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엔젤 - 나는 머리냄새나는 아이예요
조문채 글, 이혜수 글.그림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예쁜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언제였을까? 빨강머리 앤을 보고, 만화 영화 시리즈로 나오던 신데렐라를 보며 자라던 그 시절 예쁜 마음으로 살고 싶다고 생각했을까? 세상을 향해 그토록 맑은 마음과 파란 바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멋져보여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주인공처럼 세상을 살아야지, 꿈을 꾸어야지 꿈꾸던 시절은 세월의 빠름 앞에서 저만치 내려놓고 달리느라 바빴다. 그 맑음을 내려놓으면서 왜 가벼워지지 않고 삶은 점점 더 무거워지는 것인가......
 

 

 그림책이 좋고 아이들의 책이 좋다. 팍팍하다고 삶을 부르지 않으리라 여겼던 순간마다 아이들의 책을 찾고 그림책 속으로 들어가 있으면 나를 지치게만 했던 삶이 어여쁜 분홍빛으로 보인다. 그것을 알면서도 꿈을 주는 책을 자주 만나게 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 그 속에서 이 책을 만났다. 얼마나 어여쁜 봄빛인지, 이 책을 이야기하는 것만으로 자판을 두드리는 손끝에서 개나리 꽃망울이 터진다.

 

 <100% 엔젤> 이라는 책의 부제는 '나는 머리냄새나는 아이예요' 다. 처음 책을 보고서 왜 부제가 이런지 감이 오지 않아 고개를 한참이나 갸우뚱 했다. 그렇게 갸우뚱하며 책을 펼쳐 읽기 시작했고 내게 겨울은 저 멀리 도망가고 봄이 다가오기 시작한다. 초록 잔디가 펼쳐있는 작은 동그마한 언덕에 누워있는 기분, 그 언덕에 따뜻하게 살랑거리며 봄바람이 분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소중하고 아름답게 느껴져 살아있다는 것만으로 삶이 감사하게 느껴져 눈물이 툭하고 떨어질 것 같은 기분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나를 감싸안는다.

 

 책은 딸과 엄마의 일기로 꽉 차 있다. 웃음이 나는 이야기부터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까지 소소한 행복이 담겨있다. 엄마의 말대로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머리 냄새나는 아이라는 것을, 누군들 단점 하나 있지 않겠는가. 뭐 묻은 개가 우리일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그리하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누구하나 함부로 대할 수 있겠는가. 잊지 않고 살아야지, 기억하고 싶은, 가슴에 품고 싶은 좋은 글이 참으로 많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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