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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 위의 돼지
김태용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11월
평점 :
그의 첫 소설집을 읽으며,
화해해 주세요. 라는 말이 떠 오른 건,
어떤 연민의 정일까?
소설은 이야기다와 같이, 그의 소설 속에서 이야기를 끄집어 내는 행위는
마치 황병승 시인의 시를 읽고, 그의 시는 이거다, 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행위인 것만 같아서, 말하지 못하고 우물거리게 된다.
화해해 주세요. 무엇을? 어떻게?
자기 자신을 바라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모두들 알고 있을테지만, 어쩌면 평생 자신과 만나지 못할 것 같아서,
결코 화해할 수 없을것 같아서...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은, 나 역시 나와 만나는 것이 어렵고,
그것을 화해로 이끌기까지가 힘겨워서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단어, 행과 행 사이, 단락과 단락 사이,
그 사이에서 내가 보는 것은,
치열히 글을 쓰는 한 사람과,
자신과 만나기 위해 무던히 애쓰는 한 사내의 독백이다.
그가 자신과 만나기를, 그래서 온전히 자신을 용서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