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처럼 읽는 멋진 인간관계 만들기
최준호 지음 / 대경북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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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고 나서 표지의 딱딱함에 놀랐다. 표지에서 느껴지는 지루하고 무거움에 책이 신간이 맞는지 뒷면을 보게 된 것이 사실이다. (인쇄날짜는 앞장에 있었다.) 고전문학도 아닌데 꽤나 두꺼운 표지에 요즘 책들에 비해 너무나 정적인 색체에 책을 읽기도 전에 흥미를 잃었다. 책이 온지 몇일 후에야 책을 펼친 이유도 흥미가 생기지 않아서이다. 잠이 쉬이 오지 않는밤에 이 책을 펼쳐든 까닭은 이 책은 분명 나를 잠으로 인도해줄꺼라는 것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 읽어내려가기 시작한 책은 피자마자 나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며 책의 궁금증을 유발시켰고 10페이지를 넘기자 웃음을 유발시켰으며 30페이지가 넘는 순간부터는 내게 연필과 메모지를 손에서 놓치 못하게 했다. 분명 내게 잠을 선물할꺼라 생각했던 이 책은 내게 활기찬 새벽을 맞이하게 하였다. 표지와 내용의 반전에 심장이 뛰었으며 책을 받자마자 책에게 한소리들이 미안해서 책을 쓰다듬으며 우리 할머님께서 자주 하시는 말씀을 책에게 들려주었다. "겉이 뭐가 중요해. 사람이건 물건이건 속이 알차야지."라고. 책은 알차다. 제목에서 말해주는 것 이상으로 이 책은 소설책을 읽는 것처럼 읽혀진다. 그냥 소설책이 아니라 유쾌한 소설책을 읽었을때처럼 책장이 넘어가는 속도나 몰입력이 기대이상이었다.

 

 이 책은 나의 유형을 파악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유형도 파악하여 인간관계를 멋지게 만들어나가라는 목적하에 출간된 것 같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란 말이 있다. 나를 알고 적을 알게 되면 두려울 것이 없다는 이말을 책을 덮으면서 떠올랐다. 타인을 적이라고 표현하면 안되겠지만 나와느 맞지 않는 타인은 적보다 내게 어렵고 원망의 상대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내가 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데 타인이 나의 진가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고 혹은 내 생각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원망할 수 있을까? 책은 우선 나를 제대로 알게 해주고 남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다.

 

 나를 안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타인의 말로 들을 경우에는 좋은 이야기만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고 혹은 나에 대해 비판을 해준다면 심히 불쾌한 마음을 웃음으로 넘기지만 가슴에 뭔지 모를 앙금이 쌓이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 책으로 나의 유형을 찾아나가면서 얼굴이 발그레 해지고 심장이 철렁하고 내려앉은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내심 알고는 있었지만 내가 어떠한 성향에 치우쳐 있는지를 책을 통해 깨달으면서 애써 외면하려 했던 나의 단점들을 속속들이 파헤쳐지는 듯한 느낌에 힘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어느정도 속이 비치는 내가 된듯하여 후련하기도 했다. 남이 볼까 꽁꽁 싸맸던 나의 내면을 숨기는것에만 집착했던 것을 풀고 나니까 별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보기 겁났던 것을 꾹 참고 한번 보고 난 후에는 그것이 겁나지 않는 것처럼 내가 좋아하지 않는 나의 어느 부분도 보고 나니 처음에는 놀란게 사실이지만 이제는 무엇이 문제인지 그리고 이 문제를 나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지도 맥이 잡히는듯하다.

 

 나를 알게 되었다고 인간관계도 멋지게 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인간관계를 잘 해나갈려면 타인을 정확히 이해하는 눈을 기르라는 말을 하고 있다. 나도 인간관계를 이루는 하나의 개인이므로 내가 나의 유형이 있듯이 타인 역시 그러하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타인도 하나의 개인이다. 개인과 개인이 만나는데 나만 알고 남을 알려 하지 않는다면 그건 나에게만 맞춰달라는 4살박이 아이가 되는 것이다. 멋진 인간관계를 만드는 지름길은 없다. 지름길로 가려다 보면 수 많은 타인을 하나의 타인으로 규정하여 하나의 방법으로만 대하게 된다. 친구들 혹은 직장동료나 상사 그리고 애인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자잘한 감정다툼들은 타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에 생겨난다. 나와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 타인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는건 타인과의 관계를 포기 한다는 뜻이 된다. 타인의 성향을 이해하고 그 성향을 바탕으로 타인의 말과 행동을 이해한다면 그리고 타인 역시 그러한 방법으로 나를 이해한다면 전보다는 멋진 인간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책에서 개인을 파악할때 쓰는 것은 에니어그램이다. 에니어그램은 '9개의 점으로 이루어진 그림'이란 뜻인데, 에니어그램에서는 사람의 성격유형을 9가지로 나누고, 인간은 누구나 그 중 하나를 갖고 태어난다고 한다. 내가 어디에 속하는지에 대해 알려주고 있으며 그것에 따라 나와 잘 맞는 유형 혹은 나와 다른 유형의 사람을 만났을 때 어떤 만남이 될지 세세하게 알려주는 모습이 책을 한번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동안 내내 들쳐보도록 만들고 있다. 직장관계, 친구관계, 애인관계-부부관계, 부모-자녀 관계, 거기에 군 장병을 위한 에니어 그램까지 저자의 세심한 배려에 놀랍다. 인간을 9가지 유형에 속하는 것으로 정의 내리기에는 씁쓸한 면이 없진 않지만 인간관계에 궁금증을 느끼는 이나 힘든이에게 나를 알고 타인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되기에는 충분한 책이라고 본다. 

 

 이 책은 내가 가지고 갈 책들 중 살아가면서 손때가 많이 묻을 책일듯하다. 그리고 표지가 책 안의 빛을 다 나타내지 못하는 점에는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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