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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사 연구
노태돈 지음 / 사계절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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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대사의 연구에서 뛰어난 역작을 만났다고 해야한다. 지은이는 고구려사의 정치형태에 특히 주목하여 그 변천을 전체 고구려사를 나누는 큰 계기로 삼아 초기국가시대에서 귀족연립정권으로 이르는 긴 흐름을 포착하고 있다. 이 책에는 그 동안 학계에 축적된 연구성과가 다양한 방법으로 반영되어있다. 고구려사에 처음 관심을 가지는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전문적인 내용이 많아 어렵겠지만 아마추어 역사가들이나 나름대로의 지식을 갖춘 독자층에게는 내실있는 연구서로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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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하우스
스티븐 J. 굴드 지음, 이명희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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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최근들어 이렇게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번역이 된 과학서적을 본 일이 없었다는 점을 칭찬하고 싶다. 스티븐 제이 굴드는 진화의 본성이 진보가 아니라 다양성의 증가이자 변이의 최대,최소값이 변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비슷한 예로 야구에서 4할대 타율의 타자가 사라진 이유를 들고 있다. 굴드에 의하면 그 이유는 타자들의 실력이 내려간 것이 아니라 '4할타자'라는 개념 자체가 실체가 없는 것으로서 전체 선수들의 실력이 상향평준화되었기 때문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굴드는 이 글 전체를 통해 그의 대표적인 주장들을 견지하고 있는데, 환원주의적 시각에 대한 배격, 진보의 개념에 대한 일반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 등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일반적인 독자를 대상으로 쓰여진 책이다보니 쉬운 논리를 사용하려는 점이 돋보인다고 할 수 있고 또 그로 인해 강한 설득력을 얻었지만 동어반복이 지나친 감을 지울 수가 없다.

이 책 전체를 통한 굴드의 주장은 다음의 한 마디로 요약된다. '생명체는 복잡성을 향한 진보를 통해 오늘에 이른 것이 아니라 무작위적인 진화 속에서 우연히 오늘의 모습에 이르렀다' 한편 이 논리를 바탕으로 굴드는 인간이 생물계에서 특별한 존재라는 위험한 발상을 배격하고 인간은 다만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분포곡선의 오른쪽 꼬리에 불과한 존재'일 뿐이며 생물계의 진정한 지배자는 다름아닌 박테리아라고 말한다. 덧붙여 번역이 상당히 매끄러워 눈에 밟히는 부분을 찾기 힘들었다는 점도 상당한 매력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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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 순수(純粹) - 10 CD, 클래식음악의 시작과 끝
various artists / i dream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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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원이 음반 재킷으로 나오는 표지는 분명히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내용과 선곡에 있어서는 나름대로 구매의욕을 불러일으킬만한 요소들이 있다. 이들 음원의 출처에 대해서는 앨범 전체를 들어 특별한 언급이 없으나, Tbilisi Symphony Orchestra와 Kakhidze라는 지휘자의 녹음들은 상당한 가치가 있다.

이들의 녹음은 10장짜리 CD 곳곳에 흩어져 있는데, 본인의 경우 Kakhidze 지휘의 작품이 연주될 때만 특별히 신경이 집중되어 매번 음반 내지를 확인해보면 어김없이 이들 오케스트라에 그 지휘자였다. 마지막 10번 CD의 경우에서처럼 특별한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약간 의아한 선곡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각각의 앨범에 나름대로의 컨셉이 구현되었다고 할 만하다. 음원과 연주자가 제각각이라 트랙이 바뀔 때마다 매번 음량과 음질이 달라지는 점 또한 흠이라 하겠다. 그러나 저렴한 가격을 놓고 본다면 투자한 이상의 가치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클래식 입문용으로 추천할 만한 모음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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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를 수 없는 나라
크리스토프 바타이유 지음, 김화영 옮김 / 문학동네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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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글에선가 읽었다. '세계는 껍질로 자신을 둘러싼 굴과 같아서 우리가 할 일은 다만 그 속을 파먹는 것일뿐'...바타이유는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한다. '세계는 속이 빈 조가비였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들었던 생각은 위의 문장이었지만, 이미 마음은 책을 떠나 어느 먼 곳을 여행하고 있었다.

'다다를 수 없는 나라' 안남. 수도사 일행이 프랑스에서 베트남에 도착하기까지의 배경과 여정이 효과적으로 제시된다. 이들이 베트남에 도착해 그곳 주민들과 어울리며 전도를 위한 노력을 쏟는 과정에서 본국은 그들을 어느새 잊어버린다. 마지막 남은 두 남녀는 습기찬 오두막에서 생활하다가 어느 날 들이닥친 프랑스 군인들에 의해 발견되는데, 경건한 삶을 간직해 오던 두 사람의 마지막 모습은 옷을 벗고 함께 누워있는 것이었다. 이 마지막 장면이 아름답게 다가오지 않는다면, 소설을 잘못 읽은 것이라고 해도 좋다. '세계는 속이 빈 조가비'라는 것은 이 마지막 순간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도 좋다. 2년 전 읽은 소설이지만 아직까지 바타이유의 짧고 단순하지만 마력을 지닌 듯한 문장의 맛이 느껴진다. 강한 여운을 남기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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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적 유전자
매트 리들리 지음, 신좌섭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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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놈>의 저자로 유명해진 매트 리들리 교수가 쓴 이 책은 사회집단의 연합체를 이루고 살아가는 영장류인 인간의 관계를 지배하는 원칙이 이타적인 행동을 보이는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리들리 교수는 유전자와 개체의 수준에서는 지극히 이기적으로 행동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이 다른 종류의 동물들과는 달리 이타적이고 호혜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이유를 다양한 계층과 직능으로 분화된 인간 집단간에서의 사회적 관계가 미세한 수준에서부터 실은 개체에게는 지극히 이기적인 논리를 통해 결국 이타적으로 보이는 사회적 관계를 이루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이것을 좀 더 쉽게 독자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죄수의 딜레마와 게임이론을 통해 어째서 호혜적인 관계를 지향하는 개체가 집단에서 다수를 이루게 되었는지를 보여주고 있으나 다양성의 과학인 생물학에서 인간이 빚어내는 사회적 갈등을 좀 더 여러 각도에서 조명하기 위해 경제학과 인류학의 이론을 넘나들며 사회적 평판이라는 미래의 추상적 이익을 위해 사회적 인간이 이타적인 행동을 한다는 결론을 이끌어낸다.

전반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이론들을 무리없이 이끌어내고 있으며 <게놈>에서처럼 생물학의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커다란 어려움없이 읽을 수 있도록 평이하게 쓰여진 점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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