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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와 거대한 유리 엘리베이터 ㅣ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8
로알드 달 지음, 퀸틴 블레이크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0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윙카씨에게 초콜릿 공장을 받기로 한 찰리는 유리 엘리베이터를 타고 초콜릿 공장으로 향한다. 그 안에는 찰리와 찰리의 부모, 친할머니와 할아버지, 외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침대에 누운채로 타있다. 왜냐하면 늙은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침대 밖으로 나온지 너무 오래되었기 때문에 초콜릿 공장에 가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무엇이든 하는 윙카씨가 침대를 통째로 엘리베이터에 태운 것이다. 조 할아버지를 제외한 조지아나 할머니와 조세핀 할머니, 그리고 조지 할아버지는 그렇게 엘리베이터를 누운채로 타게 되었다.
하늘로 올라간 엘리베이터는 그대로 초콜릿 공장으로 가면 좋으련만 로알드 달을 누가 말리랴, 아니 윙카씨를 누가 말리랴. 이제는 찰리 것이 된 초콜릿 공장에 출구를 하나 더 만들겠다는 윙카씨의 욕심 혹은 장난과 조세핀 할머니의 실수로 인해 엘리베이터는 하늘로 점점 치솟는다. 누가 윙카씨를 말리겠는가!!
올라간 것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너무 많이 올라갔다. 어디까지? 지구 밖까지!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물론 윙카씨, 찰리, 부모님들도 엘리베이터 안에서 둥실둥실 떠오르기 시작했다. 다들 놀라서 소리를 지르는데 윙카씨만 재밌단다. 아, 소리 지르는 사람들 한 무더기가 더 있었으니 그들은 바로 지구에 사는 지구인들이었다. 왜냐하면, 그 당시 지구에서는 우주호텔의 개장을 앞두고 실시간으로 우주호텔의 모습이 보여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눈에 파자마를 입은 노인이나 이상한 소리를 하는 윙카씨는 외계인으로 비춰지고 윙카씨는 우주호텔에 들어가고 싶어 기분이 들떠 아주 잘 외계인 역할을 소화해낸다. 누가 말려, 윙카씨!!
물론 우주호텔에 도착한 윙카씨를 가만히 둘 지구인들이 아니다. 같은 지구인임에도 그들에게 윙카씨는 이미 화성인이다. 하지만 윙카씨를 노리는 다른 무리가 있었으니 그 이름도 무시무시한 하지만 어딘지 재밌는 왕 꿈틀이들이 나타났다. 맞다, 시중에서 파는 그 초록색 젤리가 엄청나게 커졌다고 생각하면 편할 것이다. 윙카씨, 모르는게 없다. 왕 꿈틀이도 아주 잘 안다. 그러나 그 수가 엄청난 걸. 겁 하나 먹지 않은 윙카씨, 거대한 유리 엘리베이터로 달려간다. 왜? 엘리베이터는 튼튼하니까! 누가 말리겠어, 윙카씨를.
귀엽고 착한 꼬마 찰리에게 모험은 아직도 한 보따리가 기다리고 있나보다. 물론 보는 내내 그 모험은 부러움으로 물든다. 나도 타보고 싶었던 거대한 유리 엘리베이터. 그 엘리베이터가 보통 엘리베이터인가! 상하는 물론, 좌우로도 가고 하늘을 지나 우주까지 나아간다. 왕 꿈틀이도 무섭지 않고 무중력 상태도 전혀 무섭지 않은 정말 멋진 엘리베이터 아닌가. 한번쯤 꼭 한번쯤 타보고 싶은 엘리베이터다.
영화를 본 까닭인지 자꾸만 윙카씨의 모습에 잘생긴 조니뎁이 겹쳐서 읽는 내내 행복했던 책이다. 물론 왕 꿈틀이는 약간 징그럽기도 하고 조세핀 할머니가 간 마이너스 랜드는 가보고 싶지 않은 곳이기도 했지만, 그 나이를 줄여주는 약은 꼭 한번 먹어보고 싶어졌다. (딱 4알만 얻어서 가족 다 같이 먹어보고 싶다.)
전편에서도 재미와 신나는 모험이 넘치는 것과 동시에 아이들에게 생각할 꺼리를 주었던 것과 같이 이 책 역시 생각할 꺼리가 많다. 무능력한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을 보며 아이들은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 생각할 것이며 신나는 모험을 충분히 누릴 수 있음에도 나이가 들었단 이유로 시도도 해보지 않고 누워만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며 무언가를 깨달을 것이다. 또한 과도한 욕심은 좋지 않은 결과를 부른다는 것을 배울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물론 신나는 모험은 언제나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꿈과 용기를 잃지 않는 아이들에게, 아, 찰리처럼 착하면 더욱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