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집의 살인 집의 살인 시리즈 1
우타노 쇼고 지음, 박재현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와 <밀실살인게임 2.0>으로 '본격미스터리 대상'을 두 번이나 거머쥔 우타노 쇼고의 1988년도 데뷔작입니다. 1961년생인 작가가 지금으로부터 23년전인 28세때 집필한 그야말로 풋풋한 처녀작이지요. (작가의 말에 의하면) 습작을 한 적도 없고, 플롯도 써 본 적이 없는 상태에서의 처음 내놓은 작품인지라 혹시 어설프거나 아마추어 냄새가 나는 건 아닐까 하는 일말의 의구심을 가지고 첫 장을 넘겼지만 결론적으로 말해...그것은 기우였습니다.

5인조 대학생 록밴드 '메이플 리프'는 사진 담당 멤버 포함 모두 여섯 명이서 대학 졸업전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한 산장에서 합숙 훈련을 합니다. 하지만 합숙 첫 날, 멤버 한 명이 그가 묵던 방에서 짐과 함께 감쪽같이 사라집니다. 이에 나머지 멤버들이 수색에 나섰지만 찾지를 못하고...하지만 그 다음 날, 사라졌던 멤버는 같은 방에서 차디찬 피살체로 발견됩니다. 밀실(?) 상태에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 시체. 과연 이 수수께끼같은 사건의 진위는 무엇일까요. 

데뷔작치고는 상당히 잘 쓴, 완성도 높은 본격 추리소설입니다. 일렬로 배치된 방들이 있는 구조의 긴 집이라는 메인 설정에서부터 사라졌다 나타나는 의문의 시체, 미궁에 빠지는 사건 그리고 반 년 후에 또 다시 재현되는 참사...암호 풀이와 알리바이 검증, 밀실 트릭 등 본격 추리소설의 주요 요소들이 잘 배치돼 있고 사건의 동기부터 발생과 진행 과정, 여러번 시행착오를 겪는 추리와 마지막 드러나는 범인과 트릭의 정체까지 딱히 어설프거나 억지스러운 부분없이 전체적인 구성도 훌륭하고 플롯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특히 이야기의 핵심이 되는 시체가 사라졌다 나타나는 트릭은 다른 작품들에서도 그와 비슷한 유형을 찾아볼 수 있는 트릭입니다만 그래도 발상 자체가 기발하고 나름 논리정연합니다.

<긴 집의 살인>은 '메이플 리프'의 1대 드러머였다가 돌연 독일로 훌쩍 떠난 괴짜 아마추어 탐정 시나노 조지가 활약하는 '집의 살인' 시리즈의 첫 작품입니다. 총 3부작인 집의 살인 시리즈 나머지인 <흰 집의 살인>과 <움직이는 집의 살인>도 동일 출판사에서 출판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를 해보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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