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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라쿠 살인사건
다카하시 가츠히코 지음, 안소현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미야베 미유키의 무거운듯한 가벼움,온다 리쿠의 몽환적 세계..
이러한 나의 기대를 이 작품은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추리 소설하면 잔학하고 피가 튀는 장면을 상상하는데 이 ‘샤라쿠 살인사건’은 제목처럼 잔인한 살인 사건도 숨막히는 추리 장면은 없었다.
웬만한 일본 추리 작가는 알고 있고 그들의 작품은 거의 다 읽어보았다고 나름 자부를 했는데 이 ‘샤라쿠 살인사건’은 이러한 추리 소설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작품의 주요 모티브인 우키요에는 에도 시대에 발전하여 유럽의 화가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쳤던 풍속화이다.
저명한 우키요에 학자인 사가 아츠시의 자살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그의 라이벌인 니시지마 교수의 문하생인 츠다가 조문을 하면서부터 전개가 된다.
츠다는 사가의 조문에 참석했다가 수수께끼의 우키요에 화가 도슈사이 샤라쿠에 관한 단서를 발견하고 선배인 고쿠후와 그 단서를 쫒게 된다.
그 샤라쿠에 관한 설명과 에도 시대의 문화 예술에 관한 이야기가 이 책의 절반을 차지하지만 독자가 결코 지루하지 않게 풀어 나간다. 나머지 절반은 또 다른 죽음을 맞이하면서 결말을 또 다른 방향으로 이끈다.
솔직히 도슈사이 샤라쿠가 누군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요즘 간간히 그가 조선에서 건너간 김홍도나 신윤복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아니었으면하는 마음이다..
추리 소설을 좋아하던지 좋아하지 않던지 이 책은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쉽게 알아듣기 힘든 이름부터 시작해서 머리 속에서 그려지기 어려웠던 일본의 지명은 이 책을 내던져 버리고 싶게도 만들었다.
하지만 치밀한 구성과 후반부의 반전은 이 책의 또 다른 묘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우키요에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방대한 에도 시대의 미술사는 이 책에서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키요에 미스터리 3부작’중 첫 번째라니 아직 출간되지 않은 또 다른 작품을 기다리며 이제는 느긋하게 다시 한 번 이 책을 읽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