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함의 주파수
오츠 이치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오츠 이치의 작품을 읽어나가는 것은, 새로운 세상과 만나는 것 같다. [ZOO]와 [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에서 느꼈던 순수 악과 달리 이 작품집은 인간 존재의 그 쓸쓸함. 접촉하고 싶으나 접촉하지 못하는 인간의 그 내면을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미래예보에서는 사춘기 소년의 애틋한 첫 사랑과 호기심을 유발하는 설정이 흥미로웠다. 전학 온 친구의 예견에 좇아 자신의 사랑을 새벽이슬에 젖듯 흠뻑 젖어간다. 반전을 위한 소설이라기보다, 작가의 차분한 묘사와 서술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잃어버린 이야기는 십대의 소년이 작품을 썼다고 느껴지기 힘들 정도로 삶에 대한 사견이 흥미롭다.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화자는 어둠속에 갇혀 산다. 그 어둠속에서 충실히 밖의 삶을 인식하고 사랑하는 그의 시선 속에서, 작가는 분명 냉소적인 사람일 것이라는 내 편견이 빗나갔음을 알았다. 소극적인 듯 하지만 그는 분명 타인과 소통하고 이 세상을 사랑하는 한 명의 지구인이라는 것...

그의 다음 작품집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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