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 - 잃어버린 나를 만나는 이야기
쉬타오 지음, 장연 옮김 / 고려원북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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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할머니께 천사가 있냐고 물은 적이 있다. 할머니는 천사가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어디에 천사가 있냐고 하늘을 가리키며 내가 물어보자 할머니는 손으로 내 가슴을 가리키며 여기에 있지하며 나를 쓰다듬어 주셨다. 그때는 할머니의 말씀에 에이~~하면서 입을 삐죽 내밀었지만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 나는 막내이모의 어린 아들이 "내게 천사가 있는거야 누나"라고 물을때 하늘을 가리키는게 아니라 할머님께서 하신것처럼 나도 그 아이의 가슴을 가리키며 천사가 있다고 한다. 힘껏 껴안아주면서.  예전에 내가 그랬듯이 그 아이도 에이~~하면서 입을 삐죽 내민다. 그 모습이 귀여워 더욱 꼭 안아주었다.

 

 어린시절 할머니가 내게 천사는 내 속에 있다는 말을 믿지 않으려했다. 알았더라면 더욱 사랑하며 살았을텐데...나를, 가족을, 친구를, 주위 사람들을 더욱 사랑하며 껴안으려 했을텐데 말이다.

 

 이 책은 내게 천사가 내안에 있다는 할머님의 손끝을 떠올리게 해주었다. 세상에는 너무 많이 발음해버려 식상한 표현이 되는 단어가 여러개가 있다. 가령 사랑이라든지 희망이라든지 이 책의 제목처럼 천사라든지. 너무 많이 발음하여 낡아버린 단어같지만 그 단어들이 가진 속뜻은 식상해지지 않는다. '천사'라는 제목을 처음 보고 피식 웃음이 난건 그 때문이었다. 책의 겉커버가 있을경우 그 커버를 벗기고 읽는게 나의 버릇이라 커버를 벗기자 드러나는 노란 책하나! 그 위에 새겨진 '천사'라는 제목의 느낌은 전과 다르다. 하얀표지의 제목과 노란표지의 제목은 내게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입 속으로 중얼거린다. 천사..천사.. 중얼거리는 횟수만큼 천사는 내가 천사라는 단어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떨리게 다가왔다. 저 파란 하늘에 달려있는 하얀 구름뒤에 숨어 나를 볼것같은 천사를 떠올리던 그때로 돌아가본다.

 

 노란색 표지를 숨긴 책은 앉은 자리에서 한시간만에 다 읽어내려갔다. 낮에 읽은 이 책때문에 하루종일 기분이 이상했다. 차분해지기도 하고 들뜨기도 하고. 쉬이 읽히는 책은 어려운 책에 비해 선물 같지만 이런 책들은 숙제를 하나씩 지어준다. 꽤 무거운 숙제를. 무게가 가볍다고 넘기는 책장이 가볍다고 우스이 보면 안된다. 책을 덮는 마지막장의 무게에 책이 내주는 숙제의 무게가 달려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책은 공평하다. 읽을때 어려운 책들은 읽고나서는 오히려 가벼운 상쾌함을 전해주지만 읽는 내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은 쉬운 책들은 덮기가 두려울만큼 숙제를 떠넘긴다. 이 책 또한 내게 숙제를 내주었다. 스스로 하지 않으면 안되는 숙제라서 남의 것을 보고 한다거나 정답을 찾는 것 또한 무의미하다. 전적으로 내 숙제인것이다. 내가 어떻게 숙제를 하냐에 따라 답이 내려지다. 어려운 숙제라고 하기 싫어 책을 읽은 것을 물릴수는 없는일. 그리고 대학 졸업후로는 숙제가 없기에 이런 숙제는 예전을 추억하며 기꺼이 해보려고 한다.

 

 천사가 내게 준 숙제는 내 마음속에 있는 8가지 씨앗에 싹을 틔어 잘 가꾸라는 것이다. 싹을 틔어 가꿔 자라게 하는 것인만큼 그 씨앗의 정보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게 필요하다.

 

 이 책의 천사이야기는 천상의 천사이야기와 토니가 지어낸 '천사이야기' 두개이다. 영원한 삶을 포기하면서까지 천사는 인간에게 소중한 선물을 주기 위해 지상으로 내려온다. 토니는 그 천사를 만나(처음에는 천사인줄 모른다) 천사가 인간에게 주려는 선물을 '천사이야기'라는 글에 담아 쓰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천사가 인간에게 주려고 했던 '마음의 힘'을 알린다. 모든 일은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말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모든 일이 마음먹기 나름이라면 마음은 그만큼 힘이 세다는 것인데 우리는 마음이 얼마나 힘이 강한지 잊어버리고 살아가고 있다. 내 마음은 나약하다고 스스로 깍아내리기에 여념이 없다. 내 마음의 가치는 타인이 정해주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가 나를 판단하고 평가를 내린다고 하더라도 그게 내 가치가 되는건 아니므로 내 가치는 내 스스로 정해야한다. 내 마음의 힘을 믿어야 내 가치를 믿게되는 것이다. 할수 없다고, 어렵다고, 두렵다고, 안될게 뻔하다고 포기해버리면 마음은 작아져서 점점더 마음 속 깊이 들어가버리게 된다. 한번 더 생각하고 한번 더 용기를 내고 한번 더 도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책은 말하고 있다.

이런 글이 적힌 것을 보면 처음 드는 생각이 말은 쉽지라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쓰기 쉽다고 하기 쉽다고 이런 글을 써낸 것은 아니다.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우리에게 한번 해보라고 용기를 주기위해 이 천사를 보내준 것이다. 어려운 것은 알고 있지만 지금 하지 않으면 후회할테니 한번만 해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해결사가 아니다.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선생님인 것이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문제를 떠맡아 고심끝에 문제를 풀 방법을 찾았을 테고 그것을 혼자만 알고 있지 않고 나눔에 나선것이라고 봐야한다.

 

 누구에게나 마음의 밭에는 천사가 말하는 8가지의 씨앗이 숨겨져 있다. 몇개의 씨앗을 발견한 사람도 있을테고 한두개만 발견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발견을 하지 못한 케이스에 가깝다. 그러니 지금부터 물을 잘 줘서 싹이 나오는 것을 보고 씨앗의 위치를 찾아야한다. 간혹 늦게 싹을 틔우는 녀석이 있을테니 조급하게 마음 먹을 필요는 없다. 느긋하게 내 마음을 믿고 손을 뻗어 시작하는 것이다. 물을 뿌릴 호스를 찾기 전에 마음의 밭을 고르게 갈아야겠다. 내 마음을 보듬으며 나를 보듬다 보면 남을 위한 사랑까지도 배울수 있을 것이다.

 

 바람이 좋은 봄날 천사를 만나 씨앗을 달라고 내가 말하자 천사는 내 가슴을 가리키며 빙긋이 웃어주었다. 천사는 내가 태어날 때 부터 씨앗을 선물로 준 것이다. 주신 선물을 너무 늦게 발견해서 죄송하다고 하자 천사는 또한번 빙긋이 웃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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