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사슴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1998년 8월
평점 :
절판


 

책을 피고 쭉 일기 시작해 마지막 30페이지를 남겨두고 덮고서는....

일주일이 지난 후에야 읽었다. 그리고 책을 내려놓은지 2주일이 지난 후에야 이렇게 글을 쓴다.

그리 많은 책을 읽어온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의 느낌은 독특하다. 그 독특함에 끝까지 책을 읽지 못하고 내려놓았고 쉬이 이 책에 대해 글을 끄적이지도 못했다.

읽는 내내 가슴이 말라갈만큼 허무함이 그득하여서 그 속에서 숨쉬기 위해 등장인물들을 이해하기 위해 애써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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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등장인물은 명윤과 인영 장이란 사람....그리고 이 세명의 삶을 뒤흔든 의선이란 여자가 전부이다. 의선이란 여자의 행방을 찾기 위해 명윤과 의선은 황곡으로 향하게 되는데 그 곳에서 장을 만난다. 전혀 이어질거라고는 없는 이들을 잇고 있는것은 의선이란 여자이다.

 

*조용한 성격으로 있는듯 없는듯 살아가는 한여자가 길거리 한복판에서 옷을 하나하나 벗어던지더니 어느새 나체가 되어 햇살이 내려쬐는 길거리를 뛰어다닌다. 경찰관들을 요리 조리 피하며 뛰어다닌다. 이여자가 의선이다. 천천히 미쳐버린 여자.

 

*무뚝뚝한 성격으로 살아가는 한여자 인영. 옷은 깔끔하게 입지만 머리는 늘 정리되지 않은 인영은 얼음성에 갇혀사는 마음 따뜻한 아이이다. 아무도 그녀를 순수하게 보거나 따스하게 보지는 않지만 그녀도 그렇게 보여지길 원치 않지만 의선으로 인해 그녀의 겉보기만 멀쩡한 생활이 속으로부터 무너지기 시작한다. 의선과 같이 살며 의선을 치료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의선을 돌보지만 의선의 존재에 자신의 아픔을 자꾸 보게 되자 떠나는 의선을 잡지 않은 부담감에 명윤과 의선을 찾아나선다.

 

*끊임없이 이야기를 해야만 안심이 되는 한 남자 명윤. 유망한 소설가였지만 뻔한 글을 더이상 쓸수 없다며 정체된 삶을 살아가는 그 앞에 의선이 나타난다. 조금의 침묵도 잠을 자는것도 힘들어하는 명윤은 인영을 떠나온 의선과 함께 살다 어느순간 의선이 사라져 버리자 인영과 찾으러 나서게 되는데 스스로는 어떠한 것도 결정짓지 못하는 그이지만 의선을 찾기위한 열정만이 남은 사람이다.

 

*소중한 것을 잃은 뒤에 더이상 그 소중한 것을 찾지는 않지만 떠나지 못하는 장. 인영과 명윤은 모르지만 장은 의선의 아버지와 함께 탄광에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던 사람으로 장의 회상으로  의선을 어느정도 이해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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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주인공하나 밝은 사람이 없다. 탄광에 갇힌듯한 기분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그런 기분으로 이책을 읽었다는 표현이 어울릴까..깜깜한 어둠속에 한줄기 빛을 바라는 마음으로 읽는 기분.

의선을 찾아가게 되면서 이들은 자신들의 아픔을 스스로 돌아보게 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너무 아파서 꺼내지 않으리라는 기억. 내스스로는 절대로 다시는 그때의 아픔을 생각해내지 않으리라는 그들은 서로에게 엮인 어떤 끈으로 인해 자신의 상처를 인정할 줄 알게 된다. 사람이 가장 강해질 수 있을때는 인정을 한 다음이다. 내가 약하다는 것을 내가 아프다는 것을 인정해야 더 약해지지 않을 수있다고 생각한다.약하지 않다며 강한척을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게 되면 스스로도 자신에게 어떠한 문제도 없다며 살아가게 된다. 문제는 그렇게 살아갈 수는 있지만 이들 주인공들 처럼 갑작스레 자신의 삶에 대해 호출을 받게 되면 어찌할바를 모르게 된다. 한번에 무너져 내릴수 있는것이라고 생각한다.

서로에게 도움을 주지 못할 것 같던 주인공들...그러나 같이 있음에 서로가 서로에게 자극이 되어가는것이다. 사람은 누군가를 통해야지만 의미를 갖게 되는것. 위로받게되는것이라는걸 알게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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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서서히 미쳐가는 사람들도 있는 거 아닐까요? 서서히

병들어가다가 폭발하는 사람 말예요. 줄기가 뻗어나가다가, 한없이

뻗어나갈 듯하다가, 그 끝에서 거짓말처럼 꽃이 터져나오듯이......

글쎄. 이 비유가 걸맞는 것 같진 않지만......그런 식으로 터져버리

는 거죠. 그래요, 오래 잘 참은 사람일수록 더 갑자기.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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