배후에 도사리는 거대한 음모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옴니버스 형식 네 편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결국 마지막 하나의 결말로 관통하는 이 책은 추격을 기본 코드로 하는 본격과 사회파가 적절히 배합된 미스터리 스릴러물입니다. 추격 스릴러물의 백미는 현장감과 속도감이고, 특히 현장의 친숙도가 소설의 이해와 몰입에 첩경인데 운좋게도 소설속의 메인 배경이 되는 지역이 제 주요 생활권입니다^^. 방이 사거리, 방이 시장, 잠실역, 문정동 로데오 거리, 방이동사무소, 경찰 병원, 송파 경찰서 (음주 운전으로 두 번 방문했지요. ㅋ) 등 너무나 친숙한 지명과 장소가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쫒기는 이지훈이 방이 사거리에서 택시를 타고 급히 가락시장으로 가자는 장면이 있는데 제 머리속에 동시간으로 완벽한 네비게이션이 그려집니다. 신호등 세 개에 좌회전 한 번, 5분 거리 ㅎㅎ이해가 팍팍 되네요.

하지만 좋은 점은 거기까지. 전체적인 내용은 상당히 복잡, 난해합니다. 왜 이지훈이 이대형이라는 살인자로 쫒겨야 하는가 하는 단편적인 문제를 떠나 그 뒤에 숨어있는 범죄의 전체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하는데 그게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4부에서 백 형사와 황 형사로부터 사건의 전모를 듣는 형사과장이 여러번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제가 바로 그렇습니다. 1부와 4부를 두 번씩 읽었으나 전체 윤곽만 희미하게 잡힐 뿐 구체적인 범죄의 생성 과정이라던지 전체 범죄의 흐름과 그 구성원의 역할, 이해 관계등을 정확히 이해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따르네요. 

국가에서 관리하는 지문과 주민등록제도를 (행안부는 주민등록을, 경찰청은 지문) 특정 위치에 있는 사람이 이를 악용, 지문과 주민등록 조작으로 신분을 맞바꾸거나 신분 세탁을 함으로써 살인이나 보험사기 같은 폐해를 줄 수 있다는 사회적 문제성을 제기한 작품으로 보이는데 그 이야기의 구조와 전개가 상당히 복잡합니다. 작가님이야 세부적인 구조와 문제점등을 정확히 파악한 뒤 전체 아웃라인을 잡고 이야기를 끌어가지만 과연 일반 독자가 이 생소하고 복잡한 구조의 얘기를 단 한 번만 읽고 작가의 의중대로 잘 이해하며 따라올지 의구심이 듭니다. 그만큼 묵직한 주제에 걸맞게 내용도 복잡하고 전개도 복잡합니다. 일독을 마친 지금도 누가 이지훈이고 누가 이대형이고 누가 이동훈인지 헷갈리며 10년전 사건의 결말 및 다수의 인명 피해를 낸 아파트 총기 사건의 진위 역시 명쾌히 머리속으로 정리가 되지 않습니다. 

사회성 짙은 스케일 큰 주제, 누명을 쓴 도망자, 10년전 사건의 진범, 복잡하게 조직화되고 얽혀있는 범죄 구성원들과 그 역할, 그리고 마지막 드러나는 진실과 숨은 배후 세력까지... <합작>도 그랬지만 손작가님 책은 결코 쉽게 술술 읽히는 가벼운 책이 아닙니다. 추리소설 속에 철학이 있고, 문제 제기가 있고, 인간에 대한 윤리적 고찰이 있습니다. 그 와중에 간간이 등장하는 "가뭇없이, 발맘발맘, 나부대대, 찰나생멸"등의 흔히 쓰지 않는 우리말의 등장은 작가의 넘치는 국어 사랑으로 보여지고요. 이 책에는 <용의자 X의 헌신>의 초강력 스포일러가 나온다는 것을 귀뜸해 드리며(^^) 이상 감상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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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놀이 펜더개스트 시리즈 2
더글러스 프레스턴.링컨 차일드 지음, 신윤경 옮김 / 문학수첩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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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살인자의 진열장>이 2002년 작품이고 이 책이 바로 다음해 2003년에 출간됐으니 이렇게 완성도 높은 작품을 1년 만에 내놓은 두 작가의 역량이 놀랍기만 합니다. 원제가 Still Life with Crows인데 그러면 '까마귀가 있는 풍경(정물화)'이란 뜻인가요? 그것보다는 공포와 미스터리 느낌이 물씬 나는 <악마의 놀이>가 나은 것 같기도 합니다.

캔사스주  매디슨크릭이라는 작은 마을의 거대한 옥수수밭에서 발견된 잔인하게 훼손된 피살체. 그리고 이어지는 엽기적인 연쇄살인. 인구수 325명의 그야말로 작고 평화로운 마을이 한순간에 공포의 마을로 변합니다. 매디슨크릭 보안관은 살인의 동기가 캔사스 주립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대형 프로젝트인 변형 옥수수 실험 프로젝트의 최종 후보지인 두 곳 매디슨크릭과 디퍼 마을간의 이권 다툼쪽에서 그 실마리를 찾으려는 반면, FBI 특별수사관 팬더개스트는 범인이 지역 주민이라는 믿음 속에 과거에 행해졌거나 내려오는 매디슨크릭 대학살과 45인의 저주등 사건과 신화를 토대로 지역 탐방을 하며 범인 추적에 나섭니다.
  
 
<살인자의 진열장>에서 첨으로 접한 주인공 팬더개스트. 첫 만남에서부터 비호감이었는데 이 책 역시 그 비호감의 범주를 넘지 얺습니다. 8월 초 섭씨 37도의 땡볕인 시골 마을에 상복 느낌의 위아래 검정 양복으로 코디하고 홀연히 나타난 것으로 시작해서 깡마른 체구에 하얀 피부, 무표정한 얼굴, 감정이 배제된 낮은 목소리...저승사자가 따로 없습니다. 모든 것을 알고 있고, 그 어떤 흐트러짐도 보이지 않고, 자기 할말만 하고, 롤스로이스 타고 다니고, 동료 수사관에게 한없이 까칠한 정말 비현실, 비호감 캐릭터입니다. 이번에도 아니나 다를까 <살인자의 진열장>에서 보여준 과거를 내다보는 천리안을 십분 발휘하는 초인적인 능력을 보여주는군요. 그것이 일반 스릴러물과 차별되게 초현실 세계와 접목시키는 팬더개스트 시리즈만의 묘한 매력이 아닌가 하는 긍정적인 생각도 해봅니다. 

한 페이지 26줄, 650여 페이지의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딱히 지루한 부분없이 술술 재밌게 책장이 넘어갑니다. 잔인하게 신체가 훼손되는 엽기적인 연쇄살인에 신화, 전설, 저주등 초자연적인 현상을 덧대어 공포감과 신비감이 조성되는 가운데 팬터개스트와 그의 여고생 조수와의 활약, 거기에 반해 다른 시각으로 활동하는 매디슨크릭 보안관 나름의 수사 장면 등 다채로운 이야기거리가 흥미진진하게 이어지더군요. 마지막 동굴씬은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액션 스릴러물의 정수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결말 부분에 밝혀지는 범인의 정체와 동기 그리고 배후 인물까지....한마디로 책 뒤표지 소개처럼 완성도 높고 잘 쓰여진 '웰메이드 미스터리 스릴러'였습니다. 조만간 팬더개스트 3탄이 국내에 출간된다고 하니 기쁜 마음으로 기다려 보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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