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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채식의사의 고백 - 녹말음식은 어떻게 살을 빼고 병을 고치나, 재개정판
존 A. 맥두걸 지음, 강신원 옮김 / 사이몬북스 / 2022년 1월
평점 :
인간은 녹말을 먹는 동물이다.
고기와 유제품을 좋아하던 존 맥두걸 박사는 18살에 이미 또래 평균보다 30kg 더 비만이었다.
어린 시절 가난했던 어머니는 자식에게만은 최고의 음식을 먹이고자 아침은 계란과 베이컨, 점심은 마요네즈를 듬뿍 넣은 소고기로 채워진 샌드위치, 저녁은 스테이크과 닭고기를 유리잔 가득 우유와 함께 먹였다.
그 어디에도 녹말음식은 없었고 저자는 매일 소화불량과 심한 변비에 시달렸으며 결국 18살의 어린 나이에 중풍이라는 무서운 병을 경험하며 후유증으로 다리를 절룩이게 된다.
입원해 있는 동안 자신의 병에 대해 제대로 답변해주는 의사는 없었고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의대를 진학하여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지만 여전히 만성질환에 대한 원인은 알 수 없었다.
이후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면서 육식과 유제품이 원인임을 깨닫게 된 저자는 '돈을 버는 의사'가 아닌 '병을 낫게 하는 의사'로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 고대 이집트 귀족에게서는 동맥경화증뿐만 아니라 비만, 치아질환 및 각종 담석의 징후들도 발견되었다.
어린이 미라에서는 척추갈림증(척추파열 증세)도 발견되었다. (...)
산모가 과도한 동물성음식을 먹었고 곡물이나 과일 및 채소의 섭취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P.52)
건강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쏟아지는 요즘,
지속가능한 식단을 고민했던 나는 잡곡밥과 야채, 과일을 조금씩 늘이고 유정란, 무항생제 축산물, 생선이나 저지방 우유 등을 식탁에 올리며 나름 건강한 소비를 하고 있다고 착각했다.
그런데 이 책은 도입부부터 그런 나의 착각을 제대로 지적한다.
고대 이집트 시대에도 동물성 음식이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니.
그 시대에는 지금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건강한 사육환경에 오히려 순수한 야생상태의 육식을 섭취했을텐데.
오늘 날 동물을 학대하는 축산방식이나 유통구조를 생각해보니 그야말로 불편한 진실을 제대로 마주한 느낌이었다.
이 책이 유익했던 점은 단순히 육류섭취에 대한 폐해만 지적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음식정보를 하나하나 짚어주고 그 이면에 상업자본주의의 불쌍한 희생양이었음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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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와 옥수수와 쌀을 많이 먹으면 뚱뚱해진다?
우유와 치즈는 뼈를 튼튼하게 한다?
머리가 좋아지려면 생선을 많이 먹어라?
계란은 완전식품이다?
저자는 믿을 만한 유기농 농부에게서 사왔든 앞마당에 있는 조그만 닭장에서 가져왔든 동물성식품은 애초에 인간을 위한 음식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한 식물성식단만으로도 단백질뿐만 아니라 지방, 탄수화물, 비타민 및 각종 미네랄 등 완벽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식단에서 고기와 생선, 유제품을 과감히 없애고 잡곡밥, 과일, 야채, 녹말음식(감자,고구마,옥수수)으로만 섭취해도 영양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더 건강해진다는 사실은 충격적이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기도 했다.
고구마와 감자를 한박스씩 주문했다.
큰아이는 한참 에너지소모가 많은 나이이고 작은 아이는 또래보다 작아서 육류와 유제품을 일부러 챙겨먹였는데..
가짜음식에 속지 않는 식단을 이제부터라도 하나씩 실천해보려 한다.
** 서평단 지원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