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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왜 바다로 갔나 ㅣ 생각의나무 우리소설 10
윤대녕 지음 / 생각의나무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당신을 관통하는 시간은 어떤 것입니까?
시간이 더디게 흐르다 우리는 중년의 나이에 접어 듭니다.
당신은 거기에 있고, 나는 여기에 있습니다.
거기 서서 당신은 내게 건너오라고 하지만, 나는 건널 수 없습니다.
아직 나는 나 자신과 화해하지 못했습니다.
과거는 마치 붙박이처럼 내 등에서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등을 볼 수 없는 숙명으로 나는 결국 화해에 다다르지 못할 지 모릅니다.
당신은?
당신은 거기서 자신과 화해를 했나요?
시간을 회피하는 당신은, 결국 자신과 타협점을 찾은 것 같습니다.
그쯤이라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하지만, 나는 보이지 않는 등과 화해하지 못합니다.
자살에 이르는 길이라고 직설적으로 당신이 내뱉지 않더라도.
내 몸의 살기를 느끼고 있습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날, 그 날 저는 무척 젋었습니다.
이후, 낙화 탓인지.... 자꾸 새치가 늘어나고, 몸이 구부정해지네요.
...
화해하지 못하더라도, 살아 있고 싶습니다.
이것이 당신의 바람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