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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기억해 줘 - 아카이브 별 이야기
고지마 사토미 그림, 이치카와 다쿠지 글, 홍성민 옮김 / 아이들판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지금, 만나러 갑니다>란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그림책 앞을 그저 휙 지나치지는 못했을 것이다. 영화를 봤던 여름이 몇 년도 였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데도 룸메이트와 영화를 보고 있을 때 비가 참 많이 왔다는 것과 빗물처럼 주르륵 그 영화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는 것은 기억이 난다.
<꼭 기억해 줘>라는 제목보다 친숙한 건 부제목인 <아카이브 별>이다. 영화 속에서 미오가 죽기 전 아들에게 들려주던 동화. 미오의 잔잔한 목소리로 들었던 아카이브 별 이야기가 그림책으로 나왔다. 영화가 먼저 나오고 책이 나왔듯이 그림책도 영화가 나온 후에 나왔던 것 같다. (소설책과 그림책의 작가가 같은 사람이니까.)
파스텔빛 그림과 함께 아카이브의 별에서 온 여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투명한 빗물을 연상시키면서도 파란 하늘빛을 닮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귀를 기울이면 그 별이 빙글빙글 도는 소리가 들린다.
꼭 기억해 줘. 아카이브 별 이야기.
아가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니?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는 것을.
그 별의 이름은 아카이브 별.추억 속의 사람들이 사는 별이지.
네가 그렇게 좋아했던 사람, 지금은 곁에 없는 사람도 그별에서 조용히 살고 있단다.
아카이브 별에 한 여자가 쓸쓸하게 살고 있었어.
외로워, 너무 외로워. 도대체 왜이렇게 외롭고 슬픈지 모르겠어.>
여자는 궁금해서 '잃어버린 것을 찾을 수 있는 문'을 찾아간다. 정말 소중한 것을 찾을 때만 사용해야 되는 문을 여자가 연다. 문을 열자 그곳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그 후로는 모두 아는 이야기.
분명 영화를 위해 만든 동화책이었을 텐데도 영화보다 나를 빠져들게 했던 것은 이 동화였다. 아카이브 별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추억 속의 사람들이 사는 별에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일까? 아이들에게 죽음 이후의 세계를 말해줄 때 사용하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정말 죽은 후에 사람들이 사는 세계가 저렇게 예쁜 세계면 참 좋겠다고 바랐었는데.
내가 그 별에 가서 아카이브 별에 있는 '잃어버린 것을 찾을 수 있는 문'에 선다면 난 어디로 가게 될까? 어디를 가보게 해달라고 말할까? 내가 문을 여는 순간 바다가 펼쳐지길 바라는 건 너무 한가? 하지만 그곳이 바다였으면 좋겠다. 말을 전하고픈 사람이 바다에 있으니. 바다가 아니라면 7살의 어린 나를 만나보고 싶다.
더 늦기 전에. 우리는 소중한 것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미래가 있다면이 아니라, 지금 가장 소중한 것을 찾는다면 가슴에 구멍을 간직한 채 살아가지 않아도 될텐데. 어쩌면 그 씨앗을 얻을 수도 있을텐데. 얼른 바다에 가서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와야겠다.
아, 여자와 아이가 심은 씨앗에서 네잎클로버가 아니라 해바라기 였다면 더 좋았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