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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야드 파4 제2타
무라카미 류 지음, 이유정 옮김 / 큰나무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솔직히 제목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책의 진도가 꽤 나간 상태에서도 제목을 생각하지도 못했다...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하니 인상 깊을리도 없고... 그러니 책을 읽는 내내 제목이 무엇이었는지 까맣게 잊고 있었다... 책의 결말부에 가서야 ... 갑자기 제목이 생각났고...그제서야 이 말이 골프 용어 라는 걸 알게 됐다...-,.-
아무 정보도 없이 무작정 읽기 시작한 책이기에 더구나 골프는 완전 문외한 이었기에 '리우데자네이루 사창가의 퍼팅 그린'에서 시작되어 '미국, 플로리다, 프리벤투라 호텔 골프 코스'로 끝나는 소제목들에 당황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골프소설이라는 부담감... 골프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해도 소설에 이해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만 파악하면 더없이 유쾌한 소설속으로 아무 무리없이 빠져들수 있을 것이다...
글을 읽는 동안 '어! 이거 류의 소설 맞아?'라고 반문하며 몇번이고 책의 저자를 다시 확인하고 싶을 만큼 소설은 류가 그동안 보여졌던 소설들하고는 전혀 다른 냄새를 풍긴다...
문체는 지극히 류적이지만... 그의 소설이라면 어김없이 등장했던 극단적인... 소외, 고립, 섹스, 방황, 젊음, 죽음, 허무...등등이 보이지 않는다...이건 왠지 너무나 건전한(?) '어른 들을 위한 동화'의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듯한... 느낌이...
공통점이라면 역시나 그의 소설답게 굉장한 흡인력을 갖고 있다는 점.... 기분 좋은 흡인력 말이다....
다만 '동화'라는 게 이미 그 말부터가 현실적인 것 과는 거리가 먼...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이라는 혹은 역시나 동화다운 그렇고 그런 아름다운 교훈(이야기)을 전제로 하고 있다면 그래서 읽고 나서도 책을 덮는 그 순간 바로 현실로 돌아와 버리는 기분 좋게 읽긴 했지만... 역시 한 발 물러나서 보게 되는... 약간으 거리감이 있는 것에 비해 그의 소설은 지금 나의 현실에서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뭔가를 가지고 있다고나 할까..? (뭔 소린지..-,.-)
여행가는 차 안에서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가져 갔던 책인데... 읽는 내내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한장 한장 넘기는 손에 힘을 주며 읽었던 기억이 난다... 다 읽은 후 책을 덮었을 때의 뿌듯함은 .... 다른 어떤 것에서도 느끼지 못할 기분일 듯...