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걷다 - 2009 경계문학 베스트 컬렉션 Nobless Club 11
김정률 외 지음 / 로크미디어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경계문학이라는 장르를 알지 못하면서도 이 책을 택한 것은 순전히 제목때문이었다.  꿈을 걷다, 내게는 새벽 산책이 꿈 속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낮에는 아무렇지도 않던 길이 푸른빛이 감도는 새벽이면 청아한 바람과 깨끗한 공기로 인해 가슴 한 켠이 아련해지고 시간의 흐름에서 벗어나있다는 생각에 마치 꿈 속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 때가 있다. 이 책의 제목에서 기대했던 것은 아마도 새벽녘의 아련함이었을 것이다.

 

 읽는 동안 아련해지기도 했으며 애틋해지기도 하였다면 이 책에 실린 12명의 작가에게 미안함을 전해야 하는 것일까? 경계문학이란 장르를 찾아보지도 않고 읽어 내려간 책은 경계문학이 무협과 판타지 장르를 혼합해놓은 것임을 <이계의 구원자>를 통해 어렴풋이 알게되었다.

 

 <이계의 구원자>로인해 경계문학이란 장르가 그저 무협장르의 다른 이름이라는 생각에 살짝 실망한채로 <구도>를 읽기 시작했는데 벚꽃 날리는 계절이어서 일까?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본 기분이었다. 그저 참 예쁘다는 말이 나올만큼 아름다운 글이었다고 할까? 와호장룡이란 영화를 볼 때 검술마저 아름답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책 속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검술에 가슴이 아릿해진다. 무협이란 장르를 그다지 접해보지 못한 내가 이런 서정적인 글이 숨쉬는 무협이라면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만큼 <구도>는 읽는 동안 아름다운 꽃잎들이 날릴 것만 같고 봄비마저 안타까워 내리지 못하고 그저 바람에 꽃들만이 휘날릴 것만 같은 그런 이야기였다.

 

 12명의 13개의 단편이 실린 이 책은 맛을 짐작할 수 없는 꽁꽁 감싸있는 사탕통을 받은 듯한 기분을 들게한다. 읽지 않고는 알 수 없을 것이라며 내 호기심을 자극하는 단편들은 만날 때마다 다른 무언가를 내게 선물한다. 그저 무협장르를 머리 식히는 정도로만 생각했던 내게 이 책은 그 생각이 틀렸음을 알려주었다. 인생을 이야기함에 있어 전혀 부족함 없이 진행되는 이야기들 앞에 가슴에 바람이 불기도 했고 책을 덮고 한동안 생각에 잠기기도 했으며 혼자서 키득거리며 웃기도 했다. 어떤한 것이든 편식은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무협 혹은 판타지 장르의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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