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눈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무덤은 있을 것 같아. 무덤은 산에만 있지 않고 사람의 마음속에도 , 그것도 공동묘지처럼 많이 있을 것 같아. 세상을 오래 산 사람일수록, 남보다 불행하게 살아온 사람일수록 더 많겠지. 왠지 그런 생각이 들어.

무덤마다 묻혀야 될 것들이 묻혀 있겠지. 그래, 도무지 저절로 잊혀지지 않기에 묻어버릴 수밖에 없는 것들, 어떤 뼈아픈 말이라든지 잊지 못할 표정, 운명이 결정되던 순간의 잔인스런 장면 따위가 묻혀 있을거야. 그런 걸 마음의 땅에 꼭꼭 묻은 이는 물론 그 마음의 주인이지. 산 임자가 자기 산에 부모나 자식의 무덤을, 아니 누구보다 자기 자신의 무덤을 만들 듯이 제가 제 기억을 자기 속에 묻는 거지. 슬퍼하고, 후회하고, 자책하며.
세월이 흐르면 언젠가는 그 무덤들마져 무너지고 잊혀질거야. 그러지 않는다면 어떻게 평화롭고 즐겁게들 살아갈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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