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임 제로 - 전2권 세트 - 뫼비우스 서재 뫼비우스 서재
마이클 코디 지음, 서현정 옮김 / 노블마인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신의 유전자로 내게 한동안 고민에 빠지게 숙제를 내주었던 마이클 코디는 이번에도 역시 범죄 유전자로 내게 숙제를 내주었다. 두번째인 이 숙제 역시 숙제에 들이는 노력과 분량은 하는 사람 마음이라는 마이클 코디 선생님. 책을 읽을 때는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흥미진진함을 주고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책 속에 감춰진 비밀 찾기를 하게 하며 책을 안에서만 아니라 밖에서도 보게 한다. 이러니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가 없다.

 

크라임 제로.

 

 범죄를 없애기 위한 대안을 내놓으라고 한다면 어떤 대안들이 나올까? 사건이 자주 일어나는 곳의 환경을 개선하자, 방범을 더 강화하자. 청소년 범죄를 일으킨 아이들을 제대로 교화하자, 빈민가의 아이들의 올바른 사회화 과정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자, 가정폭력이 행해지는 집을 찾아가 부모들에게 부모교육을 받도록하고 아이들과 격리시키자. 등등의 대안들이 나올 것이다. 범죄는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다는 전제하에 이런 대안들이 나올 수 있다. 나는 반사회적인 행동을 일으키는 요인은  생리학적인 면보다는 환경적인 면이 영향력이 크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다.

 

 책은 이런 나의 생각을 뒤짚어 놓는 전제로 출발한다. 강력범죄의 90%는 남자가 일으킨다.범죄를 일으키는 유전자가 발견되었다. 그 유전자는 남자에게만 있다. 범죄 유전자가 발견되었다. 그것도 앞으로 겨우 2년 뒤의 미래에 말이다.(가까운 미래와 할리우드 영화의 중심인 미국을 무대를 잡은 것은 독자로 하여금 한편의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는 듯한 스케일을 느끼게 하는데 모자람이 없었다.)

 

 범죄유전자가 발견되었다면 그 다음으로 할 일은 무엇이겠는가! 그 후의 일은 누가 생각해도 그 범죄유전자를 가진 사람을 제어하는 일일 것이다. 즉, 그 유전자를 변형시켜 범죄를 일으키지 않게 하는 것이다. 주인공 캐시 역시 그런 목적으로 '양심 프로젝트'를 이끌어가고 있다.  캐시의 이론대로라면 수감된 범죄자들의 바이러스를 변형시켜 재범을 막아 범죄도 줄이자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연구를 이용해 상상도 하지 못할 참혹할 프로젝트가 어둠 속에서 준비되어 있다. 남성을 불신하는 FBI국장  매들린, 연쇄살인범에게 딸을 잃고 범죄에 치를 떠는 생명공학기업체인 바이로벡터 솔루션 사의 설립자 앨리스는 서로 단짝 친구이다. (소심한 앨리스가 독단적인 성격의 매들린에게 끌려다니는 역할이지만) 이 둘은 남자에게, 범죄를 저지를 위험성이 있는 남자에게 불신이 가득하다. 그래서 그들이 택한 방법은 '범죄율제로 프로젝트'.  범죄를 일으킬 여지가 있는 2차 성징이 나타난 남자들을 연령에 상관않고 모두 죽이는 것. 그들은 25억에 달하는 남자들을 죽이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만들고 대통령 후보인 그들의 친구 파멜라를 속여 그 프로젝트를 수행하려 한다.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가 범죄율을 낮게 만들 프로젝트가 있다고 공약했을 시 그 후보를 찍지 않을 사람이 어디겠는가. 그만큼 우리는 범죄의 두려움에 떨고 있다. 원한을 사지 않아도 그저 길을 가다가도 죽을 수 있는 것이 지금 세상 아닌가. 그렇기에 이 이야기가 더욱 실현 가능하게 느껴진다. 시간이 흐른 후에 우리에게도 지니스코프 같은 대단한 컴퓨터가 발명된다면 이 일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섬뜩해진다. 그러면서도 혹시나 하고 의문을 품어본다. 어떨까 하고말이다. 그건 아마도 내가 여자이기 때문이겠지.

 

 읽는 동안, 그리고 읽고 난 후.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져본다. 아버지와  남편, 다 자란 자식들을 희생하여 몇년 후면 범죄가 사라질 세상에서 살 수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당연한 대답은 반대. 그렇다면 내가  범죄자로 인해 가족을 전부 잃고 고아가 되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대답은 쉽게 반대라고 나오지만 가슴 속에는 마음이 출렁이고 있다.

 

 결말은 내가 생각치 못한 방향이었다. 그럴 수 밖에 없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런식으로 변화하는 것은 혼란을 일으킨다.  생각해 볼 문제는 한가지이나 한가지가 너무 크다. 책이 구성은 탄탄했고 소재도 흥미를 당기기에 안성맞춤이었고 주인공들의 성격도 맘에 들었다. 다만 과학적인 용어들의 설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그 부분을 두번씩 읽어야했다.^^;;;;

 

 이번 작품은 신의 유전자 보다 현실에 가까운 소재라고 느껴서 그런지 긴장감이 더욱 컸다. 다음 작품은 더 좋으리라 기대해본다.

 

 

-----------------------좋았던 부분.

 

 

"물론 처음에는 그렇겠지. 처음엔 기결수들의 유전자를 바꾼다고 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자기들 마음에 안 드는 유전자를 가진 젊은 사람들한테도 약을 쓸 거야. 그 사람들이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어도 앞으로 잘못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서 말이야. 그리고 그 다음에는 좋은 유전자를 가진 사람과 나쁜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로 분류할 거다. 나쁜 짓을 하느냐 마느냐는 인간이 선택하는 것이란 사실은 무시하고 말이야. 나는 지금도 똑똑히 기억한다. 나치가 우리를 차별하기 시작하던 때를 말이다.  그들은 우리가 누구인지 구분할 수 있도록 옷에 다비드의 별을 붙이게 했어. 그때 우리는 인간이 아니었어. 그들과 같은 인간이 아니라 그냥 유대인일 뿐이었어. 루크, 유전자가 인간의 전부는 아니다. 유전자만으로 인간을 판단할 수는 없어. 왜 사람들은 아직도 그걸 모른다니?"

 

-양심 프로젝트를 파멜라 대통령 후보가 발표하고 난 후 루크에게 할아버지가 한 말.

 

: 범죄율 유전자가 더욱 세분화 되어 남자를 넘어 특정 남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을 발견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할아버지께서 해주신 히틀러와 유태인 이야기는 멋진 비유였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해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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