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링크
나이토 미카 지음, 김경인 옮김 / 북끌리오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책 표지의 여인, 잠든 표정인가? 슬픈 표정인가? 검은색과 흰색만으로 그려져있어 여인의 모습이 강렬하게 다가온다. 저 여인을 통해 작가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책 내용이 검은색과 흰색으로만 되어있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으로 읽어내려 가던 책은 내가 책 표지에서 보지 못한 색을 이야기 하고 있다. 밝은 핑크. 검정, 흰색, 핑크 책 표지의 색이 책 속에 모두 들어가 있다.

 

#누구나 상처받는다-검정색.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까? 세상에 행복과 불행 중 누가 더 많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행복이라고 답할까? 나이라는 것이 더해지면서 상처 받는 횟수도 늘어간다. 어릴 때는 아프면 호~해달라고 달려갈 부모님이 계셨다. 커서는 호~하고 달려갈 사람이 없다면 고스란히 그 상처를 내가 견뎌내야한다. 상처는 다치고 다쳐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 참는 강도가 더 높아지는 것 뿐이지 아픈 것은 똑같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가 강해졌다고 믿지만 그건 참을성이 많아진 것이지 강해진 것은 아니다.

 

아플 때만큼 사람이 그리운 적이 있을까, 그래서 아프면 다들 어린아이가 된다. 아플 때 나를 돌봐줄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 연인, 가족, 친구 사람에게는 사람이 필요하다. 서로를 보듬어 주기 위해서 우리를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을 하고 함께 살아간다. 함께 살아가는 사람에게 상처받았을 때 감담할 수 없을만큼 아프고힘든 것은 자신이 믿고 선택한 사람이, 온전한 내 편이라고 믿었던 사람이 자신을 버리고 상처주었다는 사실때문이 아닐까? 그것은 내 든든한 갑옷이라고 믿었던 옷이 나를 공격해 오는 기분일 것이다.가시를 세우고 속으로 공격해 들어오는 갑옷을 아무리 빨리 벗는다 해도 상처는 남는다. 

 

책의 주인공 네명은 모두 상처를 가진 인물들이다. 가장 가까웠던 사람에게,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사람에게, 자기 자신에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마도카는 함께 산 남편이 휘두르는 폭력을 묵묵히 견디다가 엉덩이에 칼을 찔리게 되면서 이혼한다. 이혼을 하고 나서 미도카는 사귀던 남자한테 전재산을 잃은 거식증과 대인기피증에 걸린 여동생 요코를 데리고 살며 잡지사 기자일을 한다. 마도카가 동생을 먹여살리며  자신을 위해 부리는 사치는 딱 하나이다. 남자를 사는 것. 그녀는 웃고 싶어서 남자를 산다. 고된 자신의 일상에서 숨이라도 쉬고 싶어 출장 호스트를 산다. 그녀가 돈을 지불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료타라는 남자는 동생의 그늘에 가려져서 가족에게 상처받은 사람이다. 료타의 동생 쿄스케는 잘나갔던 축구선수였으나 무릎부상으로 경기에 뛸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줄어들어 힘이들어한다. 료타의 동생이 쿄스케라는 것을 알고 있는 마도카가 우연찮게 쿄스케를 취재하면서 그에게 끌리는 감정을 느끼며 상처받은 이들의 이야기 시작된다.

 

#상처는 흔적을 남긴다-흰색.

 

상처는 흔적을 남긴다. 몸의 상처도, 마음의 상처도. 몸의 상처는 희미해질수록 스스로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되어 극복함에 있어 빠른 면이 있지만 마음의 상처는 보이지 않기에 치료된 것인지, 덧난 것인지, 아직 그대로인지 확인하기가 힘들어 극복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마음의 상처는 치료법도 마땅치 않기에 더욱 힘이 든다. 마음의 상처는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개인마다 각각 상처가 다른 형태로 나타나는 것은 슬픈 사실임에도 상처의 모습이 여러가지 모양으로 나타난다는 생각을 하면 흥분된다. 어떤 색일까, 어떤 모양일까, 주의를 기울여서 타인을 바라봐야 하는 사실이 좋다.

 

마도카는 상처에 대해 자기 암시를 걸며 덮어두는 타입이다. 일부러 바쁘게 생활하며 생각할 시간을 없애는 마도카는 상처가 나았다고 생각하지만 번번히 그 상처로 인해 벽에 부딪힌다. 한때는 그로 인해 두근거렸던 시간들이, 아름답던 사랑이, 자신에게 다정했던 사람이, 그 추억이 변했다는 것이 그녀에게는 견딜 수 없는 상실감으로 다가온다. 이런 사실로 인해 웃을 수 없는 그녀는 웃기위해 남자를 산다. 그늘지게 웃는 자신을 보며, 그 남자의 상처를 보며, 그녀는 자신의 상처도 아직 흰색으로 흔적이 남아있음을 알게된다.

 

그녀의 동생 요코는 상처를 꽁꽁 숨길려다가 자신도 어쩌지 못해 그 상처가 점점 깊어져 그녀를 지배하게 된 경우이다. 자신의 전부라고 여겼던 사람에게 배신 당했을 때 받는 상처는 어떤 것일까. 그 상처는 그녀에게 살 의욕마저 없애버리게 된다. 살고 싶은 마음보다 또 다시 상처받을까 두려워 자신의 세계에서 나오지 못하는 요코. 그녀에게 필요한 건 흔적이 된 상처의 딱지를 스스로 떼어내는 노력이다.

 

마도카의 호스였던 료타의 상처는 웃음으로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 집에서 잘나가는 동생이란 그늘에 가려 사랑받지 못한 료타는 사랑받고 싶어 호스트를 하는지도 모른다. 가족들에게 환하게 웃으며 사랑받고 싶고, 사랑하고 싶었던 그는 그것이 여의치 않자 그를 필요로 하는 여성들에게 웃음을 팔며 그녀들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일회적인 사랑에, 진실되지 못한 사랑에 그의 상처는 치료받지 못하고 흔적만 깊어진다.

 

료타의 동생으로 한때는 잘 나가는 축구선수였던 코스케의 상처는 밖으로 드러나있다. 주위 사람들이 그의 상처를 알고 있다. 그것이 그에게는 참으로 힘든 일이다. 모두 그를 동정하는 눈빛으로, 위로하는 말로, 다시 잘 뛸 수 있을거야란 기대로, 그를 대하는 건 힘을 내어 살고픈 그를 짓눌러 그에게 자신감을 잃게 한다. 많은 기대와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그는 일회용 반창고로 상처를 붙인 것처럼 그 반창고가 떨어질 때까지만 달리고, 웃을 수 있다. 반창고가 언제 떨어질까란 두려움에 제대로 달리지 못하는 그의 상처는 나았다가, 금세 다시 처음 상태로 돌아가 피가 난다.

 

#다시 새살이 돋기를-핑크

 

상처를 입어도 큰 걱정이 되지 않는 건 누구나 경험했듯이 그 자리에는 딱지가 떨어지면 새 살이 돋기 때문이다. 핑크빛 새살이. 몸의 상처에 연고를 바르고, 반창고를 붙이듯이 마음의 상처에도 연고를 바르고, 반창고를 붙이는 일이 필요하다. 자신의 마음의 상처는 자신에게는 잘 보이지 않기에 함께 보아줄, 치료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그렇게 된다면 더이상 자신의 상처를 두려워서, 무서워서 보지 못하는 경우는 없게 된다.

 

이 책이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은 이것이 아닐까.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만이 희망이라고. 상처받더라도 그것을 사랑으로 치료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다.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것이 아름다운 건 사람과 사람이 서로에게 희망연고가 되어줄 수 있다는 것.

 

네 주인공의 상처에도 새살이 돋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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