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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과 들판의 별 ㅣ 문학과지성 시인선 337
황병승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9월
평점 :
황병승 시집을 읽는 것은 마치 낯선 타인과 대화하는 것 같다.
낯선 타인은 지구인이 아니라 우주인 같다.
그의 시는 첫 시집과 마찬가지로 낯설다.
황병승의 시를 읽는다.
시를 읽는 건, 내 안의 나를 직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하는 행위다.
모멸감... 낮은 내 껍데기를 보는 일이다.
'피아노의 건반은 여든여덟 개
그것들은 하나같이 만족을 알까......'
로 시작되는 시다.
'내가 당신을 이해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에서 시선이 멈추고, 시는 끝난다.
그의 시는 난해하고, 머리 아프다.
나는 이 어지러움을 이해하지 않으려고 한다.
단지, 그의 시 속에서, 현재를 달리는 한 시인의 들끓는 피가 궁금할 뿐이다.
시를 읽는다. 전철은 숨막힐 정도로 사람들이 많고, 온풍기가 돌아간다.
숨막히는 중, 나는 정말 숨 쉬며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