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못 산다고 말하는 세상에게 - 시대의 강박에 휩쓸리지 않기 위한 고민들
정지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7월
평점 :
품절


직장을 다니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는 모든 과정에 '시대의 강박에 휩쓸리지 않기 위한 고민들'은 꾸준히 있어왔고 기준 없이 흔들리며 나 자신을 자책하던 때도 많았다.
특히나 첫아이가 태어나고는 육아부터 교육까지 왜 그렇게 주변의 오지랖과 조언이 쏟아지던지.
나 역시 누군가에게는 오지랖을 부렸던 한 사람이었겠지.
반성한다.


책에서는 '너는 잘못 살고 있어'라고 속삭이는 세상에서 당당히 걸어가기 위해 필요한 자신만의 기준과 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국사회에 대한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기도 하고 어느 부분에서는 타인에 대한 이해와 연민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저자가 글을 쓰면서 부딪히는 현실적인 고민들과 변호사 공부와 육아를 병행하면서 경험했던 어려움 등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사유들이 넓고 깊게 담겨 있었다.


​'꼰대스러움'에 대한 해석이 꽤나 인상 깊고 명쾌했다.
저자의 동네에 젊은 여성이 혼자 운영하는 카페가 있는데 어느날 중년의 남자가 "어이, 여기 주스 하나 마실까"라며 앉아서 주문을 하더란다.
그 뒤 다른 남자가 들어오면서 "미스 누구, 커피 하나"라고 소리쳤고 그들 일행은 카페에서 큰 소리로 떠들어댔다고 한다.
저자는 이를 두고 새로운 시대를 감각한다는 것은 무엇이 폭력인지를 느낄 줄 알고 새로운 비폭력의 법칙 속에 자기를 위치시킬 줄 아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단순히 옛날 사람이라는 이유로 새로운 시대와 섞이기 어렵고 감각에 뒤떨어지는 것이 그 자체로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나역시 새겨들어야할 조언이기도 했다.


📚 삶이라는 건 그저 살아내고 해내면 되는 것 같다.
너무 두려워하거나 너무 걱정할 필요 없이 그저 걸어 들어가면 되는 것. (...)
그렇게 걸어 들어가면, 그저 삶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삶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씩씩함이 아닐까 싶다.
너무 두려워 말고 그저 씩씩하게, 하루하루 일하고 사랑하고 내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P.235)


최근 에세이에 물려있는 상태여서 큰 기대감없이 펼쳐들었는데 재미있게 읽었다.
여행하면서 숙소를 세 번 옮기는 동안 매번 '지금 여기'가 좋다는 저자의 아이처럼 나 역시 오늘 여기를 더 사랑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 이 도서는 한겨레출판에서 지원 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