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그를 주목하다

잡스처럼 일한다는 것 - 위기에서 빛나는 스티브 잡스의 생존본능
리앤더 카니 지음, 박아람.안진환 옮김 / 북섬 / 2008년 11월

'iPOD'
스티브 잡스가 누구인지도 모를만큼 무지한 내가 이 책을 택한 이유는 아이팟에 미치다- 라고 말하고 다녔던 친구때문이었다. MP3를 즐겨듣지 않는 내게 노래를 듣기 위한 기계에 마음을 빼앗기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시절 친구의 아이팟을 만나고 한참이나 아이팟을 사고 싶어서 어쩔 줄 모르다가 흐른 시간이 있었다. 아름답다라는 말로 모자랄 듯한 디자인에 마음을 빼앗긴 그 시절의 나를 떠올리며 읽은 책은 삶 속에서 직업이란 것에 목숨을 걸어도 괜찮을 거란 단상을 준다.

 

 잡스처럼 일한다는 것은 얼마나 매력적인가 또한 얼마나 힘든 일인가. 완벽이란 말이 주는 매력을 책 속의 잡스를 통해 알게 된다. 그가 애플을 살리기 위해 세계의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읽을 때마다 그에게 주어진 열정, 차가운 이성, 끊임없는 도전,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성공이란 달란트가 탐이 나서 혼이 났다. 갖고 싶다, 그 달란트를. 부럽기만 하던 달란트도 책을 읽을수록 잡스라는 인물이 그 달란트를 갖기 위한 노력에 얼굴이 부끄러워진다. 

 

 잡스라는 인물은 뜨거우면서도 차가운 인물로 내게 다가온다. 우유부단한 성격인 나로서는 쳐내야 할 가지들을 고스란히 품고 사는 나무로 살아가는데 잡스는 가지를 쳐내며 더욱 건강한 나무로 거듭난다. 뜨거운 열정을 가진 그에게 시퍼런 칼날같은 차가움을 봤을 때 순간 책을 덮어버렸는데 그가 해고한 사람들이 떠올라버려서였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어떠한 나무든 가지치기를 하지 않고는 건강히 자랄 수 없다. 수 많은 가지들을 품으며 더 많은 희생을 치룰 것인가, 가지치기를 통해 최고의 나무로 거듭날 것인가를 택해야 한다면 분명 후자여야 한다. 그에게 회사의 생사가 결정되어 있으니. 잡스가 탁월한 경영자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잡스처럼 일하기 위해 내게 필요한 것들은 얼마나 많은가. 사실은 잡스처럼 일하지 않더라도 그에게서 몇 가지만이라도 뺏어오고 싶은 마음이다. 그가 가진 고객을 위한 마음, 지치지 않는 열정과 결단력은 분명 내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이 될 것이다. 스티브 잡스, 그를 통해 지금의 나를 돌아보았다는 것만으로 내게는 의미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