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키스 뱅 뱅!
조진국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속초에 드문드문 드립 커피가게가 생겨나면서 커피를 주문할 때면  에스프레소를 한 잔 시키고 함께 시키는 건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AA를 주문한다. 에스프레소를 입에 머금다가 넘기고 난 후 마시는 킬리만자로의 아찔함을 좋아한다. 그 강렬함과 쌉싸름 그리고 신맛에 중독 되어버렸다. 이 책의 맛이 내가 즐기는 커피의 맛과 닮아있다. 달콤함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커피의 맛과 고스란히 닮아있다.

 

Kiss Kiss Bang Bang, 책의 제목이기도 하고 주인공 기안과 서정의 만남에 빠질 수 없는 노래였던 그리고 그들의 미래를 예감케 한 노래이기도 했다. 이 제목을 해석하는 기안의 말이 떠 오른다.

 

- 총소리만큼 격렬하게 키스를 한다? 아마도?

- 키스를 하는 두 사람이 나중에는 서로의 심장에 총을 겨누는 사이가 된다? 아마도?

- 그쪽이 더 재밌는 해석이네요.

기안의 해석은 재밌긴 했지만 그때의 나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총을 쏠 만큼 집착하고 증오할 만한 관계가 있는 걸까. 내가 싫어졌다는 사람은 돌아서면 그만이고, 내가 싫은 사람은 받아들이지 않으면 되는 것일 텐데.   -P.89

 

 이 글을 쓰면서 음악을 들어본다. 기안의 해석이 전혀 먹혀들 것같지 않은 상큼 발랄한 보컬의 목소리에 혼자 피식 웃어본다. 기안이란 사람은 보컬의 목소리에 저런 해석을 할만큼 가슴에 바람이 부는 이라는 생각에 옆에 둔 책을 쓰다듬는다. 서정의 해석이야말로 기안이 했을만한 해석처럼 보이고 기안의 해석이 서정이 말했음 전혀 어색할 것 같지 않다면 그들의 성격을 말했다고 할 수 있을까?

 

 책은 아스라한 담배 연기와 어두운 회색빛 그럼에도 불구하고 빨간 페이트로 칠해진 방을 연상시킬 만큼의 강함을 담고 있다. 탁하고 어둡고 답답하다. 빗방울이 떨어지지만 투명하지 않다. 네명의 주인공이 얽히고 설키고 서로를 서로가 힘들게 한다. 솔직해지지 못하다는 것,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은 거짓으로 스스로를 방어해야한다는 것 그 슬픔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내게는 소울메이트의 감성을 자극하지 않아 아쉬웠던 책, 저자가 말한 음악을 들으며 이 책을 읽는다면 달라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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