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랑이 있다.
 
하나는 잠시 불타올랐다가 곧 이전의 광채를 잃어버리는,
금세 지루한 일상의 범주로 편입되는 평범한 사랑이다.
 
또 하나는, 전자에 대한 대칭적 개념으로 정의하자면 비범한 사랑이라고 해야 할 테지만,
그보다는 신비로운 사랑이라고 해야 좀더 그 자체의 성질에 가까울 것이다.
 
후자 쪽의 사랑은 좀더 희귀하고 벼락같다.
 
전자 쪽의 사랑만 경험하고서도 신비롭고 벼락같은 경험이었노라고 고백하는 사람들이 세상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후자 쪽의 사랑을 만나면 금세 깨달을 수 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흔해빠진 다른 사랑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절대, 순수, 운명, 복종, 이런 복고적 단어들이 섬광같이 정수리를 내리치는 그런 감각은 일반적은 사랑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말이다.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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