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로시카 다이어리
메리 발렌티스 외 지음, 어윤금 옮김 / 마디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고등학교 때 들어간 선물가에서 벗겨도 계속 작은 인형이 나오는 신기한 인형을 본 적이 있었다. 내가 본 것은 6개 정도 작은 인형들이 놀랍도록 한 인형안에 들어가 하나로 합쳐진 모습이었다. 하나의 인형안에 6개의 인형들은 모두 같은 얼굴,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이 인형들은 큰 인형의 무엇일까 고민하며 그 인형들을 꺼내고 집어넣기를 반복하며 그 선물가게에서 눈치를 받을만큼 오래있었던 적이 있다. 이제야 그 인형들의 정체와 이름을 알게 되었다. 마르토시카라는 이름의 인형, 그 인형 안에 든 인형들 역시 그 인형의 한 부분이었다. 그 인형들은 속속들이 자신을 들어낸다. 자신의 모습을 거부감 없이 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얼마나 그럴 수 있을까. 내가 만약 마트로시카 인형이라면 나는 얼마나 여러개의 인형으로 되어있으며 몇개의 인형을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아마도 하나도 보여줄 수 없었을 것이며 내 안의 인형들을 찾으려고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말이다.

 

 

마트로시카인형은 무엇을 상징하는가?

 

-마트로시카 인형은 벗겨내도 똑같은 인형이 계속 나온다. 마지막에만 꽉 차있는 인형이고 나머지는 속이 비어있다. 속이 꽉찬 인형은 마트로시카인형 맨 안쪽에 제일 작은 모습으로 들어있다. 그 마지막 인형을 손에 넣기 위해 나머지 11개의 인형을 벗겨내야 한다. 그 작은 인형은 나의 자아에 해당할 것이다. 자아란, 내면의 자신이다. 내면 속의 나를 만나기 위해서는 11가지의 인형을 벗겨낼 준비와 과정이 필요하다. 마트로시카인형은 여성이면 누구나 12겹의 인형들이 속을 채우고 있을거라 말한다. 하지만 하나의 인형을 벗겨내는 것도 겁내는 여성이 있고, 자아까지 발견하는 여성은 극히 적지만 있을 수도 있다. 자아의 인형인 맨 마지막 인형까지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것은 진정한 자신을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내면의 나를 만나는 일은 아무리 말해도 부족함이 없다. 내면의 나를 만나지 않는다면 속이 텅빈 인형인채로 살아야하는 것이다. 책은 자아를 찾아낼 수 있도록 떠나는 여행을 마트로시카 인형에 비유하여 12가지 여행길을 제시해주고 있다.

 

용기-열두가지의 여행길에서 얻고자 하는 것이다.

 

-책은 마트로시카의 인형을 하나씩 벗겨내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한다. 즉, 이 여행의 목적은 용기를 갖는 것이다. 나를 마주볼 수 있으며 자아를 끌어안아줄 수 있는 용기를 갖기 위해 작가는 독자에게 하나씩 짐을 지어준다. 그 짐을 풀어서 해결한다면 그것은 더이상 짐이 되지 않을 것이며, 그 짐을 풀 용기가 없어 짊어지고 간다면 하나씩 더해지는 짐의 무게에 주저앉을 수 있다. 용기야 내면 되지라고 남에게 말하기는 참 쉽다. 그러나 스스로 용기를 내는 것은 어렵고도 어렵다. 그렇기에 이 책이 필요한 것이다. 어디서, 어떻게 용기를 내야할지 모른다면 이 책이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을 만나게 된다면 나의 삶이 어떻게 변화할지 상상해본다면 용기를 낼 힘이 생길 것이다.

 

내가 떠나고 싶은 여행 두가지.

 

하나, 4장 가식의 가면을 벗어라(자신에게 거짓말을 하지 마라.)

-나는 모두에게 잘 보이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은 적이있다. 이래도 착한 척, 저래도 착한 척을 한다고 내가 좋아했던 언니는 나를 그렇게 말했다. 그당시 그 말에 몇날 몇일을 화를 내고, 배신감을 느끼고, 슬퍼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후에 차분해진 나는 그 언니의 말에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착한아이가 되고팠던 나는 거절이라는 것을 할 줄 몰랐으며 무조건 상대방의 의견에 맞춰주려고 노력했다. 겉으로는 웃으며 수긍했지만 나는 누구에게나 착한 아이가 되기위해 고군분투했으며 나를 돌볼 시간도 없이 남의 눈에 보이는 나를 완벽하게 착한 아이로 보이게 하기 위해 노력하느라 나를 잊고 살았으며 충분히 그 생활에 지쳐있었다.

언니의 따끔한 충고는 내게 약이 되었고, 그 후부터 나는 거절하는 법을 배웠으며 착한척하는 것이 남을 위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이 방법을 다시 잊고 살았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야 나는 잊었던 내 모습을 깨달았고 내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기로 다시 가슴에 새겨두었다.

 

둘, 10장  독립적인 인간관계를 추구하라-스크램블드에그보다 달걀 프라이가 낫다.

-나는 스크램블에그보다 달걀프라이를 좋아한다. 모양도 이쁘고 맛도 독립된 두가지 맛을 느낄 수 있는 동시에 잘 어울리는 맛이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사람관계는 스크램블에그에 가깝다. 사랑 하는 사람을 만나면 내쪽이 그쪽에게 맞추거나, 상대방이 내쪽에 맞추거나 내 사랑은 매번 이러기를 반복했다. 나는 이것이 이상적인 사랑인 줄 알았다. 타인에게 흡수되도록 나를 작게 만들고, 타인 역시 그러는 것이 사랑인 줄 알았다. 그런데 결과는 물론 좋지 않았다. 타인 속에 흡수된 나를 찾는 일은 나에게 고독과 상실을 느끼게 했고 그것은 사랑으로도 채워지지 않았다. 나는 나를 잃은 것이다. 10장의 내용을 읽으며 내가 실수한 사랑의 모습을 되집게 되었고 내가 가져야할 용기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마치면서.

 

책은 두께와 내용에 비해 술술 읽힌다. 각장에 알맞는 사례들이 책을 읽는 속도와 재미를  더해준다. 그런 면에서 지루하지 않은 자기계발서라는 데 점수를 주고 싶다. 자기계발서는 독자의 몫이 크다. 그냥 읽는 것으로 끝나지않는다. 이 책을 읽었다면 이제 용기를 찾는 여행을 떠나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책을 읽은 보람이 없을 것이다. 두렵더라도, 힘든 여행길이라도 걱정하지 말고 떠나보자. 여행은 어느 정도의 걱정과 두려움, 힘듬을 가지고 떠나지 않는가. 그리고 이 여행은 우리의 인생을 변화시킬지도 모른다. 떠나자. 용기를 찾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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