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표지가 떼가 탈까봐 만지기도 조심스러웠던 책. 책의 뒷 표지를 보는순간 요즘 들어 신문에서 저출산이야기와 입양이야기가 떠올랐으며 얼마 전에 정해진 5월 11일이 입양의 날이 생각났다. 아픈 책임이 분명한데도 이 책을 손에 들고 나왔다. 책을 손에 들고 나온 그때 햇살은 눈이 시릴만큼 눈부셨다. 이 눈부심을 책 속의 아기들도 봤을거란 생각에 가슴이 뭉클하다.
<작은 천사들의 119>는 2001년부터 슈테르니파크SterniPark 재단에 소속되어 활동하면서 ‘버려지는 아기 프로젝트’의 이야기이다. 이 글을 쓴 사람은 28의 라일라 모이지히이다. 그녀의 아빠가 이 재단의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그녀의 엄마는 함께 일하는 동료이다. 저널리스트를 꿈꾸던 그녀가 이 일을 택한것을 그리고 이 일을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알리기 위해 책을 낸 것을 감사한다. 그녀의 꿈은 접힌것이 아니라 더욱 크게 펼쳐졌다고 생각한다.
'버려지는 아기 프로젝트'란 원치 않는 임신을 하고 임신중절시기를 놓친 여성이 익명출산을 할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젝트이다. 예전에 종종 쓰레기 더미에서 갓 태어난 아이가 버려져 있다거나 학교 화장실에서 아이를 낳는 여학생의 기사나 자신이 낳은 아기를 죽이는 비정한 엄마의 기사를 본적이읽는 동안 그 있다. 그때마다 나는 혀를 차며 어떻게 저렇게 사람이 악해질수 있는지 혹은 어떻게 주변에서는 10개월이 될때까지 눈치를 챌 수 없는지에 관한 무관심에 혀를 찼다. 책을 읽는 내내 그런 내 모습이 떠올라 나는 몇번이고 숨을 멈추어야했다. 전혀 생각치 않았다. 겪어보지 않았다고 나라면 그런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며 그들을 죄인처럼 몰아갔다. 어떻게 한번도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들은 혼자였고 주위 사람들은 그들에게 무서움이었으며 사회는 그들에게 차디찬 얼음장이었을텐데 불러오는 배를 붕대로 동여매며 하루를 보내고 누가 물어볼까봐 하루에도 수십번 가슴이 내려앉았을 것인 그들. 어둡고 좁은 곳에서 혼자 아기를 낳으면서 그들은 누구를 외치며 울었을까? 그들은 외치지도 울지도 못했을 것이다. 누군가가 들으면 안되는 출산이기에. 예기치 못한 임신이었고 준비하지 못한 출산이었으니 갓 태어난 아기를 다루는 법도 몰랐을 것이 분명하다. 첫 출산을 혼자 할경우 신생아는 생명을 부지하기가 힘들다. 이 경우 산모의 생명도 위험하다. 아기가 생명을 부지했다하더라도 그들은 위험한 상황에 버려진다. 몰래 아기를 낳은 여성이 아기를 안전한 곳에 버린다는 것도 어찌보면 어려운 일일 것이다.
바로 '버려지는 아기 프로젝트'는 이런 여성들과 아기를 도와주는 일이다. 모자의 집이라고 할수 있는 슈테르니파크는 익명출산을 원하는 미혼모들이 안전하게 아기를 출산하게 도와주는 일을 한다. 그들은 비상전화를 설치하고 있다. 종종 출산을 하고 전화하는 경우도 있기에 그들은 언제나 24시간 대기하고 있어야한다. 그들은 출산을 슈테르니파크에 와서 할 것을 권한다. 혼자서 출산을 할경우 아기도 산모도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모가 와서 아기를 출산하는 경우도 있지만 혼자서 아기를 낳고 버리는 경우도 있다. 슈테르니파크는 그런 아기를 구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들의 구조방안은 베이비클라페(Babyklappen)이다. 베이비클라페란 금속으로 된 너비 약 70센티에 높이 약 35센티의 문을 벽에 설치하고 그 뒤에 늘 37도를 유지하는 따뜻한 침대를 마련하고 있으며 베이비클라페는 안전상 두 가지 선, 즉 전화과 위성으로 경비대와 연결되어 열리자마자 경비대에 경보음이 울리게 되고 경비대에서 버려지는 아기 프로젝트의 담당자들에게 연락을 하면 담당자들이 5분 안에 베이비클라페에 도착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진 버려지는 아기를 담을 수 있게 되어있다. 베이비클라페가 설치된 이후로는 죽어서 발견된 아이의 수가 현전히 줄어들게 되었다. 단 한명의 아이라도 베이비클라페를 이용해 살릴수 있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그것을 행한 그들로 인해 소중한 생명이 죽지 않고 살아갈수 있게 되었다.
책은 익명출산을 원하고 아기를 낳은 여성들의 이야기가 실려져있다. 어린 나이에 소녀들만이 이 시설을 이용하는것이 아니라는데 나는 놀랐다. 나이대는 14~35세 정도로 다양했다. 대체로 여성들은 낙태할 시기를 놓쳤기에 이 시설로 온다. 그들은 거의 5개월이 넘어서 임신을 발견하는데 그건 착상혈때문으로 본다. 착상혈로 인해 자신이 월경을 했다고 생각하므로 임심이라고는 생각치 않는것이다. 5개월이 넘어서면서 그들은 두려움과 혼란에 빠지게 되며 임신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서 그 무게에 짓눌려 힘든 나날을 보낸다. 라일라가 이들을 처음 만나면 해주는 말은 "당신은 이제 혼자가 아니예요." 이다. 그말 한마디에 익명출산을 하기로 한 여성들은 큰 위로를 받는다.혼자서 견뎌내야한다는 것은 그들을 죄책감과 후회로 몰고갔었으며 그들은 누구도 임심을 알아채면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10개월이 다 되도록 자신의 임신을 눈치못채는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더욱 외로움을 느끼게된다.
슈테르파크는 그런 그녀들에게 가족이 되어주고 친구가 되어준다. 익명출산을 원한 여성들은 입양을 선택한다. 자신이 엄마임을 밝히는 용기를 내어 공개입양을 결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익명으로 입양하는 것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입양확인에 도장을 찍으면 바로 아기를 입양시키는 청소녕청이나 입양알선기관과는 다르게 슈테르니파크는 8주간 아기를 자원봉사 위탁모에게 위탁시킨다. 아기를 놓고간 여성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주고자함이다. 물론 8주도 결정을 하기에는 적은 시간이지만 이 기간에 친엄마의 품으로 돌아가는 아기가 꽤 있다고 한다. 상황이 좋지 않아 아기를 좋은 환경에서 키울수 없으니 좋은 가정에 입양시키려 했지만 아기가 주는 기쁨과 용기 그리고 살아갈 힘을 얻은 친엄마들은 아기와 함께 살기로 결정한것이다. 슈테르니파크는 이렇게 입양과 친모에게 아기를 보내면서 장애아를 입양하고자 하는 가정은 많지 않다는 사실에 처하게 된다. 독일은 아기 한명에 입양하고픈 가족이 25가구 정도 된다고 한다. 입양을 하려는 가정은 많지만 그건 정상인 아기만 해당되는 것이다. 슬픈일이지만 라일라를 포함한 슈테르니파크에 있는 모든 여성들은 장애를 가진 아기의 엄마가 되어주기로 한다. 아기는 친엄마를 잃었지만 수십명의 엄마를 얻은 것이다.
이 책을 덮으면서 이런 이야기는 많은 사람에게 읽혀져야한다고 외쳤다. 한국에도 이런 재단이 있다면 혼자서 아기를 낳는 여중생도 쓰레기 더미에서 죽은채 발견되는 아기도 아기를 키우는데 절망하여 스스로 자신의 아기를 죽이는 비정한 엄마를 보는 일도 줄어들지 않을까한다. 내가 이 책을 읽었다고 하여서 그리 달라질 것은 없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달라질 것이다. 의식의 변화가 주는 힘은 상상했던 것보다 큰 힘을 발휘한다. 익명출산을 원하는 여성들이 아이를 키울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성이고 그 다음이 사회적 시선이다. 입양부모에게는 따스한 눈길로 바라보는것에 비해 미혼모에게는 차가운 시선을 주는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을 읽는다면 그들을 완전히 따스하게 안아줄수는 없더라도 그들에게 따스한 시선을 줄수는 있을거라 본다.
-----------------------------------------기억에 남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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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는 우선 건강하게 살아서 세상에 나올 권리가 있습니다. 그 아기가 어떤 부모를 가졌느냐 하는 문제는 차후에 제기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익커만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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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제 혼자가 아니예요."
-라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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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미헬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몰라요. 그러나 시도해 보지도 않고 미헬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면 불공평한 일일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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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아동 권리장전에는 모든 아기는 나면서부터 이름을 가질 권리가 있다고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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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되는 일이야
라고 이성은 말한다.
그러나 사랑은
바로 그런거야라고 한다." -에리히 프리티 <바로 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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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말은 근사하게 잘할 수 있어요.
하지만 누가 당신들처럼 도울 수가 있겠어요.
-클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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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손가락질을 하는 대신 그녀에게 손을 내밀어 주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