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설탕 두 조각 소년한길 동화 2
미하엘 엔데 지음, 유혜자 옮김 / 한길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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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내 주변의 것들이 모두 없어져 버렸으면, 나를 괴롭히는 아이들이 없어져 버렸으면, 내가 그 아이들의 코를 납작하게 해 버렸으면, 나를 무시하던 선생님을 골탕먹였으면, 내게 용돈을 안 주던 엄마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었던 것, 내가 갖고 싶었던 장난감을 가졌으면......

 

그 모든 바람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어린 시절 나도 저런 마법을 원했었지, 하는 생각을 했다.

설탕 두 조각... 으로 내 마음대로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

아이에게는 천국같은 일이라고 상상했지만, 부모가 없는 아이의 세상은 천국이 아니라는 것.

결국, 아이는 마법사에게 제자리로 돌려 달라고 부탁을 하고, 부모님과 행복하게 잘 살게 된다.

좀 끔찍한 사건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만의 느낌이었을까?

부모가 좀 더 아이와 이야기하고, 좀 더 잘 놀아주었더라면, 아이의 저런 바람은 없었을 것이다.

아이를 강제하는 기분이었다면, 그것은 내가 너무 커버려서, 그런 느낌이 들었을까.

 

조카에게 선물하려고 집어 든 책이었고, 내가 먼저 읽게 되었다.

조카는 어떤 느낌으로 이 책을 읽을까? 너무 교육적으로 어른들에게, 부모님의 말을 거역하지 말자... 와 같은 훈화적인 마음으로만 받아들이지 말고, 소설 속 아이의 상상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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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왜 바다로 갔나 생각의나무 우리소설 10
윤대녕 지음 / 생각의나무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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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관통하는 시간은 어떤 것입니까?

시간이 더디게 흐르다 우리는 중년의 나이에 접어 듭니다.

당신은 거기에 있고, 나는 여기에 있습니다.

거기 서서 당신은 내게 건너오라고 하지만, 나는 건널 수 없습니다.

아직 나는 나 자신과 화해하지 못했습니다.

과거는 마치 붙박이처럼 내 등에서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등을 볼 수 없는 숙명으로 나는 결국 화해에 다다르지 못할 지 모릅니다.

당신은?

당신은 거기서 자신과 화해를 했나요?

시간을 회피하는 당신은, 결국 자신과 타협점을 찾은 것 같습니다.

그쯤이라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하지만, 나는 보이지 않는 등과 화해하지 못합니다.

자살에 이르는 길이라고 직설적으로 당신이 내뱉지 않더라도.

내 몸의 살기를 느끼고 있습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날, 그 날 저는 무척 젋었습니다.

이후, 낙화 탓인지.... 자꾸 새치가 늘어나고, 몸이 구부정해지네요.

...

화해하지 못하더라도, 살아 있고 싶습니다.

이것이 당신의 바람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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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쓰는 밤 랜덤소설선 11
윤영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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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수의 작품집은 하나도 빼 놓지 않고 읽고 있다.

정석 작가, 탄탄한 작가 등등의 내가 찾을 수 있는 최대한의 어휘를 동원해 본다. 역시 이 작품도 내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매우 성실하다. 여기서 성실의 의미는 내게 있어 가장 최상의 어휘임을 밝힌다. 굳이 이렇게까지 표현을 할 필요는 없겠지만, 간혹 혹자들은 그것을 예술성과 결부시켜 하찮게 여기기 때문이다.

연작형식으로 이루어진 단편 아닌 장편집. 인생의 뒷편에 놓인 그 쓸쓸함을 적당한 거리감을 두고 바라보게 한다. 인생이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당연한 말이고, 뻔한 이야기다.

"인간의 삶이라는 게 너무 빤해요. 그래서 소설도 빤해요. 조금은 외롭고 조금은 어처구니 없고, 살아 있는 시간의 대부분은 울고 싶고 또 살아 있는 사람의 대부분은 불쌍하고. 꼬리는...... 나이가 들수록 꼬리는 너무 크고 둔중해서 감히 잘라낼 엄두조차 내지 못하지만, 꼬리에게 질 수는 없어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앞으로 나아간다, 우리는 인간이니까요."

한참만에 들여다보는 우리의 과거란 당시에는 특별한 듯 보이지만, 얼마나 상투적이고 일상적인가. 모두들 그 시기를 보냈고, 보내왔다.

악어의 꼬리에 빗댄 우리의 인생은, 소주 몇 병에 취해 놀이터 구석에 설잠을 자더라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 긍정적인 시선이야말로 우리를 지탱케 하는 힘이 아니겠는가. 늘 넘어지고 좌절해도, 그래도 일어설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믿는 힘, 그것은 얼마나 눈물나는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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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나막신 우리문고 1
권정생 지음 / 우리교육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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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still life" 영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전쟁통에서도 아이들은 성장하고, 삶은 느슨한 듯 하지만 끈질기게 우리를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다. 지속되는 삶이 지겹고, 안쓰럽기만 한데, 우리는 그 삶 속에서 나름의 지침을 찾아야 한다.

전쟁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아이뿐 아니라 전 인류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큰가.

그러나, 그럼에도불구하고, 삶은 지속되고, 그 삶 속에 인간은 자연치유를 기다리며 성장하고 있다.

준이, 하나코, 미쯔꼬, 걸이, 에이꼬, 분이, 카즈오.

일제강점기에 아이들은 이유도 알 수 없는 전쟁으로 배고프고 외롭다. 아이들을 살아있게 하는 힘은, 부모가 있기 때문이다. 부모는 아이의 정신적인 지주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정신적인 지주였던 권정생 선생님이 고인이 되신 지 한 달여가 흘렀다. 이제 아픔 없는 곳에서 행복하실까.

그 분이 바라는 삶을 부디, 그곳에서 이루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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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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