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책방 1 - 그, 사랑을 만나다
마쓰히사 아쓰시 지음, 조양욱 옮김 / 예담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책을 읽는 동안 어쩌면 나는 천국의 책방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저 책을 사러간 손님으로 책을 뒤적이며 사토시가 읽어주는 책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우고 듣거나 얼음아가씨 유이의 녹색 눈동자를 속으로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책값을 계산했는지도. 늦은 오후, 나른함이란 단어가 딱 알맞는 그 시간에 읽은 이 책은 내게 천국에 다녀온 듯한 기분이 들게 해주었다. 아마 이 책을 선물해 준 이가 내게 선물한 건 책 한권이 아니라 천국의 책방으로 가는 티켓 이었나보다.

 

일류대학도 아니고 삼류대학도 아닌 그저 중간 대학을 나와 하고 싶은 일이 없어 이곳 저곳 원서를 내러 다니는 22살의 사토시는 졸업을 앞둔 의욕상실 대학생이다. 편의점에서 플레이보이 잡지를 집으려는 순간 들리는 소리! "소문대로 형편없는 녀석이구먼!" 그 소리를 한 사람은 하와이 해변에서 입을 듯한 알로하셔츠를 입은 나이 지긋한 사나이였다. 그 사내로부터 도망가려던 사토시는 기절을 하고 눈을 뜬 순간 천국으로 와있었다. 천국의 책방으로. 알로하 셔츠를 입은 그 사내의 이름은 야마키. 천국의 책방 서점의 점장으로 연애를 하기 위해 사토시를 점장 대리로 고용하기 위해 데리고 왔단다.

 

책 속에서 내 마음을 끈 건 천국 이야기였다. 천사들이 날라다니고 구름을 사뿐이 밟으며 하늘을 건너다니는 천국이 책 속의 천국이 아니다. 인간이 말하는 현세에서의 수명은 정확하게 '1백세'로 정해져 있다고 한다. 이것의 참된 의미의 '천수天壽''라고 했다. 하지만 누구나 백 살까지 살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남은 천수를 채우기 위해 있는 곳이 '천국'이란다. 스무 살에 죽으면 천국에서 80년, 여든 살에 죽으면 천국에서 20년 남은 인생을 살게 된다고 한다. 천국에 있을 때의 모습은 죽었던 당시 모습 그대로이다. 천국에서 '1백 세'라는 천수를 다 채우면 천국에서의 기억은 모두 사라지고 현세에 갓난아기로 태어난다. 천국은 현세와 페럴럴 월드(parallel world,평행 세상)처럼 또 하나의 현세라는 설정이 책 속의 천국이다.

 

천국과 현세가 다를 바가 없음에 왜 안심이 된 것인지. 아니, 그것은 안심이라기 보다는 죽음 이후의 세계 두려움이 사라졌다고 말을 해야겠다. 비록 이 천국이 책 속에만 존재한다고 해도 책을 읽는 동안 천국 속에서 행복했다. 죽기 전에 천국을 경험한 사토시처럼.

 

서점과는 전혀 인연이 없을 것 같던 사토시는 의외로 서점에서 책을 읽어주며 놀라울 정도로행복하게 일을 해나간다. 그리고 유이의 상처를 보며 어루만져주고 싶어한다. 구름이 살짝 해를 가렸다가 놓듯이 알게 되는 유이의 아픔과 사토시의 어린시절은 책의 감동을 더한다.

 

사토시의 사랑을 보면서 2권이 읽고 싶어졌다. 이어지는 내용일까 궁금해하며. 그런데 이렇게 얇은 책인데 왜 1, 2권을 따로 만들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천국의 책방만큼 가벼움이 필요한 책이어서 일까? 아님 2권이 두꺼울까? 1권을 재밌게 읽다보니 벌써 2권이 궁금해서 이런 투정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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