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와 나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58
김양미 글, 김효은 그림 / 시공주니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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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추의 말주머니에 넣고픈 단어 하나! - 방울방울

단추야, 네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 추억이 방울방울 내 주변에 떠다니기 시작한다. 손 끝으로 방울을 톡톡 터트리면서 웃음을 짓기도 하고 눈물 한방울이 또르르르 흐를 것 같기도 하고 가슴이 아릿해져서 숨을 크게 내쉬기도 한다. 그 방울 속에는 7살된 이모와 이모보다 2살 더 많은 9살된 이모의 오빠가 함께 있단다. 이모의 오빠는 네 오빠처럼 장난꾸러기였지만 못된 이모 덕분에 고생을 좀 했단다. 이모는 단추처럼 착하지도 않았거든. 이모는 혼날 일을 해놓고 항상 오빠가 그런 것처럼 말을 해서 아무 잘못 없는 오빠만 혼났었지. 그런데도 이모네 오빠는 이모한테 화를 내지 않았단다. 착하고 착한 오빠여서 이모는 다 커서 후회해. 그 때 조금만 더 오빠에게 잘했으면 좋았을텐데라고 커서 잘해주려니 생각처럼 쉽지 않더구나. 단추 네 오빠는 참 좋을 것 같아. 단추처럼 맑고 착하고 말도 예쁘게 하는 동생이 있어서. 단추가 말했듯이 오빠가 내 오빠여서 좋다라는 말처럼 단추 오빠 역시 단추가 내 동생이어서 너무 좋을 거란다. 이모도 우리 오빠가 우리 오빠여서 참 좋단다. 이모의 오빠가 이모가 동생이어서 좋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단추의 말주머니에 넣고픈 단어 하나! - 둥실둥실

단추야, 이모가 널 만난다면 캠핑카를 사줄 수는 없겠지만 캠핑카를 하루 대여해줄게. 이모는 왜 너와 같은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단추네 아버지는 몸이 아파 엄마가 일하는 가게에 누워만 계신다고 했지? 이모네 아빠는 이모가 8살때까지 누워 계셨단다. 이모네 엄마도 자그만한 신발가게를 했는데 그 가게 안쪽 방에 아빠가 누워계셨지. 이모도 아빠의 무등을 타고 있는 사진을 참 소중히 간직했는데 단추는 아빠의 품에 안긴 사진을 간직하고 있었구나. 그 사진을 보는 순간 이모는 눈에 눈물이 그렁구렁해져 어쩔 줄을 몰랐단다. 다 큰 어른이 울면 사람들이 쳐다보니까. 어른이라는 건 왜 울고 싶을 때 마음대로 울 수 없는 것인지, 왜 그것이 창피한 일인지 이모도 잘은 모르지만 어른이란 그런가봐. 그래도 이모는 울고 말았어. 까짓거 오늘은 단추와 같은 7살 해야겠다. 단추는 아빠를 모시고 동물원에 가고 싶다고 했지? 그 이야기를 들은 단추 오빠는 캠핑카를 사면 다 함께 갈 수 있다고 말해줬고. 캠핑카는 땅 위를 달리는 차지만 단추네 캠핑카는 구름 위를 둥실둥실 날아가는 캠핑카일 것 같아. 얼른 캠핑카가 단추네 집에 닿기를 이모가 빌어볼게. 단추야, 아빠를 원망하지 않아줘서 아빠와 눈 마주치는 것을 좋아해줘서 이모가 너무 고마워.

단추의 말주머니에 넣고픈 단어 하나! - 재잘재잘

단추야, 네 이야기를 듣는 동안 이모는 너무 즐거웠어. 마치 옆에서 파랑새 한마리가 즐거운 이야기를 재잘재잘 들려주는 것처럼 느껴졌단다. 단추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마치 음표들 같아. 또르르르~ 소리가 나는 음표들. 그 음표들에서는 맑고 통통 튀는 소리가 날 것만 같아. 반짝반짝 빛을 내면서. 7살 차이가 나는 오빠도 27살 차이가 나는 이모도 감동시키고 마는 단추야, 그렇게 밝고 따뜻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주렴. 세상은 힘든 일 투성이고 단추의 아빠는 아프시지만 단추와 오빠의 마음에 담긴 빛이 세상을 조금은 더 따뜻하고 밝게 만들 수 있다고 이모는 믿으니까 단추도 믿어줄래? 오빠처럼, 이모처럼 나이가 들어도 단추는 예쁜 말들을 재잘재잘 노래해주렴.

책을 품으며......

아이들 책이 좋다. 아이들 책은 돌려말하지도 예쁘게 포장하지도 않는다. 그저 단순하게 생각한대로 적힌 글들도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도 둥둥 떠다니는 그 상상력도 날 위로해준다. 아이들 책을 쓰는 작가들도 어른이라는 것도 좋다. 어른이 어른에게 건네주는 위로같은 느낌이랄까. 그 위로 속에서 아이들은 자라고 어른들은 마음에 연고를 바른다.

책 속 단추는 7살난 여자아이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단추의 오빠는 단추 놀리는 일이 세상에서 젤 재밌지만 단추의 마음이 다칠까봐 걱정하는 자상한 오빠이다. 단추의 아빠는 아파서 엄마가 하는 이불가게에서 누워계셔 단추의 엄마는 단추와 오빠를 돌봐줄 수가 없다. 단추는 엄마가 자기를 오빠 낳고 바로 낳아주었기를 바라고 바란다. 그랬다면 단추도 오빠처럼 아빠와 함께 추억을 많이 쌓았을테니까. 착한 단추는 현재의 아빠가 벌떡 일어나는 것을 바라기 보다는 그저 아빠가 건강했을 때 함께였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상상하며 행복해하는 귀여운 공주님이다. 그런 공주님이 안쓰서워서 얼마나 책을 가슴으로 품었던가.

이 책을 아이들이 읽는다면 친구의 아픔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아이들은 모르기에 다른 아이에게 상처를 준다. 공감능력을 배운다는 것은 아픔과 슬픔이 있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제일 좋지 않을까. 책을 읽고 난 후 부모님과 함께 단추와 같은 친구가 생긴다면 어떻게 하고 싶은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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