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눈을 뜨고 조용하지만 따뜻함을 느끼며 아침을 맞고 늘 하던 일을 하고 항상 타던 버스를 타고 퇴근을 하고 가족과 오붓한 저녁을 먹고 같은 시간에 잠을 잔다. 누구나 봐도 익숙한 일상이다. 소소한 일상이다. 평범한 일상이라는 이름에 가족이란 이름이 더해져 행복이란 미소가 묻어나기도 하는 일상이다. 주인공의 일상은 이러했다.
주인공은 40대가 넘어선 회사원으로 별다른 성공을 할 생각도 없지만 하지 못할거라는 것을 단정짓는다. 자신의 가치로는 더이상은 힘들다고 말한다. 그런 그에게 자랑은 가족뿐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과 조용하지만 현명한 아내가 자신의 보물이라고 말한다. 그런 그에게 시련이 몰아친다. 딸이 고교 권투 챔피언에게 맞은 사건이 벌어졌다. 그에게 그 사건은 충격이다. 늘 같은 일상이 삐그덕거리게 된 것이다.
병원에 있는 딸을 보며 팔을 뻗어 안아주지 못한 아버지. 비겁한 자 앞에서 더 비겁해진 아버지는 자신의 모습에 괴로워하지만 어쩔 수 없다. 자신의 그런 모습을 본 딸의 외면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그는 자신의 새장을 뚫고 나가야하기 때문이다. 나갈 용기는 없다. 그러나 가족은 사랑한다. 그 앞에 놓인 깨진 액자속의 가족사진. 다시는 투명하고 예쁜 액자에 담길 수 없는 것일까. 액자를 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새장을 나가야한다. 반경 1m의 원이 다인 그 세상을 박차고 나가야 한다. 스즈키씨 잘 나갈 수 있을까? 그리고 전보다 견고한 액자를 사서 돌아올 수 있을까? 더이상 새장이 아닌 자신의 넓어진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FLY -스즈키씨의 첫번째 비상하다, 성공할리 없다.
자신을 외면한 딸을 이해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은 딸 앞에서 그리고 스스로 약한 모습을 보인 것을 인정하는 스즈키씨는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부던히 노력한다. 불면증과 식욕부진, 집에 내려앉은 무거운 공기, 이미 전과는 다른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과거의 일상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다는다. 그렇다면 그의 선택은 단 하나, 돌아갈 수 없다면 앞으로 나가는 것이다. 스즈키씨 첫번째 비상하다. 하지만 스즈키씨, 달리 어떻게 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부억칼 하나 들고 딸을 그렇게 만든 이시하라의 고등학교에 찾아가 칼을 들이대며 이시하라를 찾는다. 그의 손목을 꺽어 칼을 빼앗는 녀석은 허무한 소리를 한다. 그 녀석이 다니는 고등학교는 여기가 아니라고, 여긴 삼류고등학교, 그 녀석이 다니는 고등학교는 일류. 스즈키씨 학교를 잘못 찾아와 좀비스를 만났다. 우리의 좀비스, 스즈키씨를 도와주기로 결정한다. 어떤 방법으로? 그거야 싸워서!!! 스즈키씨와 이시히라의 한판!!!
-짤막한 내 생각
나는 좀비스가 좋다. 그들은 진정 싸우는 방법을 알고 있다. 그들은 스즈키씨 스스로 싸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들이 나서서 싸우면 간단히 될 일이지만 스즈키씨에게 필요한건 이시히라를 실컷 패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손으로 놓혀버린 자신감과 가족의 사랑, 그리고 가족을 지킬 수 있다는 강함을 되찾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즈키씨가 펀치를 날려야한다. 이 정도까지 생각할 줄 아는 좀비스, 정말 고등학생이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 여기서 딸이 세이와여자학원이라는 말에 녀석들 눈이 초롱해진 것은 애교로 봐주자.) 스즈키씨, 첫번째 비상은 실패했지만 좀비스를 만났으니 그런대로 괜찮은 비상이었어요.
* DADDY, 순신의 제자가 되다.
싸울려면 싸우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배우기위해서는 스승이 있어야한다. 좀비스에서 그의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은 싸움의 달인 박순신 밖에 없다. 결근한 적도 지각한 적도 없는 회사를 한달간 쉬기로 한 스즈키씨는 한달간 매일 양복을 입고 집을 나와 순신을 만나러 간다.
마흔 일곱, 키 168cm, 몸무게 65kg, 체지방 23%, 87-76-92의 신체 사이즈
이시히라와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63kg으로 살을 빼고 근육을 키워야한다. 갈길이 먼 스즈키씨. 순신의 트레이닝은 스즈키씨가 아는 욕이란 욕은 다 나오게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잠을 잘 수 있게 도와준다. 스즈키씨는 운동을 하면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자신을 보며 자신감을 갖게 된다.
스즈키씨는 가족에 대한 사랑은 흘러 넘치지만 자신에 대한 사랑은 잃은지 오래였다. 하지만 스즈키씨는 자신에 대한 사랑을 잃은 것이 아니라 잊은 것이다. 잃은 것과 잊은 것의 차이는 크다. 잃은 것은 다시 찾아 나서거나 처음부터 만들어야하기 때문이다. 잊었다면 그 감각을, 자신의 몸에 있는 모든 세포를 일깨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인간의 몸에 있는 세포는 약 60조. 그것을 일깨우면 어떤일이 발생할까? 스즈키씨의 몸에 있는 60조의 세포를 일깨우는 것을 도와주는 것은 순신, 일깨우는 것은 스즈키씨. 최고의 콤비이다.
-짤막한 내 생각
화가 나면 눈 밑의 상흔이 붉어지는 박순신이 좋다. 무뚝뚝한 말투와 차가운 인상을 주는 얼굴임에도 그의 옆에 가면 모두 꾸벅 꾸벅 졸게하는 그의 온기가 좋다. 케빈클라인 속옷을 입는 스즈키씨도 좋다. 케빈클라인 속옷을 보고 순신이 코웃음치자 그에게도 선물하겠다는 마음을 먹는 착한 스즈키씨가 귀엽다. 서로가 함께 일을 하는데 한쪽만 도움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순신이 스즈키씨의 몸과 마음에 근육을 만들어주었다면 스즈키씨는 순신의 감춰진 아이의 모습을 꼭 끌어안아주었다고 본다. 마음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관계는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FLY -스즈키씨의 두번째 비상하다, 성공할까?
스즈키씨 결전의 날이 되었다. 스즈키씨 그동안의 훈련이 빛을 볼 것인가. 좀비스와 스즈키씨가 이뤄낸 하나의 기적. 그 기적이 열릴려고 하고 있다.
-짤막한 내 생각
스즈키씨가 버스와 시합할 때 속으로 얼마나 응원을 했던가. 그가 꺼진 딸의 방을 올려다 볼 때 얼마나 가슴이 조여왔는가. 스즈키씨를 응원하는 동안 우리 아빠를 생각한다. 우리 아빠를 한번 안아드려야겠다.
플라이 대디 플라이는 통쾌하다. 그것은 단지 이시히라와 스즈키씨의 대결만이 갖는 의미는 아니다. 이시히라를 나는 부조리한 사회로 봤다. 부모덕에 부를 가지고 싸움을 잘한다는 이유로 힘을 가지고 그는 일류라는 얼굴의 가면을 쓰고 세상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족속이었다. 스즈키씨와 좀비스는 이시히라를 상대로 싸우는 것이 아니었다. 일류라는 가면으로 수직적인 관계를 만들어 자신의 아래는 짓밟는 사회와 싸운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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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시타, 이번에도 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